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천22명으로 사흘째 7천명대를 기록한 10일 인천 미추홀구보건소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이 검체를 채취하고 있다. 인천=박종민 기자정부가
이달 6일부터 사적모임을 수도권 6인·비수도권 8인으로 제한하는 등 '하루 확진 7천 명대'까지 치솟은 코로나19 확산세 꺾기에 나섰지만,
시행 열흘째인 15일에도 신규 확진자는 7850명으로 역대 최다치를 기록했다.
위중증 환자 역시 964명으로 1천 명에 육박하며 정점을 찍어 추가 방역조치에 따른 '약발'은 미미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에 정부는
결국 최후까지 유보했던 종전의 '사회적 거리두기' 카드를 꺼내기로 했다. 사적모임의 상한선을 더 낮추는 것은 물론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제한 등도 유력한 방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이날 오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정부가 지난 3일 발표한 방역강화대책의 효과가 거의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지난 주 월요일(6일)부터 방역 강화조치를 개시했기 때문에 아직까지 효과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드리기는 좀 조심스러운 시기"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유행 확산속도 같은 측면이나 고령층의 (확진)비중 등을 보면 증가폭이 둔화되는 경향들은 비록 초기지만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렇지만 이 부분들이 확실하게 감소세로 전환되는 등의 유의미한 변화들이 나타나고 있지는 않다"고 시인했다.
이같은 원인으로는 지난해 초 촉발된 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인한 '피로 누적'을 들었다.
손 반장은 "사실 요인들은 조금 더 지켜봐야 되겠지만,
무엇보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사회 전반에 누적되어 있는 피로감들이 가장 큰 요인이라고 판단된다"며
"현재 거의 2년 가까이 코로나19를 대응하면서 국민들의 사회적 거리두기 동참, 방역 상 주의들이 너무 오랜 시간 반복되다 보니 여러 피로감들이 누적되어 있다. 이 속에 어떻게 조금 더 유의미한 실적을 거둘 수 있는 조치들을 강구할 수 있을지가 가장 큰 고민거리"라고 우려했다.
이어
"3차 접종(추가접종)의 증가속도라든지, 혹은 병상 확충을 하고 있는 속도 등을 볼 때 조금 더 강화된 (방역)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해서 현재 논의에 들어가고 있다"며 "이런 논의들을 통해 어떤 내용들을 강화시킬지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정부가 요양병원·시설 등 감염 취약시설 등을 중심으로 전개한 집중적인 3차 접종으로 인해
80세 이상 고령층의 발생비율은 다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집단감염이 다수 발생한 해당 시설들의 추가접종률이 80% 이상으로 오른 점을 이유로 꼽았다.
클릭하거나 확대하면 원본 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올 2월 말 시작된 예방접종사업에서 최우선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해 2차접종 이후 5~6개월이 경과하면서 면역력이 급격히 떨어진 이들의 3차접종률 제고가 확산 둔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손 반장은
"요양병원·시설에서의 집단감염 숫자가 줄고 그 규모도 계속 줄어들고 있는 중"이라며 "이런 부분들을 통해 80세 이상 연령층의 발생률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고,
지역사회 쪽 고령층의 3차 접종(률)도 차근차근 올라가고 있어서 오늘 기준으로는 40% 정도"라고 말했다.
또한 "전체 확진자 규모 중 60세 이상 비중이 35%까지 올라갔던 상황이 현재 30% 초반대 정도까지 낮아지는 경향성이 나타나고 있다"며
"3차 접종이 많이 진행된다면, (유행 감소효과가) 확실하게 가속화되면서 고령층 쪽에서의 발생 상황들이 좀 더 안정화될 수 있지 않을까, 보고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7천850명 위증증 환자가 964명 모두 역대 최다로 집계된 15일 오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들이 분주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한형 기자다만, 지난 달부터 시행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방역 완화조치가 다소 급격하게 이뤄진 데다 전체 모수(母數)가 이미 '신규 확진 7천 명대'에 달하는 만큼 지금 방역고삐를 죄도 늦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수도권에서 사적모임 허용인원을 4명으로 축소하고, 식당·카페 등 다중시설의 영업시간을 자정(밤 12시) 또는 밤 10시로 단축하는 방안 등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까지는 다양한 안건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논의가 진행되고 있는 만큼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못박았다. 손 반장은 "거리두기를 강화하는 구체적인 내용과 기간, 이와 함께 병행해 어떤 조치들을 실시할지에 대해서는
오늘부터 '일상회복 지원위원회'를 비롯해 관계부처와 지자체들의 의견을 모아 논의를 해나가며 결정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질문에 대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답변드리기는 좀 어렵다"고 난색을 표했다.
그는
"다만, 이번 거리두기 조치가 검토될 때 역시 여러 민생경제 쪽의 어려움을 가중시킬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보상과 지원들도 함께 논의해야 된다는 부분들이 정부 내에서 큰 공감대를 얻고 있다"며 "이러한 부분도 함께 논의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인 강화조치 자체가 미정인 만큼, 그에 따른 손실보상의 범위, 지원수준 등 세부방안도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에 따라,
일상회복 지원위의 방역·의료 분과 등 각 분과별로 대면 회의나 서면을 통해 방역 강화 관련 의견이 수렴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거리두기 강화를 결정하는 시점이 한 발 늦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그 여파를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불가피한 지점이 있다고 양해를 구하기도 했다.
손 반장은 '총 확진규모보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의 증가가 문제상황'이라고 진단하며 "이 문제에 대한 좁은 의미의 즉각적 대책들은 미접종자들에 대한 방역패스를 강화하는 대책과 3차 접종을 최대한 가속화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러한 대책들이 '핀포인트' 속성의 문제에 착안한 대책이라 한다면
모임제한이나 (영업)시간 제한 같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들은 범용적으로 전반적인 사회적 접촉 자체를 줄여나가는 조치"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런 조치들은 아무래도 정책 문제에 비해 파생되는 영향이 클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국민들의 불편이나 민생경제 영향들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손 반장은 "그렇기에 이 부분들을 결정하는 데 상당히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게 되고, 문제를 '타깃팅'(targeting)한 대책들의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하면, 그 대책을 통해 현재 상황을 극복하고 계속 일상회복으로 나아가는 길이 바람직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로서는 (방역) 악화 속도의 둔화 현상은 보이지만 반전 경향이 관찰되지 않는 측면에서 상황이 엄중하다 보고 있다"며
"(방역 강화)대책들에 있어 겪게 되는 여러 국민적 불편과 민생경제의 어려움에 대해 다시 한 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최대한 빨리 이러한 조치를 단기적으로 취해 이 상황을 호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거리두기 강화 대책은
오는 17일 중대본 회의를 거쳐 최종 확정,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중대 발표를 앞두고 이날 오전에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을 통해 '수도권 사적모임, 접종자 한정 2인 제한', '금요일 총리 긴급담화' 등의 미확인 정보가 나돌기도 했다.
손 반장은 이에 대해 "(브리핑 내용을) 발표하고 있는 당사자(조차)도 어떤 방안들인지, 어떻게 할 것인지는 말씀드릴 부분이 없다"며 "아무래도 사회적 관심도가 높다 보니 결정을 하기 며칠 전부터 각종 정보들이 유포되는 것이라 보고 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저희가 결정해서 발표하기 전까지 확정된 내용들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부분을 감안해서 봐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