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전 서울역에서 시민들이 박범계 법무부 장관의 사면 관련 발표 방송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박범계 법무부장관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사면과 관련해 건강이 주요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당초 사면 심사 명단에 박 전 대통령이 제외되었다는 보도와 달리, 사면심사위원회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대해 심도 깊은 심사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 장관은 24일 사면 브리핑 후 정부과천청사에서 기자들과 만나 '박 전 대통령 사면의 주된 이유가 건강상 악화냐"는 질문에 "지금 서울 삼성병원에 입원한 지 꽤 됐는데, 그 소견서가 아주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21일 자신이 주재하는 사면심사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갖고 심사를 했다고 밝혔다. 그는 "통상적으로 수용자들에 대한 외부 의료기관의 진료나 입원 등에 있어서 갖춰지는 소명자료, 소위 진단서나 소견서 같은 것이 대체로 간단한 편인데 아주 자세하게 여러 과에 걸쳐서 그렇게 기술이 돼 있다"며 배경 설명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구속 이후 어깨 등 질환으로 수 차례 치료를 받아왔다. 지난 1월과 7월에 서울성모병원에 입원하기도 했다. 또 지난 22일 지병 치료를 위해 서울삼성병원에 재차 입원했다. 지난 20일 법무부는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한 박 전 대통령이 원래 병원 측 의료진의 소견에 따라 약 1개월 간 입원 치료 예정이었지만, 6주 이상이 더 필요하다는 정형외과, 치과, 정신건강의학과 등 전문의 의견에 따라 입원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지병인 어깨와 허리 질환을 넘어서 정신과치료까지 더해지자 건강상 악화로 사면 가능성이 제기돼왔다.
이에 따라 사면심사위에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자료를 검토를 한 뒤 결정했고, 이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결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박 장관은 "당연히 사면은 국가 원수의 지위에서 대통령이 정하는 것"이라면서도 "사면심사위에서 충분한 자료를 갖고 충분한 검토를 했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면심사위에서도 대체로 박 전 대통령의 사면에 찬성했다. 박 장관은 '사면심사위 위원들이 박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해 전원이 찬성한 것이냐'는 질문에 "밝히기가 좀 어렵다"면서도 "큰 반대가 있지는 않았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선 사면이 이뤄지지 않은 것과 관련해서는 "사안이 좀 다르다"면서 "국민 정서도 감안이 됐고, 건강 문제도 좀 다르기도 해서 이렇게 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범죄의 어떤 양태 등이 여러 가지 고려됐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의 공범인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에 대해서는 이번 사면 논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