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이 5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중대본 제공 정부가
3주 이상 코로나19 중환자 전담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중증환자 280여명에 대해 '전원·전실'(병원.병실 이동)을 권고하기로 했다. 증상이 호전된 위중증 환자를 일반 병실로 옮겨 향후 대유행을 대비, 중환자실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5일
전국 75개 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위중증 환자 288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전원(전실) 사전권고를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도권 소재 47개 병원의 211명, 비수도권 지역은 28개 병원의 77명이 권고대상이다.
정부는 위중증 급증세가 이어지던 지난달 17일, 병상 운영을 효율화하기 위해 격리해제 기준을 일부 변경했다.
코로나19 중증환자의 발열이나 호흡기 증상 등 임상증상이 발현된 지 20일까지는 음압병실을 갖춘 중환자 전담병상에서 격리치료를 받게 하고, 이후로는 별도의 PCR(유전체 증폭) 검사 없이 일반 병실로 이송하거나 퇴원조치시키는 내용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기계적 기준을 내세워 치료를 포기하고 있다는 비판도 일었지만, 당국은
통상 그 정도 기간이면 환자의 회복과 감염력 소실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추가적인 격리치료가 필요할 경우, 의료진의 판단에 따른 소명자료를 제출받고 심사를 거쳐 결정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다만, 만약
환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전원·전실을 거부하게 되면 격리병상 치료비용을 본인이 직접 부담해야 한다. 이에 더해
감염병예방법 위반에 따라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도 부과될 수 있다.
중수본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오늘은 '사전권고'로서 의료기관에 사흘 이내에 (격리치료의 필요성이 담긴) 소명자료를 요청하는 절차가 되겠다"며 "의료진이 추가적으로 격리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소명하게 되고,
이를 협의해 필요한 경우에는 계속적으로 격리병상 입원이 인정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필요성이 떨어지는 경우에는 격리해제 명령을 정식으로 내리게 된다"며
"격리해제 조치는 치료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고, 격리를 해제해 일반 병실로 옮겨 치료를 계속하는 조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격리병상에 소요되는 의료인력 등이 일반 병상에 비해 훨씬 많고, (격리치료) 20일 이후에는 감염 위험이 사라지기 때문에
한정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이들 중
대부분은 같은 병원의 일반 병실이나 일반 중환자실로 전실되어 계속 치료를 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 중앙사고수습본부 제공 정부는 같은 의료기관 내 전실(轉室)이 어려울 시 해당 의료기관이 직접 이송병원을 확보해 전원(轉院) 조치에 나서게 된다고 밝혔다.
또 실제 전원(전실) 명령이 내려진 이후에도 이의가 있다면 한 번 더 소명기회가 부여된다.
정부는
이날을 기점으로 매주 수요일마다 주기적으로 '전원(전실) 사전권고'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향후
중증환자의 증가추세와 중환자병상 가동률 등을 모니터링하면서, 실시 주기도 검토할 계획이다.
앞서 중수본은
지난해 12월 20일 수도권 지역의 코로나19 중증환자 전담병상에 3주 이상 장기재원 중인 환자
210명을 대상으로 이같은 명령을 한 차례 시행한 바 있다.
이달 3일 기준으로
같은 병원의 일반 병실로 옮긴 환자는 73명, 다른 병원으로 전원조치된 환자는 11명, 퇴원 환자는 25명인 것으로 집계됐다.
추가소명을 통해 격리병실에서 계속 치료를 받고 있는 환자도 34명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
61명은 치료 도중 숨졌다. 6명은 재원날짜를 잘못 계산하는 등 오기(誤記)로 인해 애초 격리해제 대상자가 아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