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가 탈모치료제 건보적용을 언급하자 자신의 집에 이 후보의 사진을 걸어둔 누리꾼(왼쪽)과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탈모치료제를 건강보험에 적용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검토한다는 소식에 탈모 환자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건보 적용 추진 시기는 미정인 상황이지만 탈모 환자들은 벌써부터 치료제 가격 하락을 전망하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난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안철수 후보의 발언 또한 재조명되고 있다.
지난 4일 온라인커뮤니티 '탈모 갤러리(디시인사이드)'에는 이 후보의 탈모약 건보적용 공약에 대해 긍정적 반응을 보이는 글들이 줄지어 올라왔다.
누리꾼들은 '앞으로 제대로 심는다. 나의 머리를 위해, 이재명'이라는 문구를 넣은 이미지를 만든 뒤, 이를 공유하며 이 후보를 '총통'으로 부르기도 했다. 해당 문구는 이 후보가 사용하는 슬로건을 패러디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7년 안 후보의 '대머리' 농담에…"우린 웃음거리 아냐" 반응
이런 가운데 탈모 갤러리에선 과거 공식석상에서 탈모 증상을 소재로 '대머리'라는 단어를 사용해 농담을 던졌던 안철수 대선 후보의 발언 또한 수면 위로 올라왔다.
한 누리꾼은 '총통님에 맞서는 안철수의 발언을 보자'라는 제목의 게시물에서 지난 2017년 '사립유치원 유아교육자대회'에 참석한 안 후보의 모습을 담은 뉴스 보도영상을 캡처해 올렸다.
보도 영상에 따르면 안 후보는 "대머리가 되면 생기는 매력이 있답니다. 아십니까?"라고 물었고, 참석자들이 모른다고 답하자 "그게 헤어날 수 없는 매력이랍니다"라고 말했다. '모발(hair)이 날 수 없는' 의미로 유머를 구사한 것.
온라인커뮤니티 캡처안 후보는 당시 대형 단설 유치원 신설을 자제하겠다고 밝히면서 행사장 분위기를 풀어보고자 농담을 던진 것이었지만, 이후 '탈모갤러리'를 중심으로 온라인상에선 "우린 웃음거리가 아니다"라는 부정적 반응이 쏟아졌다.
당시 탈모갤러리엔 "탈모인 외모 비하 아니냐", "머리 빠져서 가뜩이나 힘든데 대선후보가 농담거리로", "웃기지도 않고 우리에겐 상처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안 후보는 발언 다음날 기자들과 만나 '탈모를 개그 소재로 삼는 것은 잘못됐다는 지적이 있는데 어떻게 보시나"라는 질문에 "다 분위기 좋게 하자고 한 말씀들이다. 앞으로 좀 더 세심하게 신경 쓰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사과 발언조차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았다. 당시 안 후보가 옅은 미소를 지으며 사과를 한 것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사과"라는 누리꾼 반응이 나오면서다.
탈모치료제 건보 적용 본격 추진하면 소요 기간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4일 오전 경기도 광명 기아자동차 공장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어 대한민국 대전환과 국민 대도약을 위한 비전을 발표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탈모인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는 이 후보의 공약이 본격 추진된다면 최소 6개월에서 1년 안에 적용 여부가 결정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탈모치료제 건보 적용은 건보공단 국민참여위원회를 통해 국민 의견을 수렴하고 이후 보건복지부 고시를 통해 진행될 수 있다. 통상 기간은 6개월~1년 정도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건보공단은 건보 혜택 확대(보장성 강화) 등 정책 수립시 일반 국민들의 의견을 듣기 위해 국민위원을 모집하고 국민참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보통 전문의약품이 건보 적용을 받게 되면 환자부담금은 약 10~30% 정도다.
더불어민주당은 이 후보의 방안이 뜨거운 호응을 얻자 5일 이를 주제로 한 동영상을 올리는 등 '탈모 공약'에 힘을 쏟고 있다. 선대위 김남국 온라인소통단장은 전날 '탈모갤러리'에 탈모 정책을 위한 의견을 모아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공약을 발굴한 청년선대위는 5일 서울 마포구 미래당사에서 '청년 탈모 비상대책 위원회 초청 간담회'도 진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