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차량 전복 사고를 향해 "서서히 침몰한다"며 조롱 섞인 글을 남겼다 뭇매를 맞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거 캠프 소속 고려대 이한상 교수가 결국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논란이 지속되던 와중에도 "타박상 입은 분에게 애도를 표하냐"는 반응을 보이는가 하면, 자신을 향한 비판에는 "좌표 찍고 와서 욕한다", "어차피 욕하러 온 거면 시원하게 욕하고 가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 교수는 지난 17일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선거 캠프에서 사퇴했다고 밝혔다. 그는 "할 일을 다 했고, 적들이 나를 빌미로 정권 교체를 방해하려는 일말의 책동도 스스로 용납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캠프를 나와 더욱 자유롭게 이재명의 집권 연장 시도를 저지한다. 정권을 반드시 교체한다"고 사퇴 이유를 밝혔다.
앞서 이 교수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이던 지난 15일 부산에서 발생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유세 차량 전복 사고를 조롱해 파문을 일으켰다. "탑승자 두 분이 경미한 타박상만 입어서 정말 천만다행이다. 뭘 해도 안 된다는 게 이런 거다. 저짝은 서서히 침몰하며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일만 남았다"고 남긴 글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이한상 교수 페이스북 캡처이를 두고 각계각층에서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고용진 선대위 수석대변인은 "자칫하면 위험할 수 있었던 사고 현장을 목전에 두고 경쟁 당을 조롱하는 행위는 부적절하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최강욱 공동선대위원장은 "본능과 욕망을 넘어서는 '윤리'나 '예의'란 게 있다"며 "아무리 권력이 좋아 보여도 먼저 인간이 되어야 한다. 누가 침몰하는지 두고 보자"고 이 교수를 지적했다.
온라인상에서도 "제자들 보기 부끄럽지 않나", "도덕은 지켜야 한다", "지난 총선 때 미래통합당이 망언 때문에 대패했다"는 등 부정적 반응이 빗발쳤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마저도 17일 이 교수를 겨냥해 "유세 현장의 사고를 조롱하거나 상대를 비하하는 일은 없어야 된다. 유세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우리 당에서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권 본부장은 "대선 승리를 위해서라면 수족을 잘라내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윤창원 기자
하지만 이 교수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알리기 전까지도 '잘못 없다'는 태도를 보였다. 한 누리꾼이 "이재명 후보 사고는 조롱하면서 안철수 후보 사고는 이해관계가 걸려 있으니 애도를 표하냐"고 따지자, 그는 "타박상 입은 분에게 애도를 표하나"라고 반박했다.
자신을 향한 비판엔 "굳이 좌표 찍고 와서 욕하고 싶으면 그것도 자유고 선거의 일부", "어차피 욕하러 온 거면 시원하게 욕하고 가라"는 반응을 내비쳤다.
그는 또 "(논란이 된 게시물에서) '탑승자 두 분이 경미한 타박상만 입어 천만다행입니다'라고 쓴 부분도 읽어 보시라"고 댓글을 남기기도 했는데, "끝까지 꼬박꼬박 자기 잘못 인정을 안 한다", "그냥 사과하라", "아무리 그 뜻이 아니라 해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다고 하지 않냐"는 부정적 반응이 이어졌다.
다만 이 교수는 "이재명화된 민주당을 조롱한 거 맞다. 그러나 유세 트럭을 몰던 분들을 조롱한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에 몇몇 지지자로부터 그를 향한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그는 사퇴 이후에도 논란이 된 '서서히 침몰' 문구를 그대로 사용해 "민주당은 왜 서서히 침몰하고 있는가"라는 글을 연속해서 올리는 중이다. 논란에 대해선 "전쟁하는데 총알 날아오는 거 겁내냐"며 "다 상처고 영광"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