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내 한 주유소 앞에 휘발유 가격이 게시돼 있다. 연합뉴스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이 리터당 1800원을 넘어섰다. 정부가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 조치에도 우크라이나 긴장 사태 등이 겹치면서 기름값 상승세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2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서울 휘발유 평균 가격은 리터당 1801.45원으로, 전날(1796.87원)보다 4.58원 상승했다. 서울 휘발유 가격이 1800원대를 기록한 것은 유류세 인하 조치가 시행된 지난해 11월 12일(1814.01원) 이후 14주 만이다.
국내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최근 국제유가 급등에 따라 5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왔다. 오피넷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14~17) 주유소 휘발유 판매 가격은 전주보다 26.6원 오른 리터당 1718.4원이었다. 전국 휘발유 가격이 1700원 선을 넘은 것은 유류세 인하 직후인 11월 셋째 주(1716.6원) 이후 3개월 만이다.
국내 휘발유 가격은 국제유가 급등 영향으로 지난달 셋째 주부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주간 가격 상승 폭은 15.2원, 24.2원, 26.6원으로 점차 커지는 추세다.
원유 생산 시설. 연합뉴스국제유가는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운 고조 등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2014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미국 석유 수요 강세도 유가 급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상황이다.
수입 원유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 평균 가격은 지난 18일 기준 90.3달러다. 지난 15일 93.5달러까지 치솟던 때와 비교하면 다소 내림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90달러 선에 머무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최근 내놓은 '우크라이나 정세에 따른 에너지 수급전망'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세계 석유 수출의 약 11%를 차지하는 주요 원유 생산국인 만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 위기감에 따른 유가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내다봤다.
러시아가 유럽에 석유나 가스 공급을 중단하거나 조절할 경우 국제 에너지 시장 불안과 가스를 대체할 석유 수요 증가로 유가 폭등이 우려된다는 이유다.
연구원은 위기 악화로 사태가 극단으로 치달으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최대 125달러까지 상승하고 러시아가 석유 가스의 대규모 공급 중단 상황마저 일으킨다면 최대 배럴당 15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그러면서 국내 에너지 수급을 안정화하고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면 현재 시행 중인 유류세 인하와 할당관세 유예조치를 연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