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한 뒤 각자 자리로 향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21일 TV토론에서 대장동 의혹 등을 주제로 "후보사퇴"까지 언급하며 감정싸움을 벌였다. 특히 이 후보는 토론장에 '화천대유 녹취' 손팻말까지 손수 들고와 윤 후보를 공격했다. 예측하지 못한 감정싸움으로 사회자도 토론회 진행에 진땀을 뺐다.
윤 후보는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주관 첫 TV토론에서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정영학 녹취록을 말씀하시는데 그들은 이 후보와 훨씬 가까운 측근이고, 저는 10년 동안 본 적도 없고 정영학이라는 사람은 알지도 못 한다"며 "제가 듣기로는 녹취 끝부분에 '이재명 게이트'라는 말을 김씨가 한다고 하는데 그 부분까지 다 포함해서 말씀하시는 건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앞서 국민의힘 장순칠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지난 18일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와 회계사 정씨와의 대화에서 "~했으니까 망정이지 이재명 게이트 때문에"라고 언급했다고 밝혔다. 이른바 대장동 게이트가 이 후보 관련 의혹이라는 주장이다.
이 후보는 즉시 발끈하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 후보는 "김씨나 정씨 이런 사람들을 본 적이 없다"며 "이재명 게이트가 있다고요? 녹취록 내세요. 허위사실이면 후보 사퇴하겠습니까"라고 항의했다.
이 후보도 대장동 의혹으로 윤 후보에게 역공을 가했다.
그는 "대장동에 연관된 '그분'이 조재연 대법관이라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며 "윤 후보는 아무 근거 없이 모든 자료가 이재명을 가리킨다고 SNS에 썼다"며 "국민들을 속인 건데 사과하실 생각은 없나"라고 비판했다.
이에 윤 후보는 "전혀 없다. 대장동은 3억5천만원 갖고 간 사람이 1조원 가까운 소득을 번 것이고 사용자와 승인권자, 수용권자 모두 이 후보"라며 "범죄자들이 자기들끼리 떠들고 녹취한 것에 관심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돌연 바닥에서 '화천대유 관계자' 제목의 손팻말을 들어 보여줬다. 이 팻말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씨의 녹취록이 담겨 있었다. 김씨가 "윤석열은 영장 들어오면 죽어", "내가 가진 카드면 윤석열은 죽어", "윤석열은 내가 욕하면서 싸우는 사람이야", "윤석열이 '봐주는 것도 한계가 있지'라고 했다"라는 대화내용이다.
이 후보는 볼펜을 들어 김씨의 대사를 하나하나 짚어가며 직접 읽었고 중간중간 "(윤 후보님) 왜 기자와 욕하면서 싸우시나"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윤 후보는 그런 모습을 보면서 코웃음을 치거나 어이가 없다는 듯 다른 곳을 쳐다보는 모습을 보였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인사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이밖에도 이날 토론회에선 이 후보와 윤 후보의 감정싸움이 이어졌다.
사드를 추가배치하겠다는 윤 후보의 공약에 대해 이 후보는 "어디에 배치할 생각인가. 사드를 추가 배치하면 경제적 혼란이 다시 올 것"이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그는 "지정학적 리스크의 핵심은 우리나라가 군사적 대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이 때문에 우리나라 주식이 해외에서 저평가를 당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북한을) 선제타격한다고 하니까 한반도의 리스크가 올라가서 미국이 전쟁 위협을 걱정하고 있다"며 "이게 경제를 망치는 일이다. 예측가능해야 투자가 가능하다"라고 맹공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사드 추가 배치에 관한 답변은 피한 채 오히려 이 후보의 대장동 의혹을 공격하고 나섰다.
윤 후보는 "(이 후보가)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하면서 하신 부정부패에 대해 제대로 법을 적용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고 그것이 경제발전의 기초라고 생각하는데 거기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역공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답을 해달라. 딴 얘기를 하지 마시고"라고 응수하자 윤 후보는 "엉뚱한 답을 하고 내빼는 데는 우리 이 후보님이 선수 아니십니까"라고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이후에도 이 후보는 "뭔 얘기를 제가 (윤 후보가) 안 했다는 걸 얘기했다는 겁니까. 말씀해보세요. 그게 거짓말 아닙니까"라고 공격을 이어갔다.
대화가 과열되자 사회자가 이후 주도권 토론 때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청했고 윤 후보는 "그러시죠"라고 대답하며 입싸움이 일단락됐다.
그러나 잠시 후 윤 후보가 "언론에 연일 나오는 경기지사 시절 법인카드 공금횡령 의혹에 대해 말씀을 왜 안하시나"라고 포문을 열며 2차전이 시작됐다. 윤 후보는 "이거 때문에 공무원들의 마음이 다 떠나가고 있는데 다시 조사하고 엄정하게 책임지는 게 민주주의고 그로 인해 사람들 일할 의욕을 북돋는게 경제발전의 기본 아닙니까"라고 지적했다.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MBC 미디어센터 공개홀에서 열린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관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 초청 1차 토론회에 앞서 대선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 국회사진취재단양측 후보는 우리나라의 적정한 국가부채 비율이 어느정도인가를 두고도 설전을 벌였다.
선공을 가한 건 윤 후보였다. 그는 "이 후보가 늘 말씀하시는 게 국채는 외채가 아니면 상관없다. 왼쪽 주머니에 있는 게 오른쪽으로 가는 것"이라며 "국채는 얼마든지 발행해도 된다는 뜻인가"라고 질문했다.
이 후보가 "우리나라의 국가부채 비율은 낮은 편이다. 다른 나라는 110%를 넘는데 우리나라는 50%에 불과하다"며 "가계소득 지원을 거의 안 해서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윤 후보는 "자꾸 다른 얘기를 하시는데, 국채발행을 얼마든지 해도 된다는 말이냐"라고 재차 물었고 이 후보는 "얼마든지 하면 안되지요"라고 답했다. 이후 윤 후보가 "아니 뭐 오른 주머니에서 왼 주머니로 (보낸다) 그런 얘기와 똑같죠"라고 지적하자 이 후보는 "내가 언제 그렇게 말했어요"라고 또 다시 언성을 높였다.
그러자 윤 후보도 응수하며 "대장동 주민의 재산이 화천대유 김씨의 주머니로 가는게 대수냐. 다 대한민국 돈이다. 이런 말씀이신 것 같은데 그럼 뭐 세금 걷을 필요가 있나"라고 비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