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연합뉴스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서방세계의 경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의 친러 분리주의자 지배 지역에 대한 독립을 승인했다.
예상대로 미국과 유럽연합은 제재카드로 맞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푸틴 대통령이 독립을 승인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지역에 대한 미국인의 신규 투자 및 무역, 금융을 금지하는 행동 명령을 발동했다.
백악관은 러시아에 대해서도 추가 제재를 22일 발표하겠다고 예고했다.
동맹국과 취할 경제제재와 별개의 제재라고 했다.
미국이 고려중인 제재로는 러시아 주요 금융기관들에 대한 제재, 국제결제시스템(SWIFT)에서 러시아 배제, 핵심 기술에 대한 수출 통제, 푸틴 대통령 개인에 대한 제재 등이 거론된다.
문제는 과연 이 같은 제재가 얼마나 먹힐지 여부다.
미국 애틀랜틱카운슬 집계에 따르면 지금 당장도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에 무려 1766개의 제재를 시행중이다.
크림반도 병합 등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갈등과 관련한 제재만도 1202건에 달한다.
그 외 사이버, 테러, 인권침해, 화학무기 사용, 독재국가인 벨라루스·북한·시리아 지원, 부패 등의 이슈와 관련된 제재들이다.
러시아에 제재를 발동한 국가별 건수는 미국이 822건, 영국 215건, 캐나다 210건, EU(유럽연합) 150건, 프랑스 150건, 스위스 133건, 호주 46건, 나머지 국가들 50건에 이른다.
세계 국가이 러시아에 부과한 제재를 이슈별로 분리한 도표. 악시오스 캡처 러시아에 대한 이 같은 범세계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서방세계의 '기대'보다는 그렇게 큰 타격을 입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악시오스는 최근 러시아가 지난 8년 동안 서방의 제재를 무력화 시키기 위해 달러 사용을 대폭 줄이는 등 자국 경제를 '제재 방어' 체제로 체질개선한 덕분이라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러시아는 2014년 이후 제재의 충격을 견디기 위해 특히 은행 및 금융 부문의 경제력 증대에 집중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은행은 미국달러 보유를 대폭 줄였고 러시아인의 87%는 '미르(Mir)카드'라는 러시아 토종 결제 시스템을 사용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이 이란에 취한 것처럼 국제결제시스템에서 러시아를 배제하더라도 적어도 러시아 내부의 은행과 기업들간 금융 거래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푸틴 대통령이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마이웨이'를 걷고 있는 것은 대외 제재를 견딜 만한 맷집이 갖춰졌다고 판단한 때문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