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만 아브라모비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첼시의 구단주. 연합뉴스러시아의 재벌 사업가이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절친으로 알려진 로만 아브라모비치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구단 '첼시FC' 매각을 발표했다.
다만 러시아에 대한 금융 제재 때문에 매각 절차가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 보인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브라모비치는 이날 첼시 구단을 매각한다고 밝혔다. 또 매각 대금으로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자를 돕기 위한 기부를 약속했다.
그는 "현재 상황에서 구단을 팔기로 결정했다"면서 "이것이 구단과 팬, 직원, 스폰서와 파트너 등 모두의 이익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첼시 구단과 팬 여러분은 항상 제 가슴 속에 있을 것"이라며 "첼시와 함께 한 모든 순간이 영광이었고 우리가 이룬 성과가 자랑스럽다"고 강조했다.
다만 15억 파운드(약 2조 4172억 원)에 달하는 구단의 매각이 속전속결로 이뤄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브라모비치는 구단 매각으로 발생한 모든 순이익을 자선재단 설립에 사용하라고 보좌진에게 지시했다.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한 모든 전쟁 희생자들을 위해 재단이 될 것"이라며 "즉각적이고 긴급한 지원뿐만 아니라 복구를 위한 장기적인 지원도 병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스위스 재계의 거물 한스요르그 위스는 첼시 인수를 고려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에 밝혔다. 그는 "아브라모비치가 잉글랜드에 있는 모든 빌라를 처분하려고 한다. 첼시 구단도 빠르게 매각하고 싶어한다"면서 "나를 비롯해 3명이 인수 제안을 받았다"고 말했다.
앞서 아브라모비치는 2003년 첼시를 1억 4천만 파운드에 인수했다. 이후 대규모 투자로 5번의 EPL 및 FA컵 우승, 2번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을 이끌며 팀의 성공 시대를 열었다.
토마스 투헬 첼시 감독. 연합뉴스다만 첼시 구단의 매각 절차가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영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측근들과 은행, 기업에 대한 제재를 실시했다.
여기에 영국 야당인 노동당 키어 스타머 대표는 의회에서 "첼시 구단주에 대한 제재가 왜 없냐"고 보리스 존슨 총리를 질책했다. 또 여당인 보수당의 다선 의원인 데이비드 데이비스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아브라모비치가 재산 출처를 증명할 때까지 구단 매각을 중단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즈 트러시 외무장관은 러시아 고위층에 대한 명단을 작성해 정부가 새로운 제재안을 시행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