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달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이한형 기자대장동 개발 사업 과정에서 화천대유에 편의를 봐주고 50억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부인했다.
1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이준철) 심리로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 곽 전 의원은 "이 재판에 오면서 제 인생이 사실 송두리째 부정당한다고 생각하고 왔다"며 반박에 나섰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이한형 기자곽 전 의원은 "구속영장 세 번째 페이지 다섯째 줄을 보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가 저한테 청탁하고, 이에 따라 제가 하나은행에 부탁해서 하나은행이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최종 참여하게 하도록 한 부분이 있다. 이 부분이 공소장에는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밑에서 다섯째 줄 보면 서초동 소재 식당에서 (곽 전 의원과 김씨가) 만나 수익이 발생 중이니 자신의 역할 인정해 돈을 달라고 했다고 영장 범죄사실에 기재돼 있다"며 "그런데 공소장에는 자신의 역할을 인정하는 부분이 없어졌다. 대가 관계가 있느냐, 하는 부분에 대해서 검찰도 대가 관계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게 아니냐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당초 공판준비기일엔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다. 하지만 곽 전 의원은 직접 출석해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하고 나섰다. 곽 전 의원은 재판 내내 재판장의 눈을 바라보며 억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반면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씨의 청탁을 받고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에게 영향력을 행사해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컨소시엄에 남도록 설득했다고 보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 초기 다른 건설사가 하나은행에 더 큰 수익을 보장했지만, 곽 전 의원이 영향력을 행사한 덕분에 하나은행이 성남의뜰에 남았다는 주장이다.
앞서 검찰은 곽 전 의원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 등에 관한 법률(특경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으로부터 기각당한 바 있다. 이에 보강수사를 거쳐 특정범죄 가중처벌등에 관한 법률(특가법)상 뇌물수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재청구했고 곽 전 의원을 구속기소 하는 데 성공했다. 검찰이 주요 혐의를 알선수재로 보고 있는 만큼 향후 재판에서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