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와 유로화 환율 게시 중단한 러시아 환전소. 연합뉴스미국 등 서방의 경제제재로 국가부도 위기에 놓인 러시아가 달러화로 국채 이자를 지급했고 이를 일부 채권자들이 수령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16일이 고비일 것으로 예상됐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를 일단 넘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러시아는 16일 이번 주 만기가 도래한 달러화 표시 국채 2건에 대한 이자 1억1700만 달러(약 1419억 원)를 달러로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방의 제재 탓에 이자 지급이 제대로 처리됐는지 즉각 확인되지 않았었는데 한 채권자는 로이터통신에 "내 예상과 달리 이자가 달러로 지급됐다"며 놀라워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러시아 국채를 보유한 고객이 이자를 받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채권자는 아직 국채 이자를 받지 못했으나, 국영 또는 민간 러시아 기업들의 달러 표시 회사채 이자를 무사히 받았다는 점에서 국채 이자에 대해서도 낙관적인 입장이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앞서 자국에 적대행위를 한 국가의 채권자들에게는 채권이 애초 발행된 통화와 상관없이 무조건 루블화로 상환한다고 발표했으나, 제재에 동참하지 않은 국가의 채권자들에 대해선 재무부 특별 승인을 받아 외화로 상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루블화 동전과 미국 달러화 지폐. 연합뉴스 일부 채권자가 이자를 받았다는 보도에 낙관하는 투자자들도 있지만, 러시아가 1917년 볼셰비키 혁명 이후 최초의 외화 디폴트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는 여전하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17일 러시아 국채의 채무불이행 리스크가 크다면서 러시아 국가 신용등급을 종전 'CCC-'에서 'CC'로 1단계 추가 하향했다. 이는 디폴트 등급보다 2단계 위다.
피치와 무디스도 이달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급격히 강등하면서 러시아의 채무 변제 능력에 대한 우려를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