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집무실에서 점심 식사를 위해 안철수 인수위원장, 권영세 인수위 부위원장, 원희룡 기획위원장 등과 함께 식당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17일 진용을 완성했지만 여성, 저출생, 고령화 등 첨예한 이해관계가 엇갈리거나 국가경쟁력과 직결된 부문의 전문가가 인수위원으로 포함돼 있지 않은 데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권 교체 민심의 가장 강력한 진원지로 꼽히는 부동산 분야 전문가가 인수위원으로 세워지지 않았다는 점은 가장 큰 맹점으로 꼽힌다.
당선인 측은 이에 대해 "인수위원이 기조를 정하는 선장이라면 전문위원은 조타수"라며 "부처 전·현직 공직자를 비롯한 전문가들이 전문위원으로 편입돼 활동한다"고 밝혔다. "민생 현안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가 부동산 문제고, 이같은 심정을 담아 정권을 교체해주신 국민의 뜻을 잘 헤아리고 있다"는 설명이다.
인수위 관계자 역시 "부처 실·국장급과 그에 준하는 민간전문가인 전문위원, 또 부처 과장급이나 그에 준하는 민간 전문가인 실무위원 등이 자문위원과 더불어 활발한 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지만, 일각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더더욱 부동산 정책의 중심을 잡을 인수위원이 있어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영세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부위원장을 비롯한 인수위원들이 지난 18일 새 대통령 집무실 후보지인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둘러보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한 부동산 전문가는 "인수위원에 민간의 부동산 전문가가 포함되지 않은 것은 예상 밖이었다"며 "새 정부의 기조에 맞춰 업무를 지휘할 인수위원이 없다면, 전문위원 또는 실무위원으로서 기존 관료의 존재를 고려할 때 민간 전문가가 어느 정도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5년 만에 정권교체가 가능했던 이유가 부동산 민심인데, 현 정부의 실정을 바로잡을 것이라는 상징성 있는 인물을 인수위원에 내세워야 했다"면서 "중심을 잡아줄 위치에 부동산 전문가가 없으면 결국 기존 관료들에게 포위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간 윤 당선자와 국민의힘이 청와대와 국토교통부 등 정부 관료들의 부동산정책을 비판해왔던 만큼, 인수위원의 존재를 통해 이전 정책과의 결별과 새로운 정책 기조를 확실히 표현해내야 했다는 비판이다.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가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약한 고리'로 지적된 여성, 성평등 의제와 관련한 전문가가 부재하다는 문제도 마찬가지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공약 등을 계기로 이른바 젊은 남성층의 표심을 얻는 데 성공했지만, 한편으로는 2030 여성층의 지지율에서 끝내 승기를 잡아오지 못했는데, 이러한 고민이 인수위원 선정을 통해 드러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국가경쟁력을 저하시킬 것이라는 우려가 큰 저출생·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전문가가 없다.
인수위 관계자는 "여성가족부 폐지 등 사안을 비롯한 여성 관련 문제는 사회복지문화 분과에서 전문·실무위원들을 충분히 등용해 논의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해당 사안에 대한 전문성 여부는 차치하더라도 전체 인수위원 24명 중 여성은 4명에 불과한 실정이다.
다만 인수위 관계자는 "인수위원의 숫자가 법적으로 정해진 만큼, 사회의 중요한 의제 모두를 반영할 수는 없는 물리적 한계가 있다"며 "인수위원보다 훨씬 더 많은 숫자의 전문·실무·자문위원들이 있는 만큼 해당 부문들의 중요도가 떨어진다는 의미가 결코 아니며, 그 안에서도 민간의 목소리 충분히 힘을 발휘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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