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5일 오후 서울 삼청공원 후문에서 북악산 남측 탐방로로 들어서고 있다. 청와대는 오는 6일 북악산 북측면의 1단계 개방이 이뤄진 지 1년 6개월 만에 남측면을 개방해 북악산 전 지역이 시민들에게 전면 개방된다고 밝혔다. 청와대 제공청와대가 출입이 통제됐던 북악산 남측면을 개방하면서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동반 산행에 나섰다. 2017년 대선 때 북악산을 국민께 돌려드리겠다는 공약을 지킨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지만, 윤석열 당선인의 청와대 개방 추진과 맞물려 여러 해석이 나온다.
청와대는 5일 보도자료를 통해 북악산 남측면의 개방을 알렸으며, 문 대통령과 김 여사는 개방되는 길을 직접 산행하며 점검했다.
2020년 11월 북악산 북측면이 개방된 데 이어 남측면 제한까지 없어진 것이다. 1968년 북한 무장간첩들이 청와대 기습을 시도한 이른바 '김신조 사건' 이후 54년 만에 북악산 산책로를 시민들에게 완전히 개방하기로 한 것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날 1시간 30분 가량 산행에 나선 문 대통령은 "우리가 그동안 개방에 노력을 기울였다"며 "상당히 보람있는 일이다. 어느 나라든 수도를 내려다보며 걷는 둘레길이 없는데,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둘레길"이라고 소개했다.
특히 "우리 아내는 북측 둘레길을 성곽 둘레길로 하면 훨씬 정감이 있겠다고 했다"고 말하는 등 김 여사를 여러 차례 '아내'라고 칭하며 챙기는 모습을 보였다. 동행한 유영민 비서실장도 "여사님께서 (북악산 개방 준비 과정에서) 세세한 것까지 주문이 많았다고 한다. 어르신들이 다니기 위한 계단 폭까지 지적하셨다고 한다"고 호응했다.
청와대 제공이날 북악산 개방은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 완전 개방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청와대는 애초에 약속을 지키는 차원으로 코로나19 사정으로 남측면 개방이 당초 계획보다 몇달 지체된 것일 뿐이라고 정치적인 해석을 극구 경계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처리를 하루 앞두고, 청와대 주변을 개방하는 조치에 정치적으로는 여러 해석이 나왔다. 탁현민 의전비서관도 문 대통령의 산행 뒤 페이스북에 글을 남겨 "숲길 하나 개방하는 데도 많은 논의와 노력이 필요했다"고 말해 윤 당선인의 용산 이전 행보를 우회적으로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