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배너 닫기

노컷뉴스

김은영 소장 "이탈 청소년 편견 버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제주

    김은영 소장 "이탈 청소년 편견 버리고 따뜻한 시선으로"

    "제주성안교회 교인 기부한 2억으로 버스 구입해 버프 사역 시작"
    "이혼율 높은 제주지역 특성으로 가정 밖 학교 밖 청소년 증가"
    "버스에서 만난 청소년들 도움주기 위해 공모사업 통해 적극 지원"
    "후기 청소년들 정서적 경제적 자립위해 힘써"
    "긴급한 상황 힘도 들지만 조금씩 변하는 청소년 보면 행복해져"

    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 버프 김은영 소장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 버프 김은영 소장
    ■ 방송 : CBS 라디오 <시사매거진 제주> FM 제주시 93.3MHz, 서귀포 90.9MHz (17:05~17:30)
    ■ 방송일시 : 2022년 4월 16일(토) 오후 5시 5분
    ■ 진행자 : 박혜진 아나운서
    ■ 대담자 : 제주시 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 버프 김은영 소장
     
    ◇박혜진> 제주의 청소년이동쉼터 버프, 공식명칭은 제주시 일시청소년쉼터 버프인데 '버프'에는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김은영> 애칭으로 불려지는 말이에요. 제주시 일시청소년쉼터(이동형)로 명명 되지 않고 움직이는 청소년 센터 버프라는 이름으로 시작됐었거든요. 그 이름으로 현장에 나가고 있고요. 사실 버프에는 두 가지 중의적인 의미가 있어요. 버스 프렌드, 그리고 청소년들이 게임에서 많이 사용하는 용어더라고요. 힘을 받았을 때 상충하다니까 우리가 버스를 갖고 나가려고 하는 의미와 너무 잘맞는 것 같아서 버프로 명명했습니다.
     
    ◇박혜진> 제주에서는 언제부터 활동을 시작하게 됐는지도 알려주세요.
     
    ◆김은영> 사실 버프의 시작은 2011년에 대구에서 학생이 학교 폭력으로 따돌림으로 힘들어서 자살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그 뉴스가 굉장히 이슈화됐고요 그 후로 학교 폭력에 대한 전수조사가 있었거든요. 청소년들이 힘든 시간들을 보내는 것들에 대해서 제주성안교회 류정길 목사님이 안타까워하셨던 거예요.

    그래서 청소년들이 왜 행복하지 않을까? 그러면 우리가 직접 거리 현장에 나가서 청소년을 만나 어떤 게 힘들고 또 어떤 것들이 도움이 될지 직접 들어보면 어떨까 해서 버프라고 하는 이름으로 탄생하게 된 거구요.

    우리가 버프를 준비하기 위해서 기도하고 있던 중에 권사님 두 분이 청소년 사역을 위해 사용해달라고 2억원의 기금을 헌금해주셨어요. 그 2억원으로 지금 버프 버스를 마련하게 됐고요. 2015년 7월 15일 저희들이 개소식을 하고, 9월 20일 탑동에 버스를 갖고 처음 현장에 나가게 됐습니다. 오늘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밀집해 있는 제주시청 부근에 파란 버스 거점을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 버프 제공제주시일시청소년쉼터 버프 제공 
    ◇박혜진> 현장에서 만나는 다음 세대들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김은영> 청소년이 살아가기 정말 어려운 시대지 않습니까? 특히 제주도는 제주도만이 갖고 있는 특성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문제가 있어요. 전국에서 이혼율이 가장 높은 곳이다보니 가정 해체율이 높잖아요.  당연히 청소년들에게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고등학교도 평준화가 안 된 유일한 곳이 또 제주도에요. 결국은 학교 제도가 청소년들을 학교 밖으로 내모는 가정 밖의 청소년, 학교 밖의 청소년들이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 저희 버프가 거리에 나가 청소년들을 만나고 있습니다.

    저희는 힘들고 지쳐 있는 이들의 마음을 훔쳐보고 그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지 조금이라도 현실적으로 아이들이 세상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일조할 수 있을까 하는 많은 고민들이 있고요. 물론 제주시에서 위탁은 받았지만 이동 쉼터 안에서 헌신하는 선생님들의 마음이 하나님이 주시는 마음으로 아이들의 마음을 보듬을때 몇 년이 흐르고 나서 아이들이 정말 달라져 있는 모습들을 저희들은 보거든요. 또 많은 열매들이 있어서 반드시 필요한 사역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혜진> 버프 주로 활동들을 하고 계세요?
     
    ◆김은영> 청소년들이 주로 찾아오는데요. 어떤 욕구가 있는지 어떤 문제가 있는지 이런 것들을 상담 하고요. 본인들이 하고자 하는 것들을 필요한 기관들에 연계도 하고, 교육이 되든 학교 밖 청소년 경우는 검정고시로 지원할 수 있도록 하든 아니면 일자리가 필요한 친구들은 직업 교육을 통해서 취업할 수 있도록 하고요.

    보호관찰을 받고 있거나 소년원에 다녀온 친구들이 비행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은데 법률적인 교육들을 통해서 사회 소양 교육들을 통해 건강한 생각을 가질 수 있도록 여러 가지 교육들을 하기도 합니다. 외부의 강사들을 모셔서 교육들도 하고요. 거리 학교를 두고 운영도 합니다. 그러면서 가장 많이 포커싱을 두는 게 자립이에요.

    특히나 18세 이상 학령기를 지난 후기 청소년들의 이용률이 점점 많아지고 있거든요. 이 청소년들이 정서적인 자립이 안 되다 보니 사회적인 자립, 경제적인 자립 준비가 전혀 안 됐어요. 이 청소년들이 청년으로 이행이 돼야 되는 그런 시기잖아요.

    정서적인 심리적인 자립, 사회에 진입할 수 있는 경제적인 자립 이런 것들을 도울 수 있도록 저희들이 자립에 관련된 일들을 많이 준비하고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해서 자립 관련 사업장, 진로 개척에 대한 컨설팅을 해 주시는 기관들과 연계하면서 아이들에게 지원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미래를 어떻게 준비해야 될지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잖아요. 아무래도 버프에 와서 상담을 하는 청소년들이 많군요?
     
    ◆김은영> 그렇습니다. 진로로 염려 하는 친구도 많고요. 사실은 가정에서 학대 문제가 얼마나 이슈화 되고 있습니까? 어쩔 수 없이 가정을 이탈할 수밖에 없는 청소년들은 주거가 불안정해서 어떤 경제적인 자립이라든지 정서적인 자립이 전혀 안 되거든요. 이런 주거의 불안정에 대해 고민들을 해요. 어떻게 하면 주거에 대한 안정을 꾀할 수 있을까 하는 게 최근의 고민이기도 합니다.
     
    ◇박혜진> 일하시는 직원과 선생님들이 현장에서 정말 바쁘실 것 같아요.
     
    ◆김은영> 사실은 아이들이 여러 욕구가 있는데 때로 그것들을 다 맞추기 너무 힘들잖아요. 긴급하게 개입하고 지원을 해줘야할 부분은 공모를 통해서 사회공헌기업인 월드비전이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삼성재단, 아산재단이라든지 저희들이 공모사업을 해요. 그 사업으로 교육비도 지원하고, 주거비도 지원하고, 의료비 같은 것도 지원이 하고요. 여러 도움들을 저희들이 공모를 통해서 직접적으로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곳에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박혜진> 현장에서 많이 힘드실 것 같아요.
     
    ◆김은영> 너무 힘이 들죠. 힘이 안 든다면 거짓말지만 청소년들에게 도움을 줬을 때 아이들이 새로운 것들에 도전을 하고, 지금 있는 생활에서 조금 변화되고, 작은 꿈을 꾸기 시작하는 모습을 보면 정말 그때부터 다시 시작할 수가 있어요.

    이런 것을 알기 때문에 선생님들이 정말 행복해하고 성취감으로 아무리 지쳐도 그 맛 때문에 멈출 수가 없어요. 그래서 어렵지만 정말 저희 선생님들이 너무 대단하다 고맙다 그렇게 얘기할 수밖에 없습니다.
     
    ◇박혜진> 수많은 청소년들이 버프를 거쳐 갔을 텐데 기억에 청소년이 있을까요?
     
    ◆김은영> 저희 버프사역이 7~8년이 되어가고요. 계속 끈을 이어가는 청소년들은 1~2년 지나 끊어지는 게 아니라 계속 이어오는 청소년들입니다. 그 청소년들이 다 제 기억 속에 있고요. 그럼에도 몇 명을 얘기를 하자면 거리에서 만난 한 학생이에요. 아버지가 알콜중독이 있으셔서 가정폭력 때문에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녀석이고요. 처음에 만났을 때는 그냥 눈이 분노의 눈빛이라고 할까 정말 섬뜩했었습니다. 이 녀석이 거리에서 만난 다른 여자 청소년과 가정을 이루게 됐어요. 결혼한 건 아니고 임신을 하게 됐어요. 그 소식을 듣고 우리가 가정을 좀 세워봐야겠다.

    본인들이 자녀를 낳으면서 부모에게 받지 못한 사랑을 이 아이에게 흘러갈 수 있도록 이 가정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봤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어서 정말 임신했다고 하는 그날부터 일주일에 한 번씩 그 집을 방문했고요. 살 수 있는 쾌적한 주거를 마련할 수 있도록 공모사업을 통해서 준비를 했고 양육에 대한 여러 가지 필요한 것들이 있잖아요.

    지역에 많은 분들의 도움도 받고 본인들이 가정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자립 교육도 지원해 꾸준히 말 없이 지지만 했어요. 그랬더니 이 녀석들도 마음을 열고 어느 날부터 저보고 어머니라고도 하더라구요. 와서 본인들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것들을 의논도 하고 벌써 자녀를 낳아 3년이 됐구요. 저는 할머니가 됐구요. 작년에 일자리 인턴십 6개월 과정을 마치고 이 녀석이 올해 1월 취업을 했어요. 취업을 하고 이제는 한 가정의 가장으로 한 아이의 아빠로 열심히 살아가는 걸 보고 얼마나 뿌듯하고 이쁘고 대견한지 그렇습니다.
     
    ◇박혜진> 한 청소년이 변화되는 모습을 전해주셨는데 정말 뿌듯하실 것 같아요.
     
    ◆김은영> 그럼요. 저희들은 본인들이 갖고 있는 하나님이 주신 잠재된 재능을 펼칠 수 있도록 돕고 있는데요. 현실적인 어려움들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것에 좀 도움을 줬으면 좋겠다. 그림에 재능이 있는 아이가 있었어요. 이 녀석도 어쩔 수 없이 가정을 이탈할 수밖에 없었던 녀석인데 그림을 그리는 실력이 월등해서 저희들이 공모사업을 통해서 미술 전문 입시학원에 등록을 시켜줬어요. 2년째 다니고 있는데 최근 체코에서 열리는 국제전 중등부에서 은상을 받았고요. 작년 6월 독일 림부르크 국제전에서는 대상을 받았어요. 이미 그것을 통해서 자신의 자존감이 올라갔고 남과 다른 자신을 발견했고요. 본인의 꿈에 한걸음 한걸음씩 더 도전해 나가고 있습니다.
     
    ◇박혜진>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 있으시면 전해주시죠
     
    ◆김은영> 사실은 우리 아이들은 가장 힘든 게 뭐냐고 물어보면 사회적인 편견, 사람들이 색안경으로 보는 것, 아이들이 어쩔 수 없이 가정을 이탈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들여다보지 않고 아이의 잘못으로만 보는 편견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 하거든요. 마치 무슨 문제를 야기하고 문제를 갖고 다니는 아이들처럼 보는데 이런 편견에서부터 조금 물러서서 자신의 자녀들을 바라보는 마음으로 아이들을 조금 보듬고 정말 이 사회가 우리 지역이 가정의 울타리가 되어 주었으면 좋겠다 하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CBS노컷뉴스는 여러분의 제보로 함께 세상을 바꿉니다. 각종 비리와 부당대우, 사건사고와 미담 등 모든 얘깃거리를 알려주세요.

    이 시각 주요뉴스


    실시간 랭킹 뉴스

    노컷영상

    노컷포토

    오늘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