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 싣는 순서 |
①부산 기초단체장 선거 판세 ①원도심 4개 구 (계속) |
중구 "한 표 한 표가 당락과 직결…무소속 변수 얼마나?"
(왼쪽부터)문창무 민주당 후보, 최진봉 국민의힘 후보, 윤정운 무소속 후보. 부산CBS
원도심 속의 원도심으로 불리는 중구는 지난 대선 기준 선거인 수가 지역에서 가장 적은 3만8천명에 불과했다. 그만큼 투표함으로 들어가는 한 표 한 표의 무게가 당락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실제, 2018년 지방선거에서는 1015표 차, 2020년 구청장 재선거에서는 2031표 차로 승패가 갈렸다.
중구청장 선거는 3파전으로 치러진다. 단수 공천을 받은 문창무(75)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최진봉(67) 국민의힘 후보, 국민의힘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윤정운(43) 후보가 맞붙는다. 크지 않은 표 차이로 승부가 났던 과거 선거에 비춰 무소속 윤 후보의 득표율이 무게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재선 구의원과 8대 시의원을 지낸 문 후보는 이 지역에서 잔뼈가 굵은 정치인이다. 두 번의 구의원 모두 무소속으로 당선됐을 정도로 개인 인지도를 갖췄다는 평가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미래연합 후보로 구청장에 출마했다가 불과 484표 차로 낙선한 바 있다. 2018년 지방선거에서 구청장 선거와 같은 수의 유권자가 참여한 시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시의회 활동기간 자치분권위원장 등을 맡으며 성과를 냈다.
문 후보는 추진력 있는 구정 운영을 통해 원도심 부활을 이끌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는 "현재 중구의 인구가 4만여명에 불과하다"며 "구 존립 문제가 나올 정도로 획기적인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도제한을 풀어 새로운 건물과 관광시설을 유치하고 부산국제영화제 등을 다시 끌어와 지역 활성화를 이루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문 후보는 중구 경제 활성화, 구민 주거환경 개선, 구정 행정 효율화, 관광산업 활성화 등을 목표로 구체적인 정책을 추진해나가겠다고 공약했다.
지난 2020년 중구청장 재선거에서 당선된 최진봉 국민의힘 후보 역시 지역 밀착형 정치 기반을 토대로 재선 도전에 나섰다. 3선 구의원 출신인 최 후보는 구의회 의장과 부산시구군의회의장협의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오페라하우스 중구 편입 대법원 확정과 부산에서 최초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3차 지급 등을 재임 중 성과로 내세운다.
최 후보는 박형준 부산시장과의 협업을 통해 중구의 옛 명성을 되찾겠다는 의지를 보인다. 그는 "시와의 유기적인 협의를 통해 북항 트램 중구 연장과 '15분 도시' 콤팩트 타운 등을 조기에 성사시키겠다"며 "지난 2년간 중구의 명성을 회복하기 위한 기초를 다졌다고 하면, 앞으로 4년은 이를 완성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후보는 노인회관과 장애인종합 복지시설 설립, 산복도로 에스컬레이터 추가 설치, 철도 조차장 이전 등을 공약했다.
재선 구의원 출신인 윤정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배제 이후 지역에서 가장 먼저 탈당해 무소속 후보로 출사표를 냈다. 40대 여성 정치인인 윤 후보는 지난 2020년 구청장 재선거에서도 경선에서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윤 후보는 학부모와 청년층의 표심에 기대를 걸고 있다.
윤 후보는 기성 정치로는 중구의 미래를 담보할 수 없다며 현실과 타협하지 않고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리겠다고 말한다. 그는 "중구의 변화는 정치의 변화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며 "중구의 미래를 걱정하고 새로움을 기대하는 유권자들의 선택을 기다려 보겠다"고 의지를 나타냈다.
주요 공약으로는 100만 문화 메가시티 중심 중구, 부산국제영화제와 연계한 대한민국의 할리우드 추진, 산복도로와 전통시장 환경 정비 등을 내걸었다.
서구 "4년 만의 리턴 매치…구민들의 선택은?"
(왼쪽부터)정진영 민주당 후보, 공한수 국민의힘 후보, 유승우 무소속 후보. 부산CBS서구는 원도심 중에서도 보수세가 강한 곳으로 꼽힌다. 촛불 바람이 불었던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부산 16개 구·군 중 수영구와 함께 유이하게 국민의힘 구청장이 당선된 곳이다. 올해 대선에서도 원도심 내 유일하게 당시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가 60% 이상의 득표율을 보였다. 민주당은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신축 아파트 입주 등 정치 지형 변화에 기대를 걸고 있다.
4년 전 지방선거에서 맞붙었던 정진영(60) 민주당 후보와 공한수(63) 국민의힘 후보의 리턴매치가 벌어진다. 지난 지방선거 결과는 3.6%포인트 차이로 공 후보가 승리했다. 서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당내 계파 갈등이 잠재돼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선거일까지 조직과 지지층을 얼마만큼 결집시키는 지가 승리의 열쇠가 될 전망이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서구청장 선거에 출마했던 유승우(57) 후보도 무소속으로 3번째 출사표를 내고 이변을 노린다.
구의원 출신인 정 후보는 지난 선거 직후부터 절치부심 민심을 두드린 것이 결과로 나타날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정 후보는 그동안 '반딧불이 정책 포럼'을 통해 지역 봉사활동을 하며 지지 기반을 다졌다. 그는 노인에 집중된 지역 내 정책을 아이들과 젊은층을 위한 정책으로 확대해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정 후보는 "현재 서구는 주택 문제와 노인에 집중된 정책으로 인해 젊은 층에게 외면받고 있는 도시가 됐다"며 "어린이 놀이시설과 도서관, 키즈카페 등 아이가 행복할 수 있는 도시로의 변화를 이끌어 내겠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고지대 고도제한 완화와 소규모 임대주택 건설, 75층 복합구청사 재추진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부산지역 현역 구청장 중 가장 먼저 선거전에 나섰던 공 후보는 현역 구청장이라는 프리미엄에 대선 민심까지 등에 업었다는 평가다. 국민의힘 후보가 추풍낙엽처럼 고배를 마셨던 4년 전 선거에서 당선되며 개인 경쟁력도 갖췄다고 자신한다. 당내 경쟁을 벌였던 홍춘호 예비후보 측과의 유기적인 화합이 과제로 남아 있다.
공 후보는 4년간 다진 토대 위에 서구의 미래를 얹겠다고 표심에 호소한다. 그는 "의료관광특구 지정에 이어 그곳에 의료 연구개발 기업 100개를 유치해 의료산업의 메카로 만들겠다"며 "그로 인해 파생하는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성화는 서구의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구체적인 청사진을 밝혔다.
공약으로는 의료관광특구를 토대로 지역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되는 의료관광 메카 조성, 실버 회관 건립, 해안 관광 활성화 등을 공약했다.
뒤늦게 출마를 선언한 유승우 후보는 양당 후보 구도로 펼쳐진 지난 지방선거에서 개인 인지도로만 6%가 넘는 득표율을 보인 바 있어 선거 결과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동구 "북항재개발과 2030월드엑스포 무대…부산의 미래를 이끌 적임자는?"
(왼쪽부터) 최형욱 민주당 후보, 김진홍 국민의힘 후보. 부산CBS부산의 미래로 불리는 북항재개발 지역을 끼고 있는 동구민들의 이번 지방선거에 대한 관심은 남다르다. 향후 4년이 동구의 재도약을 시작하는 천금 같은 시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지역에서 중구에 이어 선거인 수가 두 번째로 적은 동구에서는 당 지지도에 못지않게 각 후보의 인지도와 개인 역량이 당락에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후보들이 유권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려고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직인 최형욱(64) 민주당 후보와 김진홍(64) 국민의힘 후보가 정면 승부를 벌인다. 일찌감치 단수 공천을 확정 지은 최 후보는 진보와 보수를 아우르는 넓은 지지층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재선 시의원 출신인 김 후보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경선에서 전직 구청장인 박삼석 예비후보를 꺾으면서 저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다. 무소속 출마가 거론됐던 박한재 전 구청장이 불출마를 공식화해 그야말로 외나무다리 위 일대일 승부가 펼쳐진다.
국민의힘 전신인 한나라당 재선 시의원을 지낸 최 후보는 2017년 민주당에 입당해 이듬해 지방선거에서 구청장에 당선됐다. 정당을 옮기는 과정에서 지지층을 안정적으로 끌어안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민의힘이 우세했던 대선 민심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최 후보는 지역 화폐인 '이바구페이' 발행과 구청장 직속 민원기동팀 등 지난 4년간의 성과를 앞세우며 앞으로의 4년을 책임지겠다고 강조한다.
최 후보는 "더 큰 변화, 더 큰 동구를 향한 꿈의 돛을 높이 올리고 두 번째 큰 걸음을 내디딘다"며 "앞으로 4년간 동구를 지속가능한 글로벌 도시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어 "북항재개발이나 경부선철도지화화 등의 사업에서 주민들의 뜻이 반영될 수 있도록 역할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건강과 웰빙·양질의 교육·지속가능도시 등 3개 분야의 중점적 추진, 육아종합센터·교육진로센터·수정거버넌스센터 건립, 지하철 1·2호선 연결지선 건설, 55보급창 조기반환 및 시민공원 조성 등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구의원을 거쳐 재선 시의원 출신인 김 후보의 저력도 만만치 않다. 특히, 촛불바람이 거셌던 2018년 지방선거에서 시의원 재선 고지를 밟은 뒤 8대 시의회 전반기 부의장과 후반기 원내대표를 맡으며 입지를 공고히 했다. 박형준 시장 취임 이후에는 민주당 주도의 시의회에서 당시 소수 야당 원내대표로서 활약했다는 평가다. 뒤늦게 구청장 도전을 선언했음에도 100% 여론조사로 실시된 경선에서 1위를 차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김 후보는 동구 대도약을 말한다. 그는 "부산의 미래이자 동구의 현안들을 잘 처리해 '동구 대도약'의 기회로 만들겠다"며 "동구 발전과 구민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쉼없이 달리겠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김 후보는 2030월드엑스포 유치와 북항재개발 조속 추진, 부산역 철도 지화하 등 굵직한 현안 사업과 함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정비법을 활용한 주거환경 개선과 노인을 위한 기반시설 건립 등을 공약했다.
영도구 "풀뿌리 정치인과 기업가 정치 신인 맞대결"
(왼쪽부터)김철훈 민주당 후보, 김기재 국민의힘 후보. 부산CBS영도구는 부산 내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민주당 후보의 득표율이 부산에서 두 번째로 높은 41.61%를 기록했다. 여기에 현직 프리미엄까지 더해진다면 해볼 만한 승부처라는 것이 민주당의 예측이다. 국민의힘에서는 기업가 출신의 정치신인이 출격한다. 지난 2018년 구청장 선거에서 낙선한 뒤 총선을 통해 국회에 입성한 황보승희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예상된다.
김철훈(62) 민주당 후보와 기업가인 김기재(65) 국민의힘 후보가 맞붙는다. 3선 구의원 출신의 현직 구청장인 김철훈 후보는 지역 내 탄탄한 지지기반을 구축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기업체 대표인 김기재 후보는 영도문화원 부원장과 영도 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 회장, 영도구체육회 부회장 등을 지내며 지역 내에서 다양한 사회활동을 해왔다. 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 또는 컷오프된 예비후보들의 협조가 얼마나 이뤄질지가 선거전의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 후보는 4년간 펼쳐온 구정 성과를 앞세우고 있다. 특히, 청학·영선·남항동 일대를 중심으로 진행한 도지재생사업이 주민들에게 긍정적인 반응을 얻은 것은 현직 프리미엄에 보태질 전망이다. 정부혁신과제 평가서 대통령상, 부산시 유일 정부 혁신과제 평가 3년 연속 우수기관에도 선정 등의 가시적 성과도 김 후보의 선거 히든카드로 꼽힌다.
김 후보는 일 잘하는 구청장에게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고 말한다. 그는 "민선 7기에서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고 시작을 했었는데, 이 변화가 중간에 꺾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달라고 당부한다"며 "실적을 내고 일 잘하는 모습을 구민들이 기억해 주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캠핑장 등 해양문화 관광벨트 시즌 2 추진, 수리조선업 부흥, 육아종합센터 설립을 비롯한 가족 친화도시 조성 등을 공약하고 있다.
사회공헌활동으로 지역 내에서 입지를 다져온 김기재 후보는 정치신인으로서 치열한 경선을 뚫고 공천장을 획득했다. 그는 30년간 기업을 이끌며 현장 중심의 경영철학을 유지한 경험을 살려 주민들에게 다가가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말한다. 정치와 경영을 접목해 영도의 혁신을 이끌겠다는 포부다. 황보승희 의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뒤따를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경선 과정에서 흩어진 당내 결집을 어떻게 이뤄낼 수 있을 지가 관건이다.
김 후보는 일꾼다운 일꾼이 어떻게 하는지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그는 "정치신인이지만 기업을 운영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왔다"며 "앞으로 4년간 영도구민만을 위해 봉사하는 일꾼다운 일꾼이 무엇인지 행동으로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영도관광개발주식회사 설립, 노인복지시설 확충, 둘째까지 출산장려금 500만원 지급, 생활문화 동아리 활성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