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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Why]백인 총격범이 심취한 '거대 대체 이론' 뭘까?

국제일반

    [월드Why]백인 총격범이 심취한 '거대 대체 이론' 뭘까?

    프랑스 논객이 처음 펴낸 논리, 美 테러 범죄의 근거가 돼
    정치인들과 언론에서 공공연하게 언급하면서 점차 주류로 올라서, 전문가들 인종 혐오 조장 우려

    미국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 페이튼 젠드런. 연합뉴스미국 버펄로 슈퍼마켓 총기난사범 페이튼 젠드런. 연합뉴스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슈퍼마켓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10명을 숨지게 한 페이튼 젠드런(18)은 '거대 대체 이론(Great Replacement)'에 심취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종 혐오 범죄의 근거가 되고 있는 이 이론의 정체는 뭘까?

    거대 대체 이론은 프랑스의 논객인 르노 카뮈가 2011년 쓴 책의 제목에서 따온 것이다. 까뮈는 글로벌 엘리트 집단이 북아프리카와 중동 출신 이민자들을 대거 받아들이면서 프랑스는 물론 유럽 전역에서 백인 중심의 인구와 문화를 대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카뮈는 일본이 중국의 문화로 대체돼선 안되는 것처럼 백인의 역사와 문화가 다른 것으로 대체돼선 안된다는 논리를 피고 있다.  

    문제는 이 이론이 유럽을 너머 미국에서 유행처럼 번지고 있고, 대형 테러 사건의 이론적 근거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버펄로 총격범 18살 젠드런이 극우 음모론 웹사이트에 올린 180쪽의 선언문은 이 이론에 바탕을 두고 쓰여졌다. 유색인 이민자들로 백인 문명을 대체하게 될 것이며 이를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격 사건을 저지른 범인 브렌튼 태런트가 이듬해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 이슬람사원 총격 사건을 저지른 범인 브렌튼 태런트가 이듬해 법원에서 재판을 받는 모습. 연합뉴스
    앞서 2019년 3월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모스크에서 무차별 총격을 가해 51명의 목숨을 잃게 만든 브렌튼 태런트도 범행 전 인터넷에 젠드런과 비슷한 선언문을 올렸다. 젠드런이 이를 보고 모방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2019년 8월 미국 텍사스주의 국경 도시 엘패소의 월마트에서 무차별 총격으로 20명을 죽게 한 패트릭 크루시어스도 "히스패닉이 텍사스의 지방과 주 정부를 장악할 것"이라면서 인종이 섞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선언문을 남겼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같은 극단적인 주장이 주류 정치인과 언론매체에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프랑스의 중도 우파 공화당 대선 후보였던 발레리 페크레스는 지난 2월 집회에서 "프랑스는 '거대한 대체'를 당할 운명이 아니다. 모두 들고 일어나 맞서자"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인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 무장 경찰이 배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지난 14일(현지시간) 발생한 총기 난사 사건 현장인 미국 뉴욕주 버펄로의 한 슈퍼마켓에 무장 경찰이 배치돼 있는 모습. 연합뉴스
    미국 공화당 스콧 페리 하원의원도 지난해 하원 외교위 청문회에서 "많은 미국인들은 우리가 미국 태생 미국인들을 대체함으로써 이 나라의 정치 지형이 영구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고 발언하기도 했다.  

    오슬로대 심리학자 밀란 오바이디는 워싱턴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런 이론은 더이상 인터넷 주변부와 가장 극단적인 집단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면서 "이것은 주류가 되고 있으며 유럽과 미국의 저명한 정치인들이 비슷한 사상을 내세우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메리칸대학교의 극단주의 연구자 신시아 밀러-이드리스는 "여러 정치인과 거물급 언론인들에 의해 대체 이론이 엄청나게 주류로 올라서고 있다"면서 이뿐 아니라 온라인에서 위험한 극단주의 사상이 맹렬하게 전파되는 현상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더욱 강화됐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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