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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승줄 대신 보호대?…외국인보호규칙 개정령 살펴보니



법조

    포승줄 대신 보호대?…외국인보호규칙 개정령 살펴보니

    '새우꺾기' 포승 삭제했지만 보호의자·보호대 사용 가능
    인권보호관 도입하고 계호기간 제한
    '보호외국인을 범죄자처럼 다룬다'는 논란은 여전할 듯

    연합뉴스연합뉴스
    법무부가 지난해 외국인보호소에서 발생한 '새우 꺾기' 등 인권 침해 행위를 근절하기 위해 '외국인보호규칙 개정령'을 냈다. 보호 장비 종류와 사용 요건을 구체화해 인권 침해 요소를 상당 부분 걷어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지 않은 외국인에 대한 처우를 여전히 '법률'이 아닌 '규칙'으로 정했다는 점에서 근본적인 문제는 여전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가인권위원회와 국회에서 반대 의견을 낸 보호의자를 여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 역시 한계점으로 꼽힌다.


    내국인 범죄자 보호장비는 법에 규정했는데…


    법무부는 지난 25일 외국인 보호소 내 가혹 행위를 근절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외국인보호규칙 일부 개정령안'을 입법 예고했다. 개정령의 핵심 내용은 △인권보호관 제도 도입, △특별 계호 절차 및 기간 규정 신설, △특별 계호 이의신청 절차 마련, △보호 장비 종류·요건·방법 등이다.

    법무부 제공법무부 제공
    이 가운데 눈에 띄는 부분은 보호 장비를 ①수갑(양손수갑, 한손수갑) ②머리보호장비 ③발목보호장비(양발목보호장비, 한발목보호장비) ④보호대(벨트보호대) ⑤보호의자 등 5종으로 명시했다는 점이다. 당초 보호소에서는 수갑, 포승, 머리보호 장비 3종만 사용이 가능했는데 문제가 됐던 포승이 빠지는 대신 다른 보호 장비들이 늘어났다.

    이에 대해 '보호대'나 '보호의자'가 새로 들어간 부분은 논란이 됐던 밧줄 형태의 포승보다 오히려 강제력이 더 크기 때문에 인권 침해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외국인보호소 고문사건 대응 공동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이한재 변호사는 CBS노컷뉴스에 "보호대는 포승보다 더 강력하게 사람을 묶어 놓을 수 있다"면서 "포승을 삭제한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보호의자 역시 이름은 '의자'지만, 사지를 다 묶어 놓을 수 있는 강박기구"라며 범죄자를 수용하는 교정시설에서 사용하는 장비를 보호 외국인에게 사용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여전히 외국인에게 보호 장비를 사용할 수 있는 요건과 절차 등에 대한 근거가 '법률'이 아닌 '규칙'에 정해져 있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이한재 변호사는 "근본적으로 보호 장비 사용 요건을 '규칙'에 마음대로 쓴다는 것부터 문제"라면서 "보호 외국인들은 죄를 저지른 사람도 아닌데 법적 근거 없이 강제력을 행사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수용 시설에서 범죄자의 처우와 권리 등에 필요한 사항은 '법률'로 적시돼 있다. '형의 집행 및 수용자의 처우에 관한 법률' 98조는 보호 장비의 종류로 수갑·머리보호장비·발목보호장비·보호대·보호의자·보호침대·보호복·포승을 요건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다.


    인권보호관 신설…보호 외국인 처우 나아질까


    스마트이미지 제공스마트이미지 제공
    법무부의 이같은 규칙 개정은 지난해 모로코 국적의 난민 신청자 A씨가 화성외국인보호소에 구금돼 있던 중 '새우 꺾기' 자세(양 손목에 뒷 수갑을 채우고 등 뒤로 두 발을 묶어 사지를 연결해 새우등처럼 몸을 꺾게 하는 자세)로 장기간 격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권 침해 문제가 불거졌던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인권단체들이 문제를 제기하고 국가인권위원회가 A씨의 진정에 대해 인권 침해 행위를 인정하면서 규칙 개정 필요성에 힘이 실린 바 있다.

    인권위는 지난해 '새우 꺾기'로 문제가 됐던 모로코 국적의 외국인 A씨의 진정에 대해 보호소 측이 보호 장비를 사용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보호 장비의 '사용 방법'이 잘못됐다고 판단했다. 법무부령 '외국인보호규칙'에는 자살이나 자해, 도주, 폭행의 우려 등이 있을 때는 보호 장비를 사용할 수 있게 했다. 인권위는 당시 법무부장관에게 물리력 행사를 최대한 절제하고, 예외적으로 보호 장비의 사용 시 신체의 고통과 인격권 침해를 최소화할 방법을 마련하라고 권고했다.

    인권보호관 제도를 도입하고, 특별 계호 기간 규정과 이의신청 절차를 마련한 점은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별 계호란 특별한 수용자에 대해 격리해 보호하는 것으로, 구체적으로는 '별도의 장소'에 수용되는 걸 말한다. 법무부는 이번 개정령에서 특별 계호를 실시할 때 외국인의 의견을 듣고 기관장의 사전 허가 및 지시를 거치도록 했다. 또 최대 기간을 72시간으로 규정했다(72시간 내 1회 연장 가능). 아울러 특별 계호 종료 후 24시간이 지나지 않으면 다시 특별 계호를 할 수 없도록 했다.

    신설되는 인권보호관의 경우 출입국관리사무관 등 내부 인원 중 지정되는 방식이다. 외부 인원이 인권보호관으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보호 외국인의 처우 개선을 위한 상시적인 내부통제 창구가 마련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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