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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정B컷]최고법원 판단도 부정한 조국측 …"대법 판결, 금과옥조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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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정B컷]최고법원 판단도 부정한 조국측 …"대법 판결, 금과옥조 아냐"

    편집자주

    수사보다는 재판을, 법률가들의 자극적인 한 마디 보다 법정 안의 공기를 읽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드립니다. '법정B컷'은 매일 쏟아지는 'A컷' 기사에 다 담지 못한 법정의 장면을 생생히 전달하는 공간입니다. 아무도 주목하지 않지만 중요한 재판, 모두가 주목하지만 누구도 포착하지 못한 재판의 하이라이트들을 충실히 보도하겠습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조국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입시 비리, 감찰 무마 혐의 재판이 3일 다시 시작됐습니다. 검찰이 재판부가 불공정하다며 문제를 제기한 지 약 5개월 만입니다.

    5개월이란 시간이 흐르는 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조국 일가 비리 의혹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 '동양대학교 PC'를 재판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지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의 첨예한 대립이 있었는데, 우리나라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이를 지난 1월 정리했습니다. 대법원의 판단은 "사용할 수 있다"였습니다.

    하지만 그동안 증거로 쓸 수 없다고 주장한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대법원의 판단마저 부정하고 나섰습니다. 그러면서 법원에 이렇게 충고(?)했습니다. 대법원의 판결이 금과옥조가 되는 것은 아니라고 말이죠.


    대법원 인정한 '동양대 PC 증거능력'… 조국은 부정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관련 여러 재판에서 가장 뜨거운 쟁점 중 하나는 단연 '동양대 PC를 증거로 활용할 수 있는가'입니다.

    이 PC에는 조 전 장관 자녀들이 스펙 쌓기에 활용한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확인서 등 다수의 입시 비리 의혹 관련 증거가 담겨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PC의 증거 활용 가능 여부를 두고 왜 이렇게 소란일까요? 검찰과 조 전 장관 측이 첨예하게 부딪히는 지점은 '해당 PC가 누구 소유인가'입니다.

    일단 사실 관계를 살펴보겠습니다. 해당 PC는 동양대 강사 휴게실에 있던 PC입니다. 그리고 검찰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동양대 조교에 의해 임의 제출됐습니다. 조 전 장관의 부인 정경심 전 교수가 없는 자리에서 조교에 의해 제출된 겁니다.

    이에 조 전 장관 측은 검찰이 해당 PC를 압수하면서 대학 조교의 동의만 구했을 뿐, PC 소유자인 정경심 전 교수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아 증거로 채택할 수 없다고 주장해왔습니다. 또 PC에 담긴 '전자 정보'의 정보 주체가 정 전 교수인 만큼 본인 동의 없이 확보된 부당한 증거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이 논란에 마침표를 찍은 것은 대법원이었습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지난 1월 27일 이렇게 판단했습니다.
    2022.1.27 대법원 2부, 정경심의 업무방해 등 혐의 선고 공판 中
    재판부 
    "각 PC에서 추출된 전자 정보의 압수 수색 절차에서 정경심 전 교수의 참여권을 보장하지 않은 하자가 없습니다"

    "PC는 당시 동양대 측이 포괄적인 관리처분권을 사실상 보유, 행사하고 있는 상태가 인정됩니다"

    "피고인이 각 PC에 저장된 전자정보의 '정보 주체'라고 주장하면서 피고인 측에게 참여권이 보장됐어야 한다는 취지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해당 PC가 2016년 12월 이후 3년 가까이 강사 휴게실에 보관돼온 만큼, 정 전 교수가 아닌 동양대 소유로 보는 게 맞다고 봤습니다. 동양대 PC의 증거 효력을 인정한 대법원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정 전 교수의 △업무방해 △자본시장법·금융실명법 위반 △사기 △보조금관리법 위반 △증거인멸·증거은닉 교사 등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4년을 확정했습니다.

    이렇게 대법원이 증거 효력을 인정한 동양대 PC가 3일 조국 전 장관의 업무방해, 사문서위조 등 혐의 재판에서 다시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조 전 장관 측은 대법원의 판단이 잘못됐다며 해당 PC를 증거로 활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2022.6.3 서울중앙지법 형사 21-2부, 조국의 업무방해 혐의 공판 中
    조국 측 변호인 
    "당시 정황에서 정경심 전 교수가 소유 관리자로서, 실질적 피(被)압수자라는 사실을 알 수 있는 여러 자료가 있었는데, 별다른 평가나 판단 없이 대법원의 판단이 있었습니다"

    "강사 휴게실은 당연히 교수실 앞에 있었고, 소유·관리권을 포기한다는 어떠한 명시적 판단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중략) 모든 객관적 정황이 정경심 전 교수가 여전히 소유권을 행사한다고 가리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몇 가지 사실만으로 소유를 포기했다는 전제의 법리 해석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조국 전 장관 사건에서는 그 사실관계를 새롭게 규명해야 합니다.


    쉽게 말해 대법원이 전체를 보지 않고 일부 사실만으로 해당 PC의 증거 효력을 인정했다는 겁니다.

    최강욱 재판에서도 탄핵된 주장을 다시 들고 왔다


    조 전 장관 측은 이날 재판에서 "조 전 장관 아들 관련 부분에서 (해당 증거는) 별건의 압수수색에 해당하기 때문에 증거 능력이 인정될 수 없다는 것이 저희의 입장"이라고도 말했습니다.

    해당 PC 등의 증거는 조 전 장관 딸 관련 사건의 압수물이어서, 아들 관련 재판에 활용해선 안 된다는 겁니다.

    최강욱 의원. 윤창원 기자최강욱 의원. 윤창원 기자
    조 전 장관 측에 앞서 이와 비슷한 주장을 한 사람이 있습니다. 조 전 장관 자녀에게 허위 인턴 확인서를 발급한 혐의를 받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최강욱 의원입니다. 하지만 최강욱 의원의 주장은 지난 20일 항소심 재판부에 의해 배척됐고,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형이 유지됐습니다.

    2022.5.20 서울중앙지법 형사 항소5-1부, 최강욱 업무방해 선고 공판 中 
    재판부
    "피고인(최강욱 의원)은 ○○○이 임의제출한 저장매체에서 수집한 증거는 별건 증거라고 주장하지만, ○○○이 저장매체를 제출할 당시 전후로 언론에서 정경심 전 교수의 혐의를 보도했습니다"


    "저장매체에는 정 전 교수가 은닉하려고 한 증거가 있습니다. 저장매체에 저장된 내용은 입시 비리 등 증거에 해당합니다. 검찰 수사범위와 관련 없다는 (피고인) 주장에 이유가 없고, 다른 재판에서도 적법하게 증거로 채택돼 조사됐습니다"
     

    결국 대법원과 다른 재판부가 인정한 동양대 PC의 증거 능력에 조 전 장관 측이 또다시 이의를 제기하면서,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도 동양대 PC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나라 최고 법원인 대법원의 판단으로 일단락되는 듯 했던 동양대 PC의 증거 능력을 다시 문제 삼은 조 전 장관 측은 재판부에 이렇게 충고(?)하기도 합니다.

    2022.6.3 서울중앙지법 형사 21-2부, 조국의 업무방해 혐의 공판 中
    조국 측 변호인
    "증거 능력 관련해서 대법원 판결이 나왔으니 이미 이것은 판단이 끝난 것이 아니냐고 혹시나 생각하실까 봐 그런 것은 결코 아니라고 말씀드립니다"

    "대법원 소부에서 구체화하는 판결이 있었더라도 (그것이) '금과옥조'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새로운 증거 조사를 통해 새로운 판단이 나오더라도 그것이 '기존 대법원과 어긋나는 판결이다', '대법원과 충돌하는 판결이다'라고 할 것이 아니라, 대법원 전합 판결이 풍부화·내실화되는 과정이라고 얼마든지 해석할 수 있다고 특별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동양대 PC의 증거 능력을 인정한 대법원의 판단에 이번 재판부가 흔들리지 말 것을 요구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금과옥조라는 단어까지 써가면서 말이죠.

    이처럼 동양대 PC는 조 전 장관 일가 재판의 핵심 증거입니다. 검찰은 이를 증거로 쓰고 싶어 할 것이고, 조 전 장관 측은 배척하고 싶은 게 당연할 겁니다.

    증거 여부를 둘러싼 첨예한 대립 속에도 누군가는 판단을 내려야 했고, 우리나라 최고 법원인 대법원이 이를 증거로 인정하며 일단락을 지었습니다.

    대법원의 결정은 일반 법원의 결정과 비교할 수 없는 '무게감'을 갖고 있습니다. 대법원의 판례는 다른 법원이 결론을 내릴 때 참고하는 하나의 가이드라인이자 참고서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재판도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법관에 따라 각기 다른 판단이 나올 수 있고, 그러다 보면 법 집행이 중구난방으로 이뤄질 우려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법에 대한 시민들의 신뢰는 자연스레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대법원 판례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다수의 보통 사람이 대법원의 결정을 존중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조국 전 법무부장관 스스로도 대법 판단에 대한 존중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한 바가 있습니다. 조 전 장관은 지난 2019년 9월, 법무부장관 인사청문회에서 이렇게 말합니다.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반드시 존중돼야 한다. 판결 자체를 우리 정부가 절대 스스로 부정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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