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전 의원. 윤창원 기자국민의힘 경기도지사 경선에서 고배를 마시고 잠행 중이던 유승민 전 의원이 11일 '북콘서트'로 대중 앞에 섰다. 저서 제목인 '야수의 본능으로 부딪혀라'는 어려운 선택에 마주할 때마다 길잡이가 된 유 전 의원의 삶의 철학이다. 유 전 의원 속 야수는 그가 받은 혜택을 사회에 돌려 주라고 말하고 있는 것 같다고 한다.
이날 북콘서트가 열린 서울시 강남구 소재 서점에는 시작 전부터 유 전 의원 지지자들로 발 디딜 틈 없이 붐볐다. 유 전 의원은 지지자들과 악수하고 포옹했고, 장내는 소란스러웠지만 자연스러운 분위기였다. 보수 정당 인사의 행사에 2030세대 젊은 층 비중이 상당하다는 것도 눈에 띄었다. 유 전 의원이 일일이 책에 사인을 해주느라 행사는 밤 9시까지 이어졌다.
유 전 의원은 "오늘 젊은 분들이 많이 왔다. 제가 이 자리에 오신 분들보다 인생을 몇 년 더 산 사람으로서 여러분에게 선한 영향력을 조금이라도 미칠 수 있고, 제 책이 인생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된다면 기쁜 마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유승민 측 제공그는 "50년 100년 동안 대한민국에 가장 중요한 것은 경제 성장이다"라고 강조하며 "저는 보수정치인 중에 복지·분배에 가장 전향적인 생각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 책에서 복지는 정책 영역이고 성장·생산은 시장의 영역인데 이 영역에서 소득과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양극화·불평등·저출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며 책 내용을 전했다. 특히 "지상 최고의 목표가 출세로, 거기에만 매달리는 사람이 출세하는 세상이긴 하지만 나라 전체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는 영혼 있는 소수의 사람들한테 달려있다"며 지도자의 소명을 강조했다.
유 전 의원은 자신의 '야수의 본능'과 관련해 "저한테 새로운 길을 찾아라, 편하게 놀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것 같다. 혜택받은 인생이니 사회 공동체, 현실정치가 아니더라도 무엇인가 돌려주라고 얘기하는 것"이라며 "저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이기 때문에 책에 쓴대로 충실하게 야수의 본능에 따라 남은 인생을 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정계복귀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은 셈이다.
유승민 측 제공이 자리에는 현역 의원인 강대식·김예지·신원식·유경준 의원이, 지도부에서는 이준석 대표와 김용태 최고위원이 참석했다. 김세연·이종훈·오신환·김성동·진수희 전 의원 등도 눈에 띄었다.
이준석 대표는 지난 대선 경선부터 유 전 의원을 지지했을 참석자들을 향해 "여기 계신 분들은 여러 아쉬움들이 있는 한 해였을 것이다. 그러나 이게 항상 사이클을 탄다"고 했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에 노력한 것이 항상 보상받기 마련이기 때문에 항상 여러분이 바라는 방향, 정치가 바뀌기를 기대하는 방향으로 노력하면 빛을 본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고 그 길에 함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