퐁당이 사망당일 촬영한 B호텔 내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빨리 아이 시체를 데리고 가세요'.
지난달 22일 청주의 한 A애견호텔에 반려견을 맡겼던 B씨는 자신이 키우던 골든 리트리버 '퐁당'이가 위급한 상태라는 소식을 전해 들었다. "빨리 아이 시체를 데리고 가라"는 전화였다.
반려견 사망 소식을 듣고 다급하게 달려간 B씨는 환기도 되지 않는 꽉 막힌 다용도실에 에어컨 하나 없는 A애견호텔의 처참한 내부 환경을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한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청주 애견호텔사고(반려견 죽음), 퐁당이의 억울한 죽음을 널리 알리고 싶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B씨는 "그곳엔 영업시간 이외 상주하는 직원도 없었고, (반려견이) 자는 곳에 CCTV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았다"면서 "탈수 증상으로 의식을 잃어가는 반려견을 병원에 데려가지 않고 어떠한 응급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퐁당이를 죽게 만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망 당시 34도의 더운 날씨 속 퐁당이가 시멘트 칸막이로 된 좁은 공간 안에 유리 문이 한 번 더 닫은 막힌 상태로 15시간 동안 방치돼 있었다"며 "(A호텔에서) 강아지들이 노는 곳은 보여줘도 잠자는 곳은 안 보여줬다"는 게 B씨의 얘기다.
태어난 지 3년 된 골든 리트리버 퐁당이는 평소 지병도 없었으며 건강한 상태였기에 B씨는 곧바로 항의도 해봤다. 하지만 A호텔 측은 "같이 잔 진돗개는 멀쩡하다. (퐁당이가) 병이 있었던 거 아니냐, 부검해봐라"며 미안한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6월 22일 퐁당이 시신 꺼내는 모습.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청주에 이사온 지 얼마 안됐던 B씨는 애견호텔을 알아보던 중 '대형견 이용이 가능하고 산책도 시켜준다'는 말에 퐁당이를 믿고 맡겼지만, 억울한 죽음을 당했다고 호소하는 상태다.
A호텔은 청주 내 애견인들 사이에서 꽤 입소문을 탄 곳이었다. 애견 호텔링은 물론 카페, 목욕, 유치원, 미용, 분양상담 등 반려견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었다. 견주들을 위한 무료 픽업 서비스도 빼놓지 않았다.
소식을 접한 누리꾼 중 'A애견호텔에서 잠시 일을 한 적이 있다'고 주장한 C씨는 "당시 그곳에서 마스코트로 추정되는 고양이 한 마리에게 밥과 물을 거의 주지 않았다"면서 "대형견과 소형견도 있는 곳에 아무런 안전장치 없이 고양이를 둔 것도 문제였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애견호텔에서 근무한 적이 있음을 밝힌 D씨는 "원래 호텔 내부 공개가 원칙이며 (D씨가 일했던 곳은) 매일 아침 저녁으로 청소하고 에어컨을 적정온도로 풀 가동한다"고 전했다. 이어 "물그릇 밥그릇은 대·소형견 가릴 것 없이 큰 사이즈로 제공하고, 손님 과실로 생긴 물림 사고가 있을 시 모두 배상했던 경험이 있다"며 A업체에 우려를 표시했다.
B씨는 반려견을 떠나보낸 죄책감에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던 중에도 A호텔은 SNS를 통해 죽은 퐁당이와 같은 견종인 리트리버 사진을 올리는 등 반성 없는 태도를 보였다고 한다.
이에 B씨는 해당 관청에 민원 조치를 취했다. 청주시청 축산과 동물보호팀 관계자는 6일 CBS노컷뉴스에 "(논란이 된) A호텔은 차후 7일간 영업정지 상태가 될 예정이며 현재 의견 제출 기간 상태"라고 밝혔다.
'7일간 영업 정지로 처분'을 고지한 이유에 대해서는 "CCTV 미설치 등 시설 기준·영업자 준수 사항 미흡"이라고 밝히면서 "올해 두 달 정도 기간을 잡고 동물위탁관리업소 점검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애견호텔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동물보호법' 제32조에 따라 구청에 동물 위탁관리업(호텔) 등록을 해야 한다. 시설 기준에 따르면 동물의 위탁관리실과 고객 대기실은 구획 또는 분리돼야 하며 동물을 위한 개별 휴식실 설치 및 사료와 물을 주기 위한 설비를 갖춰야 한다.
또 동물이 영업장을 나가지 못하게 출입구에 이중문 및 잠금장치를 설치하며 동물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CCTV를 설치하되 사각지대의 발생을 최소화해야 한다. 고양이 혹은 반려견의 숫자 20마리 당 1명 이상의 관리도 확보해야 한다.
취재진은 영업 정지 처분을 받게 된 B애견호텔 측의 입장을 직접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연락을 했지만 닿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