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13일 기준금리를 사상 처음으로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 인상' 조치를 단행했다.
금통위는 이날 오전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연 1.75%에서 2.25%로 인상했다. 지난해 8월과 11월, 올해 1월과 4월, 5월에 이어 이날까지 여섯 차례 인상을 통해 기준금리는 11개월 사이 1.75%포인트나 올랐다. 잇따른 회의에서 3번 연속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도 1999년 기준금리 도입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금통위가 이처럼 고강도 조치를 선택한 배경으로는 무엇보다 고(高)물가 상황이 꼽힌다. 6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0% 상승했는데, 이는 IMF 위기 때 이후 23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주체들은 물가가 더 오를 거라고 보고 있다. 이들이 예상한 향후 1년 동안의 미래 물가상승률을 뜻하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6월 3.9%로, 10년여 만에 최고치다.
이달 말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2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밟으면서 금리 수준이 우리를 추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한 점도 빅스텝 결정의 근거가 됐다는 분석이다. 미국 금리가 우리보다 높은 수준에서 격차를 벌여갈 경우 외국인 자금 이탈과 원화 가치 하락 흐름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
연준은 5월 빅스텝, 6월 자이언트스텝을 연달아 밟으면서 기준금리 상단이 연 1.75%로 치솟았다. 시장의 예상대로 연준이 이달 말에도 연속 자이언트스텝을 밟는다면 금통위의 빅스텝 조치에도 불구하고 0.25%포인트 격차의 금리 역전이 현실화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