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형 보고 있나요?' 비롤 위마즈가 12일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4강전에서 프레드릭 쿠드롱을 이긴 여세를 몰아 결승에서 김재근을 제압하고 우승을 확정한 뒤 세리머니를 펼치고 있다. PBA'튀르키예 전사' 비롤 위마즈(36∙웰컴저축은행)가 드디어 프로당구(PBA) 투어를 정복했다. 팀 동료이자 '최강' 프레드릭 쿠드롱(54·벨기에)과 국내 강자 김재근(50·크라운해태)을 꺾고 첫 우승을 달성했다.
위마즈는 12일 경기도 고양시 소노캄고양에서 열린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남자부 결승에서 김재근을 세트 스코어 4 대 1(15:12, 15:7, 5:15, 15:14, 15:9)로 눌렀다. PBA 원년부터 4시즌 만에 마침내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3개 대회 만에 첫 결승 진출이자 우승이었다. 위마즈는 종전까지는 4강 진출이 최고 성적이었다. 이번 우승으로 위마즈는 상금 1억 원과 랭킹 포인트 10만 점을 거머쥐었다.
사실 위마즈에게는 결승보다 4강전이 고비였다. PBA 역대 최다인 6회 우승에 빛나는 쿠드롱이었다. 더욱이 위마즈와 쿠드롱은 한솥밥을 먹는 사이로 지난 시즌 팀 리그 통합 우승을 합작했다. 쿠드롱은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서 위마즈로서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는 상대였다.
하지만 위마즈는 큰 산을 넘었다. 풀 세트 접전 끝에 쿠드롱에 4 대 3 승리를 거뒀다. 마지막 7세트 6 대 6에서 쿠드롱이 흔들린 사이 위마즈는 침착하게 정교한 옆돌리기를 연속 구사하는 등 11점을 먼저 도달해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12일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결승에서 매서운 눈빛으로 샷을 구사하는 위마즈. PBA
그 기세가 결승까지 이어졌다. 위마즈는 역시 첫 결승 진출을 이룬 김재근을 맞아 1, 2세트를 먼저 따내며 기선을 제압했다. 김재근도 3세트 하이런 8점을 터뜨리며 만회했지만 14 대 10, 먼저 세트 포인트를 맞은 4세트를 내준 게 뼈아팠다. 위마즈는 5세트도 여유 있게 따내며 우승을 확정했다.
경기 후 위마즈는 "4강까지는 2번 갔는데 파이널은 오늘이 처음"이라면서 "4시즌 동안 많은 실수를 하면서 어려웠는데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PBA 진출 이전 세계 랭킹 25위 정도였을 때도 우승에 대한 기대가 있었는데 압박감을 느꼈다"면서 "PBA에서도 부담감이 있어 이번에는 그리스로 휴가를 다녀오면서 여유를 많이 찾았다"고 우승 비결을 들려줬다.
역시 쿠드롱과 4강전이 승리가 컸다. 이전까지 전패를 안겼던 상대였기 때문이다. 위마즈는 "PBA 이전 유럽 리그와 월드컵 등에서 쿠드롱과 3~4번 붙었는데 다 졌다"면서 "특히 30 대 30으로 맞선 가운데 8점을 쳤는데 쿠드롱이 곧바로 10점을 따내며 이기더라"고 혀를 내둘렀다. 세계캐롬연맹(UMB) 국제 대회는 통상 40점 단판 승부다.
12일 'TS샴푸∙푸라닭 PBA-LPBA 챔피언십' 4강전에서 팀 동료 위마즈에 패해 결승행이 무산된 쿠드롱. PBA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위마즈는 "이번 4강전에서도 쿠드롱이 12점을 몰아치면서 어려운 경기를 했다"면서도 "그저 최선을 다했고, 처음으로 쿠드롱을 이겼다"고 뿌듯한 표정을 지었다. 위마즈는 쿠드롱과 PBA에서 처음 대결을 펼쳤다.
첫 우승의 단추를 끼운 만큼 쿠드롱처럼 다관왕을 노린다. 위마즈는 "상금을 어떻게 쓸지 모르겠지만 집을 구입하고 싶은데 더 많이 이겨야 한다"면서 "팀 리그 및 개인 투어에서 기회가 있을 때 우승해 진정한 챔피언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튀르키예 국적 첫 PBA 챔피언이 된 위마즈의 전성기는 이제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