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부산진경찰서. 송호재 기자추석 연휴 부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채 발견된 두 모녀의 타살 정황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사망자들과 생존한 아들의 몸에서 약물 성분이 검출됐다.
애초 극단적인 선택 가능성을 염두에 두던 경찰 역시 각종 의심 정황을 포착한 뒤 타살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다시 진행하고 있다.
부산경찰청은 지난 12일 부산의 한 빌라에서 숨진 40대 어머니 A씨와 딸 10대 B양, 생존한 아들 10대 C군 등 3명의 체내에서 같은 성분의 약물이 검출됐다고 22알 밝혔다.
경찰은 현재 이 약물 성분을 분석하고 있으며, 어떤 성분인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언급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지난 12일 낮 12시 50분쯤 부산진구의 한 빌라에서 A씨와 B양이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거실에서, 딸 B양은 방에서 각각 발견됐다.
당시 A씨의 아들 10대 C군이 이 참혹한 광경을 처음 발견해 이웃에게 알렸고,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다.
당초 경찰은 사건 초기 외부인 침입 흔적이 발견되지 않은 점과 검안 소견 등을 바탕으로 이들이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부산CBS 취재 결과, 숨진 모녀와 생존한 아들에게서 같은 성분의 약물이 검출되는 등 의심 정황이 잇따라 드러나면서 경찰 역시 수사 기조를 바꿨다.
이밖에 경찰은 A씨가 숨지기 전까지 귀금속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이후 이 금품이 사라진 사실도 확인해 수사하고 있다.
또 숨진 B양의 휴대전화를 사건 발생 5일 만에 빌라 건물 밖에서 찾아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숨진 A씨의 유족 등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각종 의심 정황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편 참혹한 현장을 처음 목격한 아들 C군은 현재 경찰에 의해 보호조치가 시행되고 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의심 정황이 나온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수사가 마무리되지 않았다며 구체적인 내용은 언급을 피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사건 수사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진행 중이며, 감정 결과에 대한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며 "아직 수사가 진행 중인 만큼 구체적인 수사 내용을 언급할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