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FC 제공검찰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대해 전방위 수사에 들어간 가운데, 후원금 의혹의 6개 기업 중 '농협중앙회'와 '알파돔시티'가 성남FC 창단 때 꾸려진 '창단 추진위원회 산하 후원기업 유치 분과'에서 활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성남시 관련 사업 현안 편의를 받는 대가로 성남FC에 거액의 후원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두 회사가 성남FC 창단 초기부터 기업 후원금 유치에 깊게 관여한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해당 문서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의 결재 서명도 담겼다.
27일 CBS 노컷뉴스가 확보한 2013년 10월 23일 자 성남시청 공문을 보면 성남시는 시민프로축구단 창단 추진위원회를 구성하며 산하에 후원기업 유치 분야를 만든다. 당시는 성남시가 성남일화를 인수해 시민 구단으로 전환하던 시기였고, 기업 후원이 절실했던 상황이다.
후원기업 유치 분야 위원 명단에는 농협중앙회 성남지부와 판교 알파돔시티가 등장한다. 두 회사 모두 현재 성남FC 후원금 의혹에 연루된 업체들이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성남FC 구단주로 활동하며, 6개 업체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 대가로 사업 관련 현안 편의를 봐줬다며 불거졌다. 6개 업체는 두산건설과 네이버, 농협, 분당차병원, 알파돔시티, 현대백화점이다.
결국 후원금 의혹을 받는 업체 두 곳이 창단 당시부터 성남FC 후원기업 유치 분과에서 활동한 것이다. 농협중앙회와 판교 알파돔시티는 성남시와 관련해 각각 수조 원 규모의 성남시 금고 계약 연장, 건설 사업 현안 해결이 필요했던 상황이었다.
특히,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문건에는 이재명 당시 시장과 정진상 당시 정책비서관의 결재 서명도 담겼다. 실제로 기업 후원 의혹과 관련해 성남FC 대표를 지냈던 A씨는 최근 검찰 조사에서 "정진상 씨가 (성남FC에 대한) 기업 후원 유치를 주도했다"라고 말했다.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도 "정진상 씨가 주도했고, 알파돔의 경우는 시장실에서 서명하고 사진을 찍은 것은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성남시는 닷새 뒤인 2013년 10월 28일 창단 추진위원회 발대식 개최 계획 문건을 만들었는데, 해당 문건에서도 농협중앙회와 판교 알파돔시티 관계자들이 초청 대상자 명단에 올랐다. 이어 성남시는 2013년 11월 1일, 예정대로 발대식을 진행했다.
후원기업 유치 분과는 그해 12월 첫 회의를 개최했고, 이 자리에서 목표 기업 후원금을 50억 원으로 설정했다. 이 자리에도 판교 알파돔시티 관계자가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시 관련 사업 현안이 있던 두 회사는 성남FC 창단 초기부터 기업 후원금 유치에 직접 관여한 데에 이어 2014년 성남FC가 창단된 직후부터는 거액의 후원금도 납부했다. 농협중앙회는 2014년에 14억 원을 후원한 것을 시작으로 2015년 13억 원, 2016년 13억 원 등 수년간 꾸준하게 후원을 이어갔다. 판교 알파돔시티 역시 2015년에 5억 5천만 원을 후원했다.
성남FC 후원금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통화에서 "해당 업체들의 경우 현안 사업이 있었으니 판단하고 들어왔을 것"이라며 "특히 후원 기업 유치 명목으로 들어왔다면 업체들도 무언가를 바라고 들어 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수원지검 성남지청 형사3부(유민종 부장검사)는 전날 오전부터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과 관련해 네이버와 분당차병원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했다. 앞서 검찰은 지난 16일 두산건설과 성남FC 사무실, 성남시청 등만 압수수색했는데, 수사 범위를 다른 업체로 확대한 것이다.
경기남부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지난 13일 이재명 대표를 제3자 뇌물공여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고, 두산건설 전 대표 A씨에 대해서도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검찰에 넘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