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객을 검색중인 제주공항 보안검색요원.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제공 앞으로 비행기 탈 때 신분증 제시 안하면 처벌 받아요
비행기 탈 때 기본적으로 우리 손에는 탑승권과 신분증이 들려있죠. 항상 딸려 다니는 필수 세트입니다. 자신 신분은 주민등록증과 운전면허증, 여권으로 증명할 수 있다는 사실은 기본적으로 아실텐데요. 지난 1월 개정된 항공보안법은 승객의 신분증명서 소지와 제시 의무를 명확히 해 본인이 맞는지 확인을 거부할 경우 탑승이 거절될 수 있고, 위조 신분증이나 다른 사람 신분증을 사용하면 처벌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인정받을 수 있는 신분증이 무려 200개가 넘었었다네요
그런데 항공보안법 개정 이전에는 탑승 때 인정받을 수 있는 신분증이 무려 200개가 넘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을 거예요. 기사자격증과 건강보험증, 학생증, 교직원증, 해외발행 운전면허증 등 참으로 다양한 신분증이 사용됐습니다. 1부에서 말씀드렸듯이 신분 확인 업무가 경찰에서 한국공항공사로 넘어오면서 신분을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제한적이다보니 이렇게 다양한 신분증을 허용한 거죠. 그런데 신분증이 맞는 건지, 아닌지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보니 결국 보안 강화 측면에서 신분증명서 범위가 크게 축소됐습니다.
제주공항 바이오인증 검색대. 박정섭 기자주민증 운전면허증 여권말고도 유효 신분증 아직도 많습니다
크게 축소됐지만 그래도 유효 신분증은 아직도 넘쳐납니다. 자 숨 한번 고르시고 들여다볼까요. 여권과 주민등록증, 운전면허증은 여전하구요. 주민등록증발급신청확인서, 국제운전면허증, 운전경력증명서, 장애인등록증, 공무원신분증, 전역증, 사관생도 신분증, 외국인등록증, 국내거소신고증, 미합중국 군대 구성원 신분증명서, 승무원등록증, 선원수첩, 국가기술자격장, 국가유공자증, 국가보훈대상자등록증, 주민등록등초본, 가족관계증명서, 건강보험증, 청소년증, 재학증명서까지.
신분증 없어도 비행기 탈 수 있는 방법 알려드립니다
집에 놓고 온 신분증 때문에 식은 땀 나셨던 경험들 한두번 있으시죠? 휴대폰만 있으면 아무 문제없이 탈 수 있는 꿀팁 알려드립니다. 정부24인증서 로그인과 주민등록증 모바일 확인서비스, 모바일 운전면허증, 모바일 공무원증, 모바일 국가기술자격증 등 전자신분증명도 공통으로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심지어 코로나19로 휴대폰마다 깔려있던 방역패스용 쿠브앱도 됩니다. 휴대폰만 있으면 신분증이 없어도 인정받을 수 있는 방법이 다양하니깐요 당황하지 마시고, 공항 직원 아무나 붙잡고 도움을 요청하시면 됩니다.
빠르고 편리한 바이오 인증 등록, 아직도 안하셨나요?
손정맥 등 생체정보를 등록해 신분증 없이 비대면으로 신분 확인을 할 수 있는 '바이오 인증'을 이용할 경우 탑승수속 시간을 절약하고 빠르고 편리하게 비행기에 오를 수 있습니다. 마스크를 벗지 않고 비대면 신분확인도 가능하고, 신분증 도용이나 복제 위험도 없어 보안성도 높습니다. 제주공항 등 국내 14개 공항에서 이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탑승객의 25% 가량만이 바이오 인증 등록을 이용하고 있어 여전히 걸음마 단계라네요.
제주 어촌계에 전달되는 칼과 가위 등 위해물품.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제공"내 얼굴이 신분증이라구요?" 항공보안검색, 대통령도 예외없습니다
우리 국민이면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라 믿는 윤석열 대통령은 항공기를 탈 때 보안검색을 받을까요, 받지 않을까요. 정답은 받을 때도 있고, 받지 않을 때도 있습니다. 공무 목적으로 국외로 나가는 대통령(대통령 당선인과 대통령 권한대행도 포함됩니다)과 배우자는 보안검색에서 면제됩니다. 단 휴가인 경우는 사적인 목적이기에 당연히 검색을 받습니다. 얼마 전 한 국회의원이 김포공항에서 신분증을 요구하는 보안검색원에게 "내 얼굴이 곧 신분증"이라며 거부한 사실이 알려져 지탄을 받은 적 있죠. 어떤 탑승객은 벨트를 보여 달라는 검색원의 요구가 탐탁지 않았는지 바지를 내리는 성희롱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답니다. 대통령도 예외없는 항공보안검색 시대인데 설마 이런 분 또 나오지는 않겠죠.
권총과 탄약, 칼, 가위 등 적발된 위해물품이 이렇게나 많습니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공항에서 기내에 반입하려다 적발된 위해물품은 무려 698만6000건이나 됩니다. 승객 100명 중 평균 3명한테서 나오는 거라네요. 적발된 위해물품은 대부분 라이터나 칼, 가위류인데요. 지난해부터 올해 6월까지 권총과 탄약, 총기 구성품도 231건이나 나왔습니다. 계절을 타는 물품도 있는데요. 수렵철인 겨울에는 '엽탄'이, 캠핑을 많이 하는 여름에는 불 피우는 도구들이 많이 적발된다고 하네요. 짐 싸기 전에 꼭 한번만이라도 이런 물품이 없는지 확인해 달라는 게 한국공항공사의 거듭된 부탁입니다.
폐기했던 위해물품, 제주 어민들에게 유용하게 쓰여요
그런데 이 많은 걸 다 폐기하려면 다시 돈이 들고 아까운 면도 적지 않죠? 그래서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지난 5월부터 라이터와 칼, 가위 등 작업에 필요한 물품을 제주지역 어촌계에 기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게 소문이 나면 기부할 곳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기부를 통한 물품 재활용은 전국 공항에서 제주가 처음이라는 깨알 자랑도 해주셨습니다.
제주공항 보안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직원들. 왼쪽부터 김하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 보안관리부 과장, 김홍일 보안관리부 부장, 이수빈 보안관리부 과장, 권택경 보안관리부 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