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직 전 의원이 5일 오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에서 열린 이스타항공 배임·횡령 사건의 항소심에서 징역 10년과 추징금 554억 원을 구형받았다. 송승민 기자검찰이 이스타항공에 550억 원대의 재산상 손해를 끼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상직 전 국회의원에게 항소심에서도 원심과 같은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 전 의원(특정경제범죄법상 배임·횡령)과 측근 등 5명의 항소심 결심공판이 5일 오후 광주고법 전주재판부 제1형사부(백강진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렸다.
검찰은 이날 징역 10년과 추징금 554억 원을 선고할 것을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원심은 추징을 선고하지 않았으나 이스타항공을 제외한 모든 회사가 페이퍼컴퍼니로 법적 조치를 취할 수 없다"며 "피해 회복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에 추징이 선고돼야 한다"고 말했다.
양형에 대해 검찰은 "이상직은 이스타항공의 창업자이자 총수로 범행을 주도한 최종 기획자"라며 "피고인이 범행을 전면 부인하고 모든 책임을 하급자에게 전가하고 있으며 증거인멸을 시도하는 등 죄질이 무겁다"고 덧붙였다.
이어 "정리해고된 임직원과 주주, 채권자에게 심각한 피해를 줬으며 실질적으로 피해 회복이 되지 않았다"고 했다.
아울러 "일부 무죄를 선고한 원심도 모두 유죄로 선고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날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이 파산한 이유가 자신의 범행이 아닌 제주항공에 있다고 밝혔다.
이 전 의원은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전 항공기의 셧다운을 지시하고 인수전까지 구조조정을 지시하고 협력업체 폐업 등도 지시해 이스타항공을 회복불능에 빠트렸다"면서 "제주항공이 경쟁 항공사를 제거하기 위해 악의적 행동과 먹튀라는 만행을 저질렀다"고 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을 회생시키기 위해 가족들이 직원들의 급여지급을 위해 주식을 헌납하는 등 전 재산을 회사에 기탁했다"면서 "다행스럽게도 나의 노력으로 법원으로부터 최종적 회생절차가 승인돼 기업이 존립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의원은 지난 1월 12일 당시 전주지법 제11형사부(강동원 부장판사)의 심리로 열린 1심 재판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했다.
법정 구속된 이 전 의원은 구속 170일 만에 보증금 5천만 원과 딸의 보증보험증권 제출을 조건으로 전주교도소에서 보석됐다.
이 의원은 2015년 11월 이스타항공 계열사가 보유한 544억 원 상당의 이스타항공 주식을 자녀가 소유한 이스타홀딩스에 105억 원 상당에 매도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는 한 주당 1만 원대인 이스타항공 주식을 현저히 낮은 주당 2천 원으로 거래한 것으로 검찰은 판단했다.
또 이스타항공 계열사를 통해 이스타항공에 대한 부실채권을 취득해 채권의 가치를 부당하게 상향 평가한 후, 당초 변제기보다 조기에 상환받아 56억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혐의도 있다. 이어 2013년부터 2019년까지 이스타항공 계열사의 자금 약 59억 원을 개인 변호사 비용, 생활비 등 용도로 임의 사용한 혐의를 받는다.
한편, 이 전 의원은 공직선거법을 위반해 받은 징역 1년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판결이 대법원에서 확정돼 의원직을 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