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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핵위협 공포에 휩싸인 한반도

    핵심요약

    핵실험에 나설 것으로 예측되는 북한의 잇따른 도발
    발사한 미사일에 전략 핵 탑재가 가능하다며 공공연히 주장하는 북한
    한반도 긴장 수위 어느 때보다 높아
    한미 안보동맹과 훈련 강화 필요하지만 대규모 병력과 무기동원이 꼭 효율적인가
    전자전으로 치러지는 현대전을 특성 감안해 훈련 방식도 검토해야
    전쟁 수행 가능한 국가 꿈꾸는 일본의 합동훈련도 어느 선까지 가능할지 검토해야

    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연합뉴스·스마트이미지 제공
    한반도의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북한은 당 창건일을 맞아 다양한 형태의 미사일을 쏘아 올렸고, 이 미사일에는 모두 전술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북한이 지난달 25일부터 모두 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발사했다. 특히 평안북도 태천 부근의 저수지에서는 SLBM(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 발사됐다. 저수지에서 SLBM이 발사된 것은 전례가 없는 방식이다. 미국과 남한의 미사일 탐지를 피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보인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북한은 공군 전투기들을 대량으로 동원해 공중무력시위를 벌였다. 지난 8일에는 무려 150대의 전투기를 출격시키며 '대규모 항공 공격 훈련'을 실시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일에는 북한의 전투기 편대와 폭격기 12대가 남한이 설정한 '특별감시선' 아래로 내려와 공대지 사격 훈련을 실시했다. 이 같은 실질적인 위협에 대응해 남한에서도 전투기를 출격시켜 긴장상태가 1시간 이상 지속됐다.
     
    북한이 지난 6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연합뉴스북한이 지난 6일 오전 평양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연합뉴스
    북한이 강력한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는 것은 한미 군사훈련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실제로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한미간의 연합훈련은 규모와 강도 면에서 이전 정부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을지포커스 연합훈련이 5년 만에 부활했고, 키리졸브, 독수리연습 등 문재인정부에서 축소 운영됐던 한미 연합훈련을 재개하겠다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이다. 동해상에서는 미국의 항공모함까지 동원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나흘간 진행됐고, 그 뒤에는 일본 해상자위대까지 참여하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이 진행됐다.
     

    북한은 계속되는 대규모 연합훈련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불과 열흘 사이에 7차례나 미사일을 발사한 것이 이를 실증적으로 증명하고 있다. 그것도 과거의 미사일보다 성능이 개량된 신형이 대부분이고 전술 핵 탑재가 가능한 것들이라고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한미가 위협한다면 언제든지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다는 경고성 협박이다.
     
    핵무기 실사용이 현실화 할 수도 있다는 우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통해 전파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반격에 밀려 점령지를 빼앗기고 있는 러시아는 자국민 동원령을 내린데 이어 핵무기 사용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섣부른 전쟁 도발로 수렁에 빠진 러시아가 내놓은 미봉책이 핵사용이라면 이보다 불행한 일은 없을 것이다. 전쟁 수행의 목적이나 이유는 사라지고 오로지 보복을 위해 핵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러시아의 핵사용 위협은 북한의 핵 공격 위협에 명분을 얹어준 느낌도 없지 않다. 한미의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면서 대응할 수 있는 '비대칭 전력'을 과시하는 북한의 도발이 어느 선까지 계속될지 우려된다.
     
    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지난 5일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한미 군 당국은 북한의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도발에 대응해 지난 5일 동해상으로 연합 지대지미사일 사격을 했다고 합동참모본부가 밝혔다. 합동참모본부 제공
    한미 연합훈련이 강화된 것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도 하지만, 대규모 병력이 동원되고 포와 실탄을 발사하는 실전 같은 훈련만이 효과적인가 하는 의문도 있다. 현대전은 전자전이다. 부대와 부대 사이는 물론이고 무기체계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통합하고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느냐가 전쟁의 승패를 좌우한다. 실제로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반격할 수 있었던 요인 가운데 가장 큰 요인은 미국과 서방에서 제공한 무기체계 덕분이다. 특히 우크라이나가 사용 중인 정밀장사정포인 하이마스는 전쟁의 양상을 바꾼 게임체인저로 평가받고 있다.
     
    병력과 무기동원은 제한적이지만 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한 지휘소 통합훈련이 전쟁수행을 위해서는 더 효과적이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한미연합훈련처럼 국가 간의 연합훈련은 대규모 병력과 자원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통합해 운용하고, 이것이 실제로 작동하는지를 점검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반도 전역을 포괄하는 전구급 훈련의 경우 대규모 병력과 무기동원은 물리적으로 어려울 뿐 아니라 비용 면에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에 따라 시뮬레이션으로 축소해 운영해오고 있다.
     
    오른쪽부터 美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DDG), 韓 구축함 문무대왕함(DDH-II), 美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日 구축함 아사히함(DD), 美 순양함 첸슬러스빌함(CG). 해군 제공오른쪽부터 美 이지스구축함 벤폴드함(DDG), 韓 구축함 문무대왕함(DDH-II), 美 원자력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 日 구축함 아사히함(DD), 美 순양함 첸슬러스빌함(CG). 해군 제공
    대규모 병력과 무기체계가 동원되고 실사격 하는 모습이 보기에는 위협적이고 훈련다운 훈련처럼 보일 수는 있지만, 그저 전시용 훈련에 그칠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전혀 타당성이 없는 지적이 아니다. 또한 독도 인근에서 욱일기를 펄럭이고 있는 일본 해상자위대와 합동훈련을 하는 것은 일본을 '자위대'가 아닌 군대를 보유한 보통국가로 인정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한반도 안보를 위해서는 한미일의 군사협력이 긴밀한 것은 분명하지만, 일본이 지켜야할 '선'을 넘는 것을 용인해서는 안 될 것이다. 한반도의 긴장은 단순히 남과 북간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모두 인식하고 있다. 긴장상황에서 가장 큰 위험한 지역은 바로 남한이다.
     

    대규모 군사훈련만이 정답은 아니다. 거기에 군사대국화를 꿈꾸는 일본에게 보통국가가 되려는 명분까지 더해 준다면 우리가 실질적으로 얻을 수 있는 이득은 무엇인지 곰곰이 따져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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