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관계였던 80대 여성을 살해한 혐의를 받는 60대 남성이 과거 교제 시절 피해자를 폭행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18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60대 남성 A씨를 살인 등 혐의로 체포해 수사 중이다. A씨는 지난 8일 동대문구 장안동 한 반지하 주택에서 전 연인이었던 80대 여성을 살해하고 금품을 갈취해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B씨와 오랜 기간 알고 지내며 연인 관계로 발전했고, 2019년엔 동거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2019년 A씨는 B씨와 함께 살던 자택에서 B씨를 빨래건조대 봉으로 폭행해 특수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해당 사건으로 집행유예 처분과 B씨의 주거·직장 등에서 100미터 이내의 접근금지 명령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A씨와 B씨는 이별 후 최근까지 왕래했으며 연락을 이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B씨는 가족이 없는 독거노인으로, 노인복지회에서 지급한 움직임감지센서에 움직임이 감지되지 않으면서 사망 사실이 드러났다.
A씨의 범행 다음날 B씨 집을 방문해 인기척이 없는 것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노인복지회 생활지원사는 "평소 B씨가 A씨에 대해 '예전에 같이 살았는데 너무 못됐다. (2019년엔) 매를 엄청 맞아서 접근금지까지 시켰는데 집에 찾아오곤 했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진환 기자경찰 관계자는 해당 사건을 금품을 노린 계획 범죄로 보며 범행 동기와 관련해선 "복합적인 원인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지난 10일 A씨를 자택에서 긴급체포했고 현장에서 피해자의 집 열쇠와 부서진 휴대전화 등을 발견했다. 조사 결과 A씨는 살해 후 피해자 집 문을 잠그고 휴대전화를 부수는 등 범행 은폐를 시도했다. 또 A씨가 상점에서 흉기를 미리 구입해 살해한 뒤 피해자 자택에 있던 현금을 훔쳐 달아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경찰 조사에서 "B씨가 몸이 아프다며 죽여달라고 했다"고 진술했던 A씨는 끝내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북부지법은 지난 13일 A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경찰은 오는 20일 A씨를 서울북부지검에 송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