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수성경찰서 고산지구대 민지수 경장. 대구경찰청 제공20일 제 77주년 경찰의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지역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이색 경찰관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고산지구대에 근무 중인 민지수(29) 경장은 지난 8월 얼굴도 모르는 한 혈액암 환자를 위해 조혈모 세포를 기증했다.
민 경장은 2016년 경찰 시험을 준비할 때 조혈모 세포 기증자로 등록했다. 지인의 가족이 혈액암 투병 중이란 이야기를 듣고 다른 혈액암 환자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었다고 한다.
이후 약 6년 만인 지난 5월 민 경장의 조혈모 세포를 필요로 하는 혈액암 환자가 나타났고 민 경장은 망설임 없이 기증을 결정했다.
민 경장은 "이름도 얼굴도 모르지만, 장기간 투병 중이던 환자분이 기증 덕분에 처음으로 추석 명절을 가족과 함께 보냈다고 전해 들었다. 매우 기분이 좋고 뿌듯했다"며 "다음에 또 이런 기회가 온다고 해도 선뜻 기증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 경장은 헌혈에도 총 57회 참여했다.
대구 동부경찰서 동대구지구대 김동혁 순경. 대구경찰청 제공올해 임용된 동대구지구대 김동혁(33) 순경은 4년 전까지만 해도 간호사였다.
간호사 시절 김 순경은 입원 중이던 한 환자를 곁에서 지켜보며 전직을 결심했다. 그 환자는 의료사고 피해자로 지난한 소송 과정을 겪었지만 결국은 병원에 책임을 묻지 못했다.
이를 본 김 순경은 의학 전문 지식이 있는 자신이 의료사고 전담 수사관이 되어 피해 환자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김 순경은 "간호사 출신인 저는 의료 차트를 볼 수 있고 병원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제 전문성을 이런 아픔을 겪는 환자들을 위해 활용하고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의료사고 전문 경찰 특별채용에 응시했다"고 말했다.
이제 4개월차 새내기 경찰인 김 순경은 현재는 동대구지구대에서 지역의 치안을 담당하고 있다.
대구 중구 청소년 경찰학교에 마련된 독도 홍보 전시물. 중부경찰서 이광섭 경감 제공
중부서 역전치안센터 이광섭(60) 경감은 지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2년 6개월의 독도경비대장을 역임한 뒤 대구에서도 꾸준히 '독도지킴이' 역할을 이어오고 있다.
이 경감은 언론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게 된 뒤 스스로 독도경비대장 근무를 지원했다. 그는 "실제로 독도에 들어가면 눈물이 나고 가슴이 뭉클하다. 애국심이 절로 생겨난다"고 말했다.
당시의 뭉클함을 잊지 못한 이 경감은 대구에 돌아와서도 독도를 알리기 위한 활동을 지속해왔다.
현재 대구 중구 '청소년 경찰학교'에 근무 중인 이 경감은, 학생들에게 경찰의 역할뿐 아니라 독도의 역사와 중요성에 대해 교육하고 있다. 그는 사비를 들여 사진물 등 자료를 마련할 만큼 독도에 대한 애정이 깊다.
이 경감은 지역에서 독도 관련 각종 전시회, 홍보 활동 등도 벌이고 있다. 퇴직을 앞둔 이 경감은 "퇴직 후에도 독도를 수호하기 위한 각종 활동들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청소년들이 독도가 우리 고유의 영토임을 인식하고 우리나라의 미래를 잘 이끌어나가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