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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서열 5위 누군가 했더니…베이징 빈민 내쫓았던 '논란의 당서기'

아시아/호주

    中서열 5위 누군가 했더니…베이징 빈민 내쫓았던 '논란의 당서기'

    핵심요약

    2017년 11월 다싱구 빈민촌 화재로 19명 사망
    이후 대대적인 도시정비작업으로 농민공 쫓아내
    수도 전기 끊고 공안 동원해 강제로 쫓아내
    칭화대 등 명문대생들 차이치 퇴진 공개 서한
    베이징 세워진 이후 3062년만에 가장 악랄한 조치
    그럼에도 "총검으로 피를 보둣 강경하게 대응" 주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지도부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23일 공산당 총서기 및 정치국 상무위원회(상무위) 구성원을 뽑는 당 20기 중앙위원회 1차 전체회의(1중전회)를 마친 뒤,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신임 상무위 기자회견장에 리창, 자오러지, 왕후닝, 차이치, 딩쉐샹, 리시 등 새 최고지도부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3일 정오 시진핑 국가주석을 선두로 중국 공산당 제 20기 중앙상무위원들이 내외신 기자들에게 모습을 보이기 위해 인민대회당 금대청에 입장했다.
     
    권력 서열을 반영하는 입장 순서에 관심을 집중하던 기자들의 눈에 다섯 번 째로 입장한 큰 키에 백발이지만 머리숱이 많이 없는 사람이 들어왔다. 차이치(蔡奇) 베이징시 당서기였다.
     
    차이치는 외신에 의해서 상무위원에 오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전망됐지만 예상을 깨고 권력 서열 5위에 오르면서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주석으로 옮겨갈 것을 보이는 왕후닝이 담당했던 중앙서기처 서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서기처는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과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의 사무를 처리하는 막강 기관이다.
     
    그는 푸젠·저장성에서 근무할 당시 10년 넘게 시진핑을 보좌해 온 충실한 옛 부하로, 시자쥔(習家軍)'으로 분류된다. 5년 전 베이징시 당서기 승진이나 이번 상무위원 입성은 시 주석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
     
    차이치. 대만 자유시보 캡처차이치. 대만 자유시보 캡처
    차이치가 핵심 권력기관을 이끌게 되면서 베이징시 서기 시절 벌어진 농민공 청소 작업이 새삼 조명을 받고 있다.
     
    때는 2017년. 시진핑 주석의 연임이 결정된 중국공산당 제19차 당 대회가 막을 내린지 한 달도 안 된 11월 18일 베이징 다싱(大興)구 신젠(新建)촌의 한 임대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19명이 숨지고 8명이 부상을 입었다.
     
    다싱구는 베이징시 외곽 남쪽에 걸쳐 있는 지역으로 예전부터 농민공(農民工)으로 불리는 저소득층 노동자들의 거주지가 모여 있는 대표적인 중국의 '달동네'였다.
     
    방세를 싸게 하기 위해 창문 하나 없는 작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게 불법으로 쌓아올린 임대 아파트, 이른바 '췬쭈팡'(群租房)들이 밀집해 있어 언제나 화재 위험에 노출된 동네였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대만 자유시보 캡처
    이런 열악한 임대아파트에 발생한 화재로 불이 순식간에 번지면서 19명이 탈출조차 하지 못한 채 비참한 모습으로 생을 마감해야만 했다. 그런데 화재는 살아남은 빈민들에게는 앞으로 닥칠 비극의 서막이었다.
     
    베이징시 당국이 화재에 무방비로 노출된 다싱구 지역의 안전 강화를 빌미로 화재가 난 불법 증축 건물에 대한 철거와 입주민들의 퇴거작업에 착수했다. 다른 지역도 마찬가지여서 '디돤런커우(低端人口) 정리 작업'이라고 이름 붙여진 철거작업은 중장비가 동원돼 2만 5천 곳의 위험 지구가 정리됐다.
     
    베이징시는 화재 참사를 막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고 주장했지만 겨울 혹한기를 앞두고 베이징 각지에서 10만 명에 달하는 빈민들이 순식간에 갈 곳 없는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이들은 시 정부가 불과 3~4일의 말미만 주고 철거에 들어가면서 당장 거주지를 구하지 못하는 막막한 상황에 놓이게 됐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대만 자유시보 캡처
    갈 곳이 없어 이주를 거부하는 빈민들에게는 한겨울에 갑자기 전기나 물을 끊고 심지어 사람이 살고 있는 집까지 중장비를 동원해 부수기 시작하는 등 폭압적인 방식이 동원됐다. 농민공 자녀를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10여 개 학교도 폐쇄됐고 시민단체들이 지원에 나섰지만 이 마저도 제지를 받았다.
     
    인터넷에서는 수많은 농민공들이 공안에 의해 떼지어 쫓겨나는 장면이 흘러나왔고 칭화대와 인민대 등 중국 여러 명문대 학생들은 베이징시 정부의 하층민 강제퇴거를 강력하게 비판하고 차이 서기의 사퇴를 요구하는 공개서한을 내놓기도 했다.
     
    학생들은 서한에서 "베이징시의 강제퇴거는 베이징이 세워진 후 3062년의 역사에서 가장 악랄한 행정 조치이며, 중국 공산당의 당장(黨章·당헌)과 헌법, 행정강제법에 모두 어긋나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대만 자유시보 캡처대만 자유시보 캡처
    비판 여론이 들불처럼 번지자 차이 서기 등 베이징시 지도부는 거리 시찰에 나서 친 서민 발언을 늘어놓았지만 속내는 달랐다. 당시 간부회의에서 "기층 민중을 대하는 데는 진짜 총칼을 빼 들고 총검으로 피를 보듯 강경하게 대응해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언이 알려지면서 또 한번 파문이 일었다.
     
    농민공 청소 작업이 논란이 되자 관영 매체들은 하층민을 뜻하는 디돤런코우(低端人口)는 없다고 부인하면서 빈곤층이나 배움이 적은 사람들이 있을 뿐이라고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는 선전을 해댔다. 웨이보 위챗 등 각종 커뮤니티에서 한 때 디돤런코우라는 글자가 차단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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