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4와 BA.5 변이를 기반으로 한 화이자 2가 백신.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겨울철 코로나19 재유행이 조금씩 현실화되고 있는 가운데
방역당국은 '개량백신' 접종 확대 카드를 꺼냈다. 현재 18세 이상 면역저하자, 60세 이상 고령층 등 고위험군을 주 대상으로 했던 2가 백신의 접종 폭을 기초접종(2차접종)을 완료한 전체 성인으로 넓히기로 한 것이다.
접종 백신 또한 '원조 오미크론' 격인 BA.1 변이 기반의 모더나 백신뿐 아니라 BA.1 및 하위변이 BA.4·BA.5에 대응가능한 화이자 백신을 추가도입하기로 해 선택지가 늘었다.
예방접종이나 자연 감염으로 얻은 면역력이 서서히 감소하면서 정부가 예고한 '7차유행'은 당초 예측보다 당겨지는 모양새다. 실내 활동이 많아지는 쌀쌀한 날씨 등도 확산 요인이다.
27일부터는 18세 이상 일반 성인도 개량백신 접종을 위한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현 시점에서 동절기 추가접종이 왜 필요한지, 어떤 백신을 언제 맞아야 하는지 큐앤에이(Q&A) 형식으로 정리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Q. 누가 개량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는 건가.A: 기초접종에 해당하는
2차접종을 마친 18세 이상이라면 모두 대상자가 된다. 좀 더 정확히는
마지막 접종 또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지 4개월(120일)이 지난 성인들이다. 3차나 4차접종을 받은 18세 이상도 똑같은 시간간격을 두고 2가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이달 11일부터 △60세 이상 고령층 △면역저하자 △요양병원·시설 및 정신건강증진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의 입원·입소·종사자 등을 우선대상으로 개량백신 접종을 개시했다. 18세 이상 기초접종자도 접종 자체는 열려 있었지만, 잔여백신을 활용한 '당일 접종'만 허용됐다. 감염 시 위험성을 고려할 때 상대적으로 후순위였기 때문인데, 이젠 사전예약을 통한 접종도 가능해진 것이다.
물론 위험도에 따라 권장 수준은 여전히 차이가 있다.
가장 요주의 집단인 요양병원·시설 등의 입원·입소·종사자, 면역저하자, 60세 이상 고령층은 '최우선순위'로 동절기 추가접종이 권고된다. 당국이 꼽은 2순위 중에서는 50대 및 기저질환자, 보건의료인에게 접종이 권고되며, 집단감염 가능성이 상존하는 군(軍) 및 입영장병·교정시설 등 집단시설 관계자들은 접종이 '허용'된다.
기저질환이 없는 18~49세 성인은 권고 수준이 가장 낮은 3순위에 해당된다.
Q. 개량백신도 종류가 세 가지나 된다고 하던데.A: 그렇다. 우선 현재 일선에서 쓰이고 있는 개량백신은 모더나 사(社)가 제조한 BA.1 변이 기반의 2가백신이다. 작년 12월, 가장 먼저 국내 유입된 초창기 오미크론을 타깃으로 한 백신이다. 당국은
화이자 사가 BA.1, BA.4·BA.5 변이를 각각 토대로 만든 개량백신 2종도 추가도입한다.
만약 이상반응 등으로 mRNA(메신저 리보핵산) 백신 접종이 어렵거나 거부감이 있는 경우, 노바백스 같은 유전자재조합 방식의 백신을 맞는 방법도 가능하다.
Q. 3·4차 접종을 해도 코로나19에 걸리는 사례가 태반인데, 굳이 개량백신을 맞아야 할 이유가 있을까. 특히 젊은층은 '그냥 앓고 말지' 하는 인식도 더러 있는데.A: 당국도 인식하고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오미크론 변이의 면역회피력이 뛰어난 만큼 이에 비례한 '돌파감염'이 워낙 잦은 상황이다. 오미크론 유행 이후로는 방역당국이 '감염 예방'보다 '위중증 방지'에 예방접종의 방점을 찍어온 것도, 접종 동기를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하지만
현재 유행 시즌에 (2가 백신) 접종을 하신다면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도 어느 정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최초 코로나19 바이러스인 우한주 기반의 백신보다는 일정한 보호효과가 증명됐다는 과학적 근거도 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BA.1 기반의 화이자 백신으로 4차접종을 한 55세 이상 미감염 그룹은 BA.1 변이에 대해 기존 백신보다 1.56배 높은 항체가를 나타냈다. 접종 후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부위 통증, 피로, 두통, 근육통, 관절통 또는 오한으로, 안전성도 기존 백신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특별히 새로운 이상반응은 없었다.
오미크론 하위변이인
BA.4와 현재 국내 우세종인 BA.5를 겨냥한 화이자 2가 백신도 쥐를 이용한 전임상에서 초기주 기반 백신에 비해 중화능이 약 2.6배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국은 아직까지 점유율이 제일 높은 BA.5를 비롯해
향후 우세종화 가능성이 거론되는 BQ.1 등에 대해서도 2가 백신들의 효과가 유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과 유럽 등에서 유행 중인 BQ.1은 이달 셋째 주 기준 검출률 1.2%, 같은 갈래인 BQ.1.1은 2.5%를 기록 중이다. 국내 감염보다는 해외유입에서의 점유율 상승이 가파른데, 전주 대비 각각 2배, 6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백 청장은 "앞으로도 당분간 (신규 변이는) 오미크론 변이주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까지 허가된
2가 백신은 (모더나·화이자) 모두 초기 주 기반 단가 백신에 비해 오미크론에 대응할 수 있는 항체를 조금 더 우수한 수준으로 증가시킬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Q. 개량백신은 접종 백신이 다양하다 보니 무엇이 최선인지 헷갈린다. 어떤 걸 맞아야 하나. A: 결론부터 말하면 모더나 백신(BA.1 기반)과 화이자 백신 2가지(BA.1, BA.4·BA.5 기반) 모두 오미크론 변이에 대해선 포괄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다. 2가 백신의 효과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는 다 우한주 백신과 비교한 데이터들뿐이다.
효능 측면에서 2가 백신들을 서로 견주어 본 자료는 없다는 뜻이다.
다만, BA.4와 BA.5를 타깃화한 화이자 백신이 해당 변이들에 조금 더 '특화'됐다는 차이점은 있다.
백 청장은 "BA.1 기반 또는 BA.4·BA.5 기반 두 백신 간 직접적인 중화능과 효과를 비교한 연구결과가 아직 부족하기 때문에 어느 백신이 더 효과적이라고 말씀드리기는 아직은 어려운 시점"이라며
"다만, BA.4와 BA.5 기반이 현재 유럽이나 미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균주에 조금 더 특화된 것은 맞다"고 말했다.
해외의 경우, 미국은 올 하반기 BA.4 및 BA.5가 우세할 거란 전망 아래 이 변이들을 기반으로 한 2가 백신만을 사용 중이다. 반면 유럽연합(EU)은 BA.1, BA.4·BA.5 기반 백신을 동일한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는데, 적절한 시기의 예방접종이 백신 종류보다 더 중요하다는 이유에서다. 미국보다는 유럽이 우리 정부의 접종노선과 더 비슷한 셈이다.
백 청장은 "여러 번 말씀드린 것처럼
현재 접종 가능한 백신을 가장 조기에 맞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선택에 있어서 이 점을 염두에 두시면 제일 좋겠다"고 강조했다.
Q. 그럼 당연히 BA.1 기반보다 BA.4 및 BA.5 기반 백신이 더 인기가 좋지 않을까. A: 당국은 BA.4와 BA.5를 타깃화한 화이자 백신의 준비 물량이 충분하다는 이유를 들어
특정 백신에 대한 '쏠림' 현상을 우려하지는 않아도 된다고 밝혔다. 전날 기준 BA.1 변이 기반 2가백신의 국내 도입 물량은 모더나 총 657만 회분, 화이자 총 604만 회분이다.
지난 17일 긴급사용승인을 받은 BA.4·BA.5 기반 화이자 백신은 내달 초 들어올 예정이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은 "화이자와 모더나, 2개 제약사를 합하여 총 6천만 회분을 2가 백신으로 계약했다"고 밝혔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 제공 Q. 구체적인 접종 일정은 어떻게 되나. A: 현행과 마찬가지로 사전예약은
예방접종 홈페이지(http://ncvr.kdac.go.kr), 질병청 콜센터(1339), 주민센터 방문을 통해 할 수 있다. 온라인 이용이 불편한 고령층 등은 가족들의 대리예약도 가능하다.
18세 이상 일반 성인은 이날부터 사전예약을 할 수 있다. 예약에 따른 접종은 BA.1 기반의 모더나·화이자 백신 및 노바백스·스카이코비원이 내달 7일, BA.4·BA.5용 화이자 백신이 같은 달 14일 시작된다.
화이자의 BA.4 및 BA.5 대응 2가백신은 위탁의료기관의 예비명단,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이용한 당일접종 역시 가장 늦은 다음 달 14일 개시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