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서구 금호동 제2순환도로 인근 공사 현장. 박성은 기자광주 구청들이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기 위해 미세먼지 저감숲 사업을 벌이고 있지만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방식으로 추진되거나 일부 구청은 사업 구간 선정부터 허술하게 진행한 것으로 확인돼 예산 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26일 오후 광주 서구 금호동 제2순환도로 인근 한 인도.
이곳에서는 4m 정도 높이의 느티나무 수종의 가로수가 3m 간격으로 심어져 있다. 이들 가로수 사이에 성인 남성 키에 못 미치는 높이의 나무를 심는 공사가 진행 중이다.
높이 1m 정도 되는 가시나무를 비롯해 에메랄드 그린종의 나무가 몇 그루씩 간격을 두고 심어져 있다.
광주 서구청은 국비와 시비 등 총 9억 1천여만 원을 투입해 광주철도와 제2순환도로 주변에 오는 11월 16일 완공을 목표로 미세먼지 차단숲을 조성하고 있다.
서구청 관계자는 "산림청에서 요구하는 기준에 맞춰 사업 구간을 선정한다"며 "철로변이나 큰 도로변처럼 차가 다니면서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곳을 중심으로 구간을 선정했다"라고 말했다.
광주 북구 월출동에 조성된 미세먼지 차단숲. 박성은 기자광주 남구청과 북구청도 각각 4억 원, 9억 원의 예산을 지원받아 같은 사업을 진행했다.
산람청이 주도하는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 사업은 빽빽한 숲을 조성해 주거지역으로 유입되는 미세먼지를 줄인다는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지만 일부 사업 구간 선정이 부적절하게 이뤄졌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서구에서 진행하고 있는 공사 방식은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없다는 점에서 관행적인 사업이라고 지적한다.
전남대 조동범 조경학과 교수는 "차도로부터 보도를 막는 의도로 설계된 것으로 오히려 미세먼지를 확산할 수 있는 바람을 차단한다"며 "나무를 심지 않아야 하거나 줄여야 하는 곳도 많은데 충분한 검토 없이 이뤄지고 있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로 일부 구청은 사업지 선정 과정에서 미세먼지 위험도를 파악하기 위한 미세먼지 농도조차 측정하지 않는 등 충분한 검토 없이 추진된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