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된 사고 부상자가 병원으로 후송되는 모습. 연합뉴스30일 오후 8시20분쯤 순천향대 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있던 신원미상 26번째 외국인의 신원이 파악됐다. 외국인 사망자의 경우 내국인보다 추가 확인 절차를 거쳐야 해 신원확인에 더 오랜 시간 소요된 것으로 드러났다.
순천향대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됐던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 사망자는 총 6명이었는데, 한명은 오후 6시쯤 가족들이 광주에서 빈소를 차리기 위해 시신을 운구했다. 이외에도 가족들이 경찰 등을 통해 사망자 명단 확인 연락을 받고 장례식장을 찾아왔지만, 오후 8시가 넘은 시각까지도 외국인 사망자 2명에 대해선 유족이나 지인이 아직 오지 않았다는 게 경찰 관계자의 전언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사망자 153명의 지문 채취를 모두 마치고 오후 6시까지 신원이 확인된 141명의 유족에게 사고 사실을 통보했다. 이 시각까지 외국인 사망자는 20명으로 파악됐으나, 내국인으로 집계됐던 5명과 추가로 신원 확인된 1명이 더해져 총 26명으로 늘었다.
외국인은 주민등록증이 없고 엄지손가락 지문도 등록돼있지 않아, 신원확인이 안 될 경우 두 번째 손가락을 다시 찍어 재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했다. 또 국내 가족이나 지인이 많은 한국인과 달리 외국인들은 국내 지인을 수소문해 외양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신원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더 걸렸다.
연락 두절된 친구를 찾으러 새벽 1시부터 집을 나섰던 스리랑카인 레하스 씨는 "친구 무하마드 지나트(27)가 실종됐다"며 "어젯밤 9시에 같이 저녁 먹고 나는 일하러 가고, 친구는 새벽 1시부터 연락 안 받다가 지하철에서 핸드폰이 발견됐다"고 말했다. 레하스씨는 취재진에게 "혹시 외국인 몇 명 죽었는지 알 수 있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임시 안치실 나서는 과학수사반. 연합뉴스호주에서 놀러 온 친구와 함께 이태원을 찾았던 네이슨 씨는 "어젯밤 현장에 있는 경찰에게 친구의 행방을 물어봤지만 아무도 답해주지도, 연락을 해주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오후2시쯤 한남동 주민센터를 찾아 친구의 사진을 확인한 뒤에서야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 오열했다.
경찰 관계자는 "외국인은 입국할 때 양쪽 두 번째 손가락 지문을 뜨는데, 좌우 엄지손가락으로 신원파악이 안되면 두 번째 손가락을 또 뜬다"며 "아는 사람 수소문해서 얼굴로 확인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는데 (사고 당시 소지품이 분실된 경우가 많아) 아무래도 어려웠다"고 말했다.
구조 과정에서 소지품을 분실한 채로 이송돼 주소지 확인 등 신원을 파악하기가 어려운 피해자가 다수 발생하며 신원확인에 어려움을 겪었다.
외교부 관계자는 "경찰에서 지문 확인 등 기타 신원확인 절차를 거쳐 주한 공관 등과 협의를 통해 사실 확인과정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앞선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일대에 핼러윈을 앞두고 수만 명의 인파가 몰리면서 154명이 사망한 이태원 핼러윈 압사 참사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 관련 외국인 사망자의 국적은 중국·이란(각각 4명)·러시아(3명)·미국·프랑스·호주·베트남·우즈베키스탄·노르웨이·카자흐스탄·스리랑카·태국·오스트리아·일본(각각 1명) 등 총 14개국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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