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지금은 애도만 하고 정치적으로 해석하지 말자'는 것은 결국 무책임한 애도일 뿐이다"
강남순 텍사스 크리스쳔대학 교수가 젊은이 154명의 소중한 목숨을 앗아간 '이태원 참사'와 관련해 일부 정치권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는 '지금은 애도만 하자'는 주장에 대해 강력 비판하고 나섰다.
강 교수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태원 사태의 원인과 책임의 소재를 따지는 것은 정치적이니 지금은 애도만 하자는 접근은 현재와 미래에 제2, 제3의 '이태원 사태'를 방치하는 '무책임한 애도'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진정한 애도란 누군가의 죽음과 고통에 슬퍼하는 것만이 아니다"며
"동시에 그러한 참사를 야기시킨 사건이 '왜' 일어났으며, '책임의 소재'는 무엇인가를 세밀하게 조명하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고 밝혔다.
강 교수는 개인들에게 일어나는 일은 언제나, 이미 '정치적'이라는 점도 상기시켰다.
31일 서울시청에 '이태원 압사 참사' 희생자들에 대한 조의를 표하는 조기가 게양돼 있다. 박종민 기자그는 "'정치적'이라는 표현은 단지 정당정치의 영역이라는 의미 만이 아니라 모든 일들에는 특정한 '권력'이 개입되며, '특정한 관점과 결정'이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기에 진정한 애도는 복합적이고 다층적인 면밀한 조명, 분석, 그리고 책임의 소재에 대한 비판적 문제제기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특히
"이태원 참사의 거시적 원인은 막중한 책임을 방기한 '지도자의 공권력 낭비'"라고 규정했다.
한 사회의 공권력이나 공공자원은 언제나 제한되어 있다. 그만큼 지도자들이 공권력과 공공자원을 어떻게 적절하게 사용하고, 어떤 가치를 적용하면서 우선순위를 정하는가는 언제나 중요한 책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이번 사태에서 지도자들의 책임있는 자세를 찾아보기 힘들었다는 것이 그의 시각이다.
강 교수는 이에 따라
"진정한 애도를 위해 죽음과 고통의 원인을 조명하면서, 그들의 고통과 '함께(with)'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비판적 문제 제기'를 동시적으로 수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