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연합뉴스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다시 0.75%포인트 올렸다.
연준은 2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미국 기준금리를 현재의 3.00~3.25%에서 3.75~4.00%로 올린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은 충분히 예상됐던 바다.
지난달 발표된 9월 소비자물가지수만 놓고 봐도 1년 전에 비해 8.2% 올랐었고 8월에 비해서도 0.4% 올랐다.
금리인상 속도 조절 요구를 쏙 들어가게 만든 통계였다.
그래서 11월 연방공시장위원회에 다시 0.75%포인트 올릴 거다는 예측이 많았는데, 이날 그 예측대로 된 것이다.
이제 미국금리는 3.75%에서 4% 사이가 됐다.
올해 3월까지만해도 제로 금리였는데 0.75%포인트씩 연속 4차례 올리면서, 불과 7개월새 15년만에 가장 높은 금리를 기록하게 됐다.
금융통화위원회 정기회의. 사진공동취재단우리 기준금리가 현재 3%이므로 한미간 금리차이는 1%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우리 역시 최근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밟고 있지만 미국의 '황새걸음'을 따라가기엔 역부족이다.
미국 금리가 높아진다는 건 달러 가치가 높아진다는 걸 말하고 이는 원화 가치의 하락 가능성을 의미한다.
우리 정부의 현명한 대응이 더 절실해진 상황이다.
이날 연준은 속도 조절도 시사했다.
연방공개시장위원회는 회의직후 성명을 통해 '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이지만 인상 속도를 곧 늦출 수 있다'고 밝혔다.
지금까지의 금리인상 조치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을 평가하기 위해서라는 거다.
이 성명이 나온 시각은 이날 오후 2시(현지시간) 무렵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회견을 틀어놓고 업무를 보는 뉴욕증권거래소. 연합뉴스연준의 금리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알려지면서 뉴욕증시는 일제히 급등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성명 공개 직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12월에 속도를 줄일 거냐'는 질문이 나왔다.
파월 의장은 "다음 회의(12월)일 수도 있고, 그 다음 회의일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특히 이어진 말이 의미심장했다.
그는 "언제 인상속도를 조절할거냐는 덜 중요하다. 어느 수준까지 금리를 인상할거냐, 언제까지 이 기조를 유지할 거냐가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인플레가 쉬 꺾이지 않았을 수 있음을 내미친 말이다.
미국 언론은 파월 의장이 연준이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을 철회하고 있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지 않도록 조심하려고 노력한 발언으로 해석했다.
그러나 '금리인상 중단을 생각하는 건 매우 시기상조'라는 파월 의장의 말까지 겹치면서 급등했던 뉴욕증시 불과 30분 만에 다시 2~3% 급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연준은 내년말 목표금리가 9월 예상했던 4.6%보다 높아질 수 있다고 밝혔다.
따라서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 더 관심이 집중되게 됐다.
마지막 회의 결과는 12월 14일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