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3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민주당의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 결정에 대한 발표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진성준 원내수석부대표, 박 원내대표, 이수진 원내대변인.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은 30일 '핼러윈참사' 책임을 묻기 위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거부할 경우 내주 탄핵소추안 발의까지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주당은 헌법이 부여한 국회의 권한으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고 이번주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참사 책임자를 파면하라는 유가족의 절규와 국민적 공분을 더이상 지켜만 봐선 안 된다"며 "정부 책임자로서 경찰 지휘라인 정점에 있는 이 장관 실책은 명백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무장관으로서 참사 발생 및 대처 과정에서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식으로 상황을 오판하고 호도했다"며 "지휘권한이 없다, 법적 책임이 없다고 하고 폼나게 사표 내고 싶다며 유가족 마음에 대못을 박았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국민들 70% 이상이 이 장관 문책을 꼽고 있고 일선 실무자에 국한된 수사와 조사를 비판하며 해임과 파면을 거듭 요구하고 있다"면서 "경찰과 소방, 지자체를 총괄하는 이 장관이 직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국정조사와 경찰수사가 공정하게 진행될 리 없다"고 규탄했다.
민주당, 오늘 오후 이상민 해임건의안 발의. 연합뉴스윤 대통령을 향해서는 "더 맞서지 말고 이 장관 책임을 엄중히 물어야 한다"며 "해임건의안 가결 이후에도 대통령이 이를 거부한다면 내주 탄핵소추안을 발의해 이번 정기국회 내 반드시 가결해 문책을 매듭짓겠다"고 경고했다.
당초 민주당은 전날 해임건의안을 발의하겠다고 밝혔지만 의원총회에서 다양한 이견이 나오면서 결정을 미룬 바 있다. 의원들은 실효성 있는 국정조사를 위해서는 지금 단계에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는 게 이르다는 주장과, 탄핵소추안 발의부터 밀어붙여야 한다는 강경한 주장까지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결국 지도부에 일임하기에 이르렀고 이날 해임건의안 발의, 거부시 다음주 탄핵소추 추진으로 결론 난 것이다.
이같은 결정의 배경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책임을 지는 방식에는 세 단계가 있다. 첫번째는 스스로의 판단으로 물러나는 것, 두번째는 반강제적 방식으로 해임건의안을 제출하는 것, 마지막은 강제적 방식인 탄핵소추"라며 "(세 단계를 밟는 것이) 국민 동의를 끌어내기 위한 과정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노컷브이 캡처
내부에서 해임건의안 추진에 반대 의견이 있지 않았냐는 질의에 대해서는 "이 장관 문책을 반대하는 분은 들어보지 못했다"며 "오히려 국정조사를 내실 있게 하기 위해서는 경찰과 소방, 지자체 고위직 인사권이 있는 이 장관이 조속히 물러나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 장관이 버티고 있을 경우 부하 직원인 공무원들이 증언과 자료제출에 있어 비협조적일 수 있다는 취지다.
지금 해임건의안 추진으로 여야 관계가 악화돼, 참사 원인 규명을 위한 국정조사 추진과 내년도 예산안 심사가 난항을 겪는 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선 여당에 책임을 돌렸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이 모든 사안을 연계시키는 못된 습성을 벗지 못한 모습"이라며 "예산은 예산이고 국정조사는 국정조사, 법안심사는 법안심사다. 연계시키는 것이야말로 고루한 정략적 접근"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4시 국회 의안과에 이 장관 해임건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이 발의될 경우 국회의장은 발의 이후 첫 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을 보고하고 24시간 이후 72시간 내 무기명 투표를 부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