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발달장애 단원으로 구성된 밀알첼로앙상블 날개가 창단 10주년을 맞았습니다.
한 때 후원이 중단돼 해체 위기를 겪기도 했던 날개는 위기를 이겨내고 아름다운 연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하고 있습니다.
한혜인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첼로의 아름다고 웅장한 선율이 연주회장을 가득 채웁니다.
평소에는 장난기 가득한 소현 양의 표정도 첼로 연주를 할 때면 사뭇 진지해집니다.
소현 양에게 첼로는 꿈을 갖게 해준 고마운 존재입니다.
[인터뷰] 엄소현(중1) /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단원
"엄청 행복하고 나중에 꼭 멋진 첼리스트가 되고 싶어요."
밀알복지재단이 운영하는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제10회 정기연주회가 13일 저녁 서울 강남구 세라믹팔레스홀에서 열렸다.발달장애 단원으로 구성된 밀알첼로앙상블 '날개'가 제10회 정기연주회를 열었습니다.
날개에게 10주년의 의미는 남다릅니다.
지난 2007년, 후원이 끊기면서 한 차례의 해체 위기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날개는 후원이 끊겨 연습 공간을 마련하기에도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인터뷰] 정석준 음악감독 /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예상치 못하게 저희가 후원이 끊긴 적이 있어요. 후원이 끊기다보니까 연습을 할 수 있는 장소, 수업을 할 수 있는 장소 등 여러 가지 제약이 많이 생기더라고요. 자칫하면 날개가 공중분해가 되는 게 아닌가 걱정이 많았었는데…"
날개를 이어가기 위해 밀알복지재단은 캠페인을 벌였고 위기는 기회로 바뀌었습니다.
날개의 해체 위기 소식을 접한 한 기업이 후원사로 나서면서 날개의 활동은 더 견고해졌습니다.
코로나19로 3년 가까이 대면으로 만나 연습하기는 쉽지 않았지만 첼로를 향한 단원들의 열정은 더 커졌습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건호 군은 해마다 정기연주회에 참여하고 싶다는 마음을 전했습니다.
[인터뷰] 김건호(21) /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단원
"계속 할 거예요. 내년에도 올 거예요."
[인터뷰] 박현희 / 학부모
"우리 아이가 자폐 스펙트럼 아이인데요. 세상과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음악을 하면서 아이가 책임감도 느끼고, 함께도 하고, 사회와 무언가를 나누고. 그게 음악이라는 게 사실상 굉장히 행복해요."
밀알첼로앙상블 날개는 "첼로를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 어려운 시기인 만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인터뷰] 정석준 음악감독 / 밀알첼로앙상블 날개
"장애를 가지고 있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고 꿈을 향해 나아간다면 반드시 그 꿈은 이뤄진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요."
장애를 넘어 음악으로 세상에 희망을 전하는 밀알첼로앙상블 날개의 연주가 힘든 시기를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선사하길 기대해봅니다.
CBS 뉴스 한혜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