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철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대표와 이정민 부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용산 이태원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 2차 공청회에서 흐르는 눈물을 닦고 있다. 윤창원 기자핼러윈참사 유가족과 생존자들이 참사 당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꼬집으며 명확한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우리에게 2차 가해는 정부와 공무원, 일부 의원들의 무책임한 발언"이라며 정부와 정치권을 비판했다.
용산 이태원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는 12일 오후 생존자와 유가족, 지역상인들이 참석하는 공청회를 열었다. 이날 유가족들의 진술에 회의장 곳곳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고 위원들도 눈물을 보였다. 일부 참석자들은 여당 위원들의 진상규명 의지가 보이지 않았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생존자와 유가족들은 참사 당시 정부의 미흡한 대처를 질타했다. 유가족 김호경씨는 "아들의 행방을 찾을 때까지 14시간이 걸렸다. 신원확인을 위해 동국대 일산병원에 갔을 때는 손대지 말라고, 신원만 확인하라는 말에 자는 듯 누워있는 아들을 보고 울기만 했다"고 말했다.
유가족 최선미씨도 "대통령이 중대본과 행안부 등에 유가족을 위한 여러 가지 지시를 한 것으로 아는데 정부 어느 기관도 유가족을 모아놓고 브리핑을 한 사실이 없다"며 "그 결과 유가족들은 참사가 왜 일어났으며, 어떤 구급 조치를 받았으며, 왜 신원 확인이 12시간이나 걸렸고 시신 수습 과정이 어땠는지 지금도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정치권을 향해서도 비판이 쏟아졌다. 익명을 요청한 유가족은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민들의 안녕과 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그 자리에 서겠다고, 자신 있다고 한 표 달라고 외쳤던 정치인 분들은 왜 상황 해결은커녕 오히려 앞장서 2차 가해만 하는지 모르겠다"며 "책임자들의 무능함에서 오는 창피함과 책임감을 잊고자 그저 피해자 잘못으로 돌려버리면 마음의 무게가 가벼워져서 편하신가"라고 비판했다.
생존자 김초롱씨도 "저에게 2차 가해는 장관, 총리, 국회의원들의 말이었다. 참사 후 행안부 장관의 첫 브리핑을 보며 처음으로 무너져 내렸다"며 "예전에 비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의 인파는 아니었고 경찰 병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는 말을 '놀러 갔다가 죽은 사람들이다'라고 받아들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