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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올인 中, 美 향한 러브콜에도 관계복원은 여전히 '험난'

아시아/호주

    경제올인 中, 美 향한 러브콜에도 관계복원은 여전히 '험난'

    핵심요약

    양국 경제수장 '취리히 회동', 다음달엔 美 국무장관 5년만에 방중
    美 공격하던 中 관영매체까지 나서 "좋은 소식 듣고 싶어"
    미 문화코드 대변 마블영화 개봉, 하늘길 정상화 등 대미 유화 제스처
    반도체 등 대중 경제제재, 대만 둘러싼 군사대립 등 풀어갈 과제도 산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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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3년간 유지돼온 제로코로나 정책을 폐기하고 경제살리기에 본격적으로 나선 중국이 잇따라 미국을 향해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경제와 안보를 중심으로 한 양국 갈등이 여전한 가운데 중국의 이같은 유화적 제스처가 양국 관계 개선의 신호탄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양국 경제수장 첫 대면 접촉…中 "공통분모 찾아야"


    양국 경제수장인 류허 부총리와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18일(현지시간) 다보스 포럼이 열리고 있는 스위스 취리히에서 2시간 30분에 걸친 회동을 통해 양국의 경제 현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류 부총리는 "중국과 미국이 이견을 관리하고 양국 간 경쟁이 충돌 상황을 빚지 않도록 방지해야 한다"면서 "항상 더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차이점을 관리하면서 공통분모를 찾아야 한다"고 화해와 협력을 강조했다.

    옐런 장관 역시 "양국 간 의사소통이 부족해 비롯된 오해가 두 나라의 경제·금융 분야 관계를 불필요하게 악화하는 상황을 허용하면 안 될 것"이라며 "양국이 거시경제와 기후변화 관련 금융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상호 관심사를 깊이 탐색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양국의 경제를 총괄하는 두 사람은 지금까지 코로나19 상황 등을 이유로 세차례의 화상회담 만을 진행했으며, 대면 회동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이번 만남은 다보스 포럼에 참석 중인 류 부총리를 앨런 장관이 아프리카 순방 전에 찾는 형식으로 이뤄졌다.
     
    양국 경제수장의 첫 대면 회동에 이어 중국 춘제 직후인 다음달 5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미국 국무장관 자격으로는 거의 5년 만에 중국을 방문한다. 이처럼 양국 경제.외교 최고위층들이 잇따라 대화에 나면서 중국 내에서는 얼어붙었던 양국 관계를 녹일 돌파구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무르익고 있다.

    美 공격하던 中 관영매체 "좋은 소식 듣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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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기대감은 중국 관영매체 보도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동안 대미 강경 기조로 유명한 글로벌타임스는 19일 '세계는 중국과 미국으로부터 좋은 소식을 듣고 싶어한다'(World wants to hear good news from China and US)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양국관계 개선을 강조하고 나섰다.

    글로벌타임즈는 이 사설에서 양국의 대화 복원 소식을 자세히 소개하며  "세계 경제·안보 상황에 오랜 가뭄 끝에 청량한 단비가 내리는 느낌"이라며 "우리는 갈등과 대결의 '나쁜' 소식보다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양자 관계인 중미 관계에서 평화와 발전에 대한 '좋은' 소식을 더 많이 듣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고위층 사이 회동과 동시에 실무차원에서는 관계복원 조치도 속속 이뤄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미국 영화를 대표하는 마블의 슈퍼 히어로 영화가 3년 7개월 만에 중국에서 개봉한다. 마블 측은 18일(현지시간) '블랙 팬서2', '앤트맨3' 등 마블의 히트작을 다음달 중국 현지 영화관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그동안 '샹치와 텐 링즈의 전설' 등 다른 마블 영화의 상영을 불허해 왔으며 그 이유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다만, 미중갈등이 심화되면서 미국의 문화코드와 세계관이 반영된 마블표 영화에 대한 상영을 불허해왔다는 것이 중론이었는데 이번이 그 빗장을 풀면서 향후 양국간 문화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이에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8일부터 외국 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폐기하면서 미국 항공사들을 향해 하늘길 복원 러브콜을 보냈다. 중국 민간항공국은 지난 10일 브리핑에서 "원활한 비행 재개를 촉진하기 위해 미국 민간 항공 당국과의 의사 소통을 강화할 것"이라며 "중국과 미국 항공사가 인적 교류와 경제 및 무역 교류를 촉진하는데 새롭고 더 큰 기여를 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밝혔다.

    경제·안보 대립 여전…관계복원까지 과제 산적


    이처럼 양국간 관계개선의 신호탄이 곳곳에서 터지고 있지만 양국의 핵심 이익에 대한 견해차가 여전하다는 점에서 실제 관계복원으로까지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19일 미국이 첨단 반도체 칩 수출과 기술 통제 대상에 마카오도 포함시켰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7일 수출통제 조치를 취하며 대중 반도체 수출을 제한해 왔는데 지난 조치에 빠진 마카오가 이번에 포함되며 대중 무역통제가 더욱 강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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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 전날 류 부총리와 회동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던 옐런 장관은 곧바로 아프리카로 떠났다. 최근 몇년 동안 이어지고 있는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것이 중국 언론들의 분석이다.

    이렇게 반도체를 비롯해 경제 전반에 걸친 미중 무역갈등의 격화, 그리고 대만을 둘러싼 양국의 지정학적 대립 등 양국간 풀어나가야 할 숙제가 산적한 만큼 일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변화의 움직임 만으로 양국 관계복원을 예단하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기대감을 드러냈던 글로벌 타임즈도 같은 사설에서 "중미 관계는 복잡하고 미국의 대 중국 정책의 기조는 여전히 상대적으로 부정적이며 시급히 조정해야 한다"면서 "때때로 우리는 미국 측이 중국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열망을 가지고 있다고 느낄 수 있지만 실질적인 조치를 취하기 전에 누군가 또는 무언가가 양국간 관계 완화를 철회하기 위해 워싱턴에 뛰어들 것"이라고 미중 관계개선의 발목을 잡는 것은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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