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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사법리스크 분리대응'에 통합 기류…檢겨냥 '여론전' 본격화

국회/정당

    이재명 '사법리스크 분리대응'에 통합 기류…檢겨냥 '여론전' 본격화

    핵심요약

    이재명, 민생 현장 챙기며 檢 나홀로 출석 발표
    사법리스크 당과 분리대응 기조…비명계 '환영'
    야당탄압 명분과 내부단속 실리 둘다 챙겨
    당 지도부 검찰 규탄 발언 쏟아내…장외투쟁 만지작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8일 오후 설 명절을 앞두고 서울시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해 시민과 대화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검찰 소환 통보에 '나홀로 출석'하겠다고 밝힌 뒤 민생 행보를 이어가며 사법리스크를 당무와 분리하는 자세를 취했다. 이에 '비명계(비이재명계)'도 환영의 뜻을 밝히며 당내 통합 기류가 형성되는 모양새다. 지도부는 검찰 규탄을 위한 장외투쟁 카드를 만지작거리며 여론전에 주력하고 있다.

    李, 군부대·시장 돌며 민생행보…사법리스크 '분리대응'에 비명계 환영


    이 대표는 19일 경기도 파주 군부대를 방문해 안보태세를 점검했다. 이 대표는 군 장병들에게 위문금을 전달하며 "특별한 희생에 대해 특별한 예우와 환경 개선으로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인천 계양 전통시장을 방문해 직접 물품을 구입하고 상인들과 덕담을 나눴다. 이 대표는 전날에도 서울 마포구 망원시장을 방문하는 등 민생 현장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있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자신을 겨냥한 검찰 수사로 당무에 지장이 생기는 경우를 막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검찰의 '대장동·위례' 개발비리 의혹 관련 소환통보에 응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그러면서 출석 과정에 의원들이 동행 자제를 요청했다. 지난 성남FC 후원금 관련 조사에 출석할 당시 이 대표 주위에 의원 40여명이 운집한 것을 두고 '당을 방패막이로 삼는다'는 비판이 나온 점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 소재 방공부대를 방문해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마 등을 살펴본 뒤 부대 식당에서 식사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 소재 방공부대를 방문해 단거리 지대공 유도미사일 천마 등을 살펴본 뒤 부대 식당에서 식사 전 마스크를 벗고 있다. 국회사진취재단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혼자 짊어지겠다는 기조를 밝히자 당내 '비명계(비이재명계)'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의원들에 자제를 요청하고 이른바 '개딸'들도 이번에는 오지 마라. 나 혼자 가겠다 하는 모습, 애처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민들에게도 그런 이미지가 연출될 수 있을 것"이라고 환영했다. 조응천 의원도 "굉장히 잘한 결정이다"라며 "고난이 있겠지만 그 모습이 오히려 이 대표의 진정성을 느끼게 해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를 두고 이 대표가 '윤석열 검찰의 야당탄압'이라는 명분과 내부단속이란 실리를 동시에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지역구의 한 의원은 통화에서 "장기적인 검찰 수사에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서 미리 적절하게 교통정리를 한 것 같고 이로 인해 당내 결집 효과까지 이어졌다"며 "검찰을 규탄하는 여론전을 펴는 데 있어 한결 힘을 받을 수 있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당 지도부 檢 규탄 발언…장외투쟁 카드까지 '만지작'


    당 지도부는 당내 통합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는 동시에 검찰 규탄 발언을 쏟아내는 등 이 대표의 분리 대응과는 별도로 '일단 엄호'를 하고 있다. 검찰의 수사가 이 대표 개인을 향하고는 있지만, 그 타격이 사실상 민주당 전체에 미치는 만큼 일정 부분 당 차원의 대응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가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정책조정회의에서 "검찰이 윤석열 정권의 하수인임을 숨기지 않겠다는 뜻으로 정적 제거와 야당 탄압에 거침이 없다"며 "당당하게 홀로 가겠다는 이 대표가 부당한 탄압을 의연하게 이겨낼 수 있도록 국민과 당원들이 함께 마음을 모아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박찬대 최고위원도 "탄압받는 야당이 똘똘 뭉쳐야 헤쳐 나갈 수 있다"며 "지금 여당의 의도대로 정치탄압에 우리가 분열된다면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홀로 검찰 수사에 대응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당 내부에서는 아직도 당 차원에서 이 대표를 적극 비호하고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상당하다. 박 원내대표는 이 대표의 검찰 출석 관련 취재진 질의에 "검찰 수사가 이 대표 개인을 타깃으로 한 게 아니다"라며 "당 대표고 대통령 후보였기 때문에 당 차원에서 보호하는 게 너무나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왜 당이 나서냐고 물어봐도 이 말을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는 검찰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장외투쟁까지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지도부 소속 한 의원은 통화에서 "설 연휴 이후 검찰의 압박이 본격화하면 민주당 차원에서 단체로 장외에서 여론전을 불사할 수도 있다"며 "다음주쯤 내부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내다봤다.

    다만 당이 앞으로도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에 적극 대응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검찰 수사 혹은 법정싸움이 장기화할 경우 반복되는 사법리스크 대응 메시지에 피로감이 쌓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원욱 의원은 "기소 이후 재판이 시작되면 연말 혹은 내년 초까지 일주일에 두세 번씩 법정에 출두하는 모습이 계속 TV 연출이 될 것이고 거기서 새로운 사실과 관련해 추가 공방들이 이뤄지면 당으로서는 굉장히 부담스러울 수 있다"며 "점점 심해지면 민주당 내부가 검찰발 촉매제나 물증이 없다고 하더라도 끓어오를 수 있는 상황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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