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 및 의원 등이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이 주말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에 파상공세를 퍼부었다. 비(非)이재명계 의원들도 다수 참여했지만, 여전히 장외투쟁의 실효성을 지적하는 내부 목소리가 작지 않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적극 검토하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는 사법리스크를 단일대오로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생' 내세웠지만 아른거리는 '사법리스크'
민주당은 4일 서울 숭례문 인근에서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검사독재 규탄 대회'를 여는 등 본격적인 대규모 장외투쟁에 들어갔다. 이재명 대표는 "검찰이 국가 요직을 차지하고 군인의 총칼 대신 검사들의 영장이 국민을 위협하고 있다"라며 "정치의 자리를 폭력적 지배가 차지했다"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을 강조하며 "우리는 이재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서로 손 붙잡고 이 위기를 이겨내고, 국민을 대신해 민주주의와 민생을 반드시 지켜내자"라고 지지층 결집을 호소했다.
민생을 화두로 내세웠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대표를 중심으로 민주당의 사법리스크를 이겨내야 한다는 취지로도 읽힌다. 당의 한 재선 의원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의 맞대응 카드로 지금은 '김건희 특검'과 '이상민 탄핵'에 집중해야할 시점"이라면서도 "당연히 민생은 그보다도 우선해야한다"라며 '민생은 뒷전이냐'라는 일각의 지적을 우려하는 눈치였다.
비명계 일부 불참에 당 지도부 "역풍 따위 없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일 서울 중구 숭례문 앞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민생파탄 검사독재 규탄대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이날 장외투쟁에는 이원욱, 김영배 등 비이재명계 의원들도 일부 모습을 드러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를 위해서라기보단, 일단 당의 요구에 따라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당의 또 다른 재선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장외집회 내용과 효과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있지만 이미 진도가 많이 나가버렸는데 어떻게 하냐"라며 "당의 일이라는 게 그렇다. '마음에 안 드니까 안 가'라는 건 개인으로선 그럴 수 있지만, 대다수 의원들은 비판하되 같이 참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 당 지도부도 이런 당내 불만을 의식하고 있다. 서은숙 최고위원은 이날 집회 현장에서 "오늘(4일) 민주당 규탄 집회 역풍을 걱정하는 분들이 있다. 역풍을 걱정해 이 집회에 나오지 않은 민주당 인사가 일부 있다.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이 얼마나 기뻐하겠나"라며 "역풍 따위는 없다. 바람은 계산하는 게 아니다. 바람은 앞으로만 분다. 이재명을 중심으로 똘똘 뭉쳐 힘차게 싸우자"라고 강조했다.
비명계 의식? "이재명 짓밟아도 민생 짓밟진 마"
민주당이 단일대오의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이재명 대표 역시 '화학적 원팀'은 아니라고 인식하는 모양새다. 그가 집회 현장에서 "윤석열 검사 독재 정권에 경고한다. 이재명은 아무리 짓밟아도 민생은 짓밟지는 말라. 국민을 아프게 하지 말라"라며 이날 집회의 주인공을 자신이 아닌 국민에게 돌린 것도 '방탄집회'를 우려하는 비이재명계의 지적을 고려한 발언인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달 중 '성남FC 후원금 의혹', '대장동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경우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는데, 재적인원의 과반 찬성 시 이 대표에 대한 영장이 발부될 수 있는 만큼, 당 지도부는 비이재명계의 도움, 즉 '이재명 원팀'이 그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