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는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열었다. 연합뉴스# "국민은행 콜센터의 도급사 중 하나인 '메타엠'에서 3년째 인터넷·모바일뱅킹 상담을 하는 노동자입니다. 원청인 국민은행과 대부분의 콜센터는 인센티브 지급을 무기로, 회사 입맛에 맞춰 상담사를 사용합니다. 저희 회사도 매월 실적을 평가해 1등부터 꼴찌까지 0원에서 65만 원까지 차이 나는 인센티브를 지급합니다. 몇 푼이라도 더 벌고자 상담원들 무한 경쟁에 내몰립니다"
7일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가 콜센터 노동자들과 함께 '지금 소희, 콜센터 사업장을 고발한다' 기자회견을 열고 콜센터 노동자들의 현실을 고발했다.
특히 단체는 성평등한 사업장을 위해 콜센터 노동자의 노동환경과 건강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공공운수노조 김영애 부위원장은 "산업 형태가 변하고 강산이 변해도 낮은 임금, 고용불안은 변하지 않는 여성 노동자들의 이야기가 기가 막히다"며 "저임금 노동착취, 비정규직, 간접고용, 전자감시, 감정노동, 높은 이직률이란 수식어가 붙는 콜센터 일을 하면서 우리는 늘 '사랑합니다 고객님' 하며 전화를 받아야 한다.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하느냐"고 했다.
콜센터에서 노동자들이 상담 접수를 받고 있다. 기사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연합뉴스그는 "콜센터 노동자 특성상 직접 대면은 아닌 탓에 외모는 꾸미지 않지만 목소리와 말투는 꾸며야 한다"며 "늘 고객에게 '사랑합니다'라고 말해야 하고 외모를 꾸미는 것보다 감정을 희생시킨다. 이는 인격모독적이고, 여성 노동자로서 개인의 감정과 인격을 존중하지 않는 감정 꾸밈 노동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단체는 "콜센터 노동자는 저임금 비정규직 감정노동자란 현실 속에서도 하루 평균 10시간, 헤드셋을 끼고 일한다"며 "2021년 기준 성별임금격차는 31.1%로 여성노동자가 받는 임금은 남성의 7할밖에 되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이어 "콜센터 노동의 직무능력가치를 저평가 하고, 기본급의 상승이 아닌 성과급에 기대 동료끼리 과도한 경쟁을 부추기는 노동 현장은 화장실 하나 편하게 갈 수 없게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작년 국가인권위에서 발표한 '콜센터 노동자 인권상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콜센터 노동자는 주 1회 이상 감정노동을 겪고 매달 평균적으로 폭언 11회, 성희롱 1회 이상을 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한국비정규노동센터 김성호 부소장은 콜센터 현장이 고도의 여성 집중사업장이라고 강조했다. 다수의 정부 통계와 연구에서 콜센터의 여성노동자 비율은 76.2%에서 많게는 100%에 달한다.
김 부소장은 "콜센터에 여성이 집중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 아니다. 여성은 상냥하고 섬세하며 보살핌을 잘한다는 왜곡된 '여성성', 그리고 산업예비군으로 불리며 경력단절 등으로 인한 풍부한 여성 노동력, 감정노동을 활용하려는 등의 콜센터의 전략에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수의 정부 통계와 연구에서 콜센터의 여성노동자 비율은 76.2%에서 많게는 100%에 달한다. 연합뉴스그러면서 "성과압박과 언제 들어올지 모를 악성 고객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 불안감, 왜곡된 여성성을 활용하면서도 휴가나 휴직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워 정작 스스로나 가족을 돌볼 수 없는 현실은 콜센터 노동의 모순점을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콜센터 노동자들은 각 현장에서 겪는 고충을 토로했다.
우리는LG헬로비전콜센터지부 김승진 지부장은 "고객의 해지를 방어하기 위해 기본적인 안내 사항은 무조건 길게 통화하고 위약금, 약정 해지 언급 시 무조건 회사 장점을 2회 이상 안내해야 한다"며 "제휴카드 안내도 해지방어 개수에 포함이 되는데 우리가 카드사 직원인지 헷갈릴 지경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회사는 우리를 필요에 따라 교체할 수 있는 기계 부품으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며 "업무 강도, 업무 스트레스가 생각 이상 크다. 상담사 잘못으로 판단돼 페널티를 받게 되면 평가 등급이 하락해 성과급이 차감되는 일이 발생한다"고 했다.
대전지역일반지부 하나은행콜센터지회 현진아 지회장은 "하루에도 몇 번씩 수정되고 변경되는 업무에 대해서는 교육 없이 메일로 공지하는 게 다반사다. 이 또한 밀려오는 전화로 제대로 확인할 시간이 주어지지 않는다"며 "제발 실질적인 업무 교육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현실적으로 맞지 않는 교육만 하고 있다. 부족한 교육에 업무 중 민원이라도 발생하는 경우 '나 죽었소' 하는 심정으로 연신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외치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