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와 홍준표 대구시장. 윤창원 기자국민의힘이 13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직에서 해촉하기로 결정했다. 최근 홍 시장이 '김기현 대표가 전광훈 눈치나 보고 있다'는 취지로 공격하자 이를 '지도부 흔들기'로 보고 기강 잡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홍 시장 상임고문 해촉' 관련 질문에 "우리 당 상임고문의 경우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방자치단체장으로 활동하는 분은 안 계신 것이 그간 관례였다"며 "그에 맞춰 정상화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최고위 공개 발언에서 "최근 우리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며 홍 시장을 겨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당 당원도 아니고 심지어 다른 당을 창당해 그 당의 실질적 대표로 알려진 특정 목회자가 억지를 부리는 발언에 대해 일일이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이런 막말에 동조하는 모습은 우리 당 전체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그동안 수차례 자중을 촉구했음에도 오히려 당 내외에서 이를 증폭하는 행위에 깊은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정 목회자가 우리 당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당 지도부가 그의 눈치를 보는 게 말이나 될 법한 일인가"라며 "있지도 않고 있을 수도 없다. 국민의힘은 국민만 바라보고 더 큰 민심을 담아내기 위해 혁신과 변화를 선도하고 총선을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 11일 홍 시장이 본인 페이스북을 통해 "(전광훈이) 황교안 대표 시절에는 180석 만들어 주겠다고 했는데 폭망했다. 김기현 대표에게는 200석 만들어 준다는 황당한 말을 했다. 그런데도 '그 사람 우리 당원도 아니다'라고 소극적인 부인만 하면서 눈치나 보고 있다. 도대체 무슨 약점을 잡힌 건가"라고 언급한 바 있다.
홍 시장은 이날 상임고문직 해촉 소식이 알려지자 본인 페이스북에 "엉뚱한데 화풀이를 한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잘못되어가는 당을 방치하고 그냥 두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나"라며 "비판하는 당내 인사가 한둘이 아닌데 그들도 모두 징계하시는 게 어떤가. 문제 당사자 징계는 안 하고 나를 징계한다"라고 적었다.
이어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시라. 입당 30여년 만에 상임고문 면직은 처음 들어본다"며 "어이없는 당이 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