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워드대서 연설중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연합뉴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명문 흑인 대학을 찾아 백인 우월주의 등 인종 차별을 비판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워싱턴의 하워드대학교 졸업식 연설에서 "백인우월주의는 미국에 대한 가장 위험한 테러 위협"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최근 잇따르는 총기난사 사건의 배경으로 지목된 인종차별·혐오 문제에 대한 경각심을 키우는 동시에 청년과 흑인들의 지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이 인종 차별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낸 것이 어제 오늘일은 아니지만 이날 발언이 더욱 주목받은 이유는 최근 재선 도전과 맞물려 해석됐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80세의 대통령은 지난 2020년 대선 승리의 핵심이 누구였는지를 분명히 알고 있고, 또한 이들의 지지세가 최근 2년동안 다소 누그러졌다는 걸 느끼고 있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자신의 대학 학자금 탕감 계획의 수혜자 다수가 흑인 학생이었다"며 "여러분의 목소리와 표 덕분에 첫 흑인 여성 연방대법관 배출 등이 가능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그는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발생한 백인우월주의 폭력 시위 사건을 거론하면서 그때 처음으로 대선에 출마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고 회상했다.
그는 "네오나치들이 성난 얼굴로 나와서 문자 그대로 횃불과 나치 깃발을 들고 1930년대 유럽에서 들었던 똑같은 반유대주의적 발언을 외쳤다"며 "이는 내가 미국에서서 목도할 것이라고 생각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시 사건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날 연설을 한 하워드대는 각계 흑인 지도자를 배출한 명문 흑인 공립대학(HBCU)으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의 모교이기도 하다.
지난 2016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대선이 있던 해에 이곳에서 연설하는 등 정치 지도자들이 흑인 지지를 호소하는 무대로 활용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