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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이재명·박광온, 선거 직전 만났는데…코인사태로 다시 '시험대'

국회/정당

    [단독]이재명·박광온, 선거 직전 만났는데…코인사태로 다시 '시험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 앞두고 이재명-박광온 저녁 자리
    통합 강조했는데 '김남국 코인'으로 지도부 간 긴장감 커져
    '뒤늦게' 윤리특위 제소 등 논란 일파만파…'이-박' 통합전선 시험대
    박광온, 비명계 포용하면서 이재명과 손잡아야하는 과제 안게 돼

    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지난달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 이재명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가 임박했던 시점에 사적으로 만나 '원팀'을 약속했던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그러나 박 원내대표 취임 후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보유 논란이 불거졌고, 당의 대응을 두고 당내 비판까지 터져 나오면서 둘 사이 긴장감이 감도는 모양새다.

    이재명, 원대선거 직전 박광온과 저녁자리서 '통합' 강조

    18일 CBS노컷뉴스 취재 결과, 이 대표는 지난달 28일이었던 원내대표 선거일 직전 당시 '비이재명계'(비명계) 후보자였던 박광온 의원과 만찬을 가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 자리에서 둘은 당의 통합과 원팀 기조를 강조했다는 전언이다.

    이 대표는 지난 원내대표 선거 과정에서 어떤 인물을 지지한다는 입장 표명 없이 표면상 중립을 유지한 바 있다. 특정 후보를 지지했을 경우 당이 계파전 혹은 내홍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선거를 앞둔 시점에 이 대표가 박광온 의원을 만나 당 상황에 대해 의논했다는 사실은 이 대표도 당시 승운이 박 의원 쪽으로 기울었다고 판단했음을 시사한다. 이 대표는 박 의원과 끝까지 자웅을 겨뤘던 당시 또다른 원내대표 후보 홍익표 의원과는 따로 만난 적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운데)가 이재명 대표(왼쪽),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국회 더불어민주당 '제4기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의원총회'에서 선출된 박광온 신임 원내대표(가운데)가 이재명 대표(왼쪽), 박홍근 전 원내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특히 이 대표는 박 원내대표 당선 후 "그동안 제가 가만히 있던 게 도움이 됐죠?"라며 취임을 축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 원내대표와 손을 굳게 잡고 흔들림 없이 전진하겠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에 화답하듯 박 원내대표도 윤석열 대통령이 이재명 대표를 건너뛰고 원내대표부터 만나려고 하자, 두 차례나 거절하고 이 대표를 먼저 만날 것을 주장하는 등 여권의 '갈라치기' 공세에 선을 그었다. 이 대표도 박 원내대표가 공약했던 쇄신 의원총회에 참석해 의원들 의견을 듣겠다고 다짐하며 당과 원내 지도부가 서로를 존중한다는 평이 나왔다.

    코인사태 일파만파…'이-박' 통합전선 다시 시험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1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쇄신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그러나 최근 연이은 민주당의 악재에 당내 갈등이 격화되자 두 지도부가 고심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 박 원내대표 취임 전부터 논란이었던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은 핵심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 이성만 의원이 지난 3일 탈당하면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틀 만에 김남국 의원의 코인 사태가 불거지며 지도부 대응을 둘러싼 잠재된 갈등이 다시금 드러나는 모양새다.

    당 지도부는 논란 초기에 김 의원 개인에게 해명을 맡겨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을 받고 뒤늦게 자체 진상조사와 감찰 착수 지시를 내렸지만, 김 의원이 탈당하면서 늑장대응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4일 열린 쇄신 의총에서도 의원들의 성토가 이어지자 일단 진상조사를 계속하겠다는 결론을 냈으나 다음날 검찰의 강제수사로 당의 자체조사도 무산됐다.

    결국 떠밀리듯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기까지에 이르자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자신의 호위무사였던 김 의원을 최대한 지키려고 한 게 아니냐는 의심의 지적도 나왔다.

    박, 비명계 포용하면서 이재명과 손잡아야하는 과제

    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가 1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이처럼 코인 사태가 계파전으로 번질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비명계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박 원내대표는 앞으로 비명계의 의견을 포용하면서, 동시에 이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지 않고 당을 통합의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과제를 안게 됐다.

    비명계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통화에서 "이번 의총에서 그동안 이 대표 체제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지 않던 의원들도 발언하며 민주당의 위기가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며 "당직 개편과 원내대표 선거 이후 비명계 의원들이 자신들의 목소리가 당 지도부에 전달되고 있다는 만족감을 느끼지만, 앞으로 박 원내대표가 의원들 의견을 존중해 어떻게 위기를 넘기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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