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겟팅아웃. 서울시극단 제공 연극 '겟팅아웃'은 살인죄로 8년간 복역한 후 갓 출소한 여성 '알린'이 낡고 허름한 아파트로 돌아와 겪는 하루 동안의 이야기다.
알린은 감옥에서 낳은 아이와 재회하고 일을 구해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지만 한 번 일탈했던 그에게 세상은 더욱 냉정하기만 하다. 알린을 도와주는 척하던 교도관은 음흉한 속내를 드러내고 포주였던 남자친구는 다시 매춘을 권한다. 딸의 새로운 삶을 지지하고 응원해야 할 엄마조차 알린에게 불신의 시선을 거두지 못한다.
'겟팅아웃'은 고선웅 서울시극단장이 지난해 9월 부임한 후 처음 연출한 작품이다. 고 단장은 최근 연습실 공개행사에서 "잊고 싶은 과거에 발목 잡힌 알린이 안타깝다. 알린을 좀 더 열린 마음으로, 관대하게 포용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작품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연극은 알린의 과거 존재 '알리'와 출소 후 새 삶과 마주한 알린의 이야기를 교차하며 전개한다. 무대 1층은 알린의 아파트, 2층은 알리가 수감됐던 교도소로 꾸몄다. 고 단장은 "시공간이 다른 교도소와 아파트를 무대에서 동시에 보여주는 가운데 과거와 현재가 부딪히는 것이 연극의 매력"이라고 했다.
연극 겟팅아웃. 서울시극단 제공 연극은 '잘자요, 엄마'로 잘 알려진 퓰리처상 수상 작가 마샤 노먼이 1977년 발표한 희곡이 원작이다. 고 단장은 "70년대 희곡이지만, 누군가의 과오가 끝까지 용서받지 못하는 현실을 이야기한다는 점에서 동시대성이 있다. 관객이 좋은 방향으로 연극을 보는 타당한 이유를 찾길 바란다"고 했다.
알린 역은 연극 '오만과 편견' '해롤드와 모드' 뮤지컬 '펀 홈' '메리 제인' 등에서 호연한 이경미가, 알리 역은 연극 '아마데우스'에서 호평받은 유유진이 연기한다.
과거의 존재 알리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이경미는 "극의 무게중심을 잡고 있는 역할인 만큼 '어떻게 하면 알린으로 잘 서 있을까' 고민하고 있다"며 "1막에서 견딤을 쌓고 나면 2막에서 큰 깨달음과 행복감을 얻는다"고 말했다.
거친 말과 행동으로 내면의 깊은 상처를 감추는 유유진은 "이 연극을 하면서 내가 그동안 폭발시키지 못한 분노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싶었다. 관객들이 '쟤 왜 저래'가 아니라 '나 대신 분노를 분출해주고 있구나' 생각하면서 스트레스가 풀리면 좋겠다"고 했다.
서울시극단 단원 강신구, 김신기, 정원조, 최나라, 이승우가 출연하며 박윤정이 '알리 엄마', 구도균이 '교도관', 서우진이 '칼' 역을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