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임한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연합뉴스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주관하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이규민 원장이 19일 전격 사임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공교육 교과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지시를 내린 지 나흘만이다.
이 원장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지난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기관장으로서 책임을 지고 사임하기로 했다"며 "오랜 시간 수능 준비로 힘들어하고 계신 수험생과 학부모님께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밝혔다.
이어 "이는 2024학년도 수능의 안정적인 준비와 시행을 위한 것"이라며 "평가원은 수능 출제라는 본연의 업무에 전념해 2024학년도 수능이 안정적으로 시행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 원장의 임기는 2025년 2월까지였다.
이 원장의 사의 표명은 지난 15일 윤 대통령이 수능 5개월을 앞두고 수능 출제 방향을 언급한 뒤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한 지 사흘만에 이뤄졌다.
윤 대통령은 지난 15일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은 자리에서 '공교육 과정 밖 수능 출제 배제' 원칙을 밝히고 이튿날인 16일에는 대입 담당 국장인 이윤홍 인재정책기획관을 임명 5개월 만에 경질했다. 교육계에서는 이 국장 경질에 대해 6월 수능 모의평가가 어렵게 출제돼 문책성 인사를 당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교육부는 총리실과 함께 조만간 평가원이 윤 대통령의 '공정한 수능'에 대한 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는지에 대한 감사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감사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고, 총리실과 교육부 간에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경질된 이 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유은혜 전 교육부장관 비서실장을 지냈고, 이 원장은 문재인 정부 말기인 지난해 임명돼 임기를 2년 가까이 남겨 두고 있었다.
수능을 5개월 앞두고 평가원장이 사퇴하면서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도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강태중 전 원장은 지난 2022학년도 수능 생명과학Ⅱ 20번 출제 오류가 법원에서 인정되면서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