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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견제 계속하지만…소통채널 구축에 방점찍은 옐런

국제일반

    대중견제 계속하지만…소통채널 구축에 방점찍은 옐런

    핵심요약

    옐런 美 재무장관 방중 마무리…회유와 압박 동시에
    방중기간 '디커플링 없다' 강조하며 中 달래기 나서
    안보 위한 표적조치는 계속…디리스킹 당위성 강조
    큰 성과 없었지만 경제분야 '소통채널' 구축에 의미

    옐런 미 재무장관 기자회견. 연합뉴스 옐런 미 재무장관 기자회견. 연합뉴스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찾은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3박 4일간의 방중 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갔다. 옐런 장관은 중국 새 경제라인과의 소통채널 구축을 이번 방중의 성과로 꼽으면서도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에 대한 미국의 '표적 조치' 계속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디커플링 없다면서도…'안보상' 표적조치는 계속


    옐런 장관은 9일 방중 일정을 마무리하며 주중 미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시 한번 중국과의 '디커플링'(공급망 등 분리)는 추진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두 경제대국 사이의 디커플링은 양국에 재앙이 될 것이며,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실행할 수도 없다"고 밝혔다.

    그는 방중 전인 지난달 13일 미국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도 '디커플링은 재앙'이라고 말했고, 방중 기간인 지난 7일 중국에 진출한 미국 기업인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도 "디커플링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연합뉴스 
    옐런 장관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과 나는 미중관계를 초강대국의 충돌 프레임으로 보지 않는다. 우리는 양국이 모두 번영하기에 충분할 만큼 세계는 크다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외교무대에서 주로 사용하는 표현이다.

    방중한 미국 경제사령탑이 시 주석의 발언을 차용해가며 중국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디커플링에 반대 입장을 수차례 천명한 것으로 중국 달래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옐런 장관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안보상의 이유로' 중국에 취하고 있는 조치들은 계속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그는 방중 기간 "우리가 국가 안보를 위해 취하는 조치는 순수한 국가안보 고려에 따른 것", "미국은 우리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 표적 조치들을 취할 것" 등의 발언을 내놨다.

    로이터 통신은 이를 두고 "미국은 군사용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첨단 반도체를 중국이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을 제한하기 위해 고안된 수출 통제를 시행했으며 민감한 분야에 대한 미국의 투자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옐런 장관의 발언은 디커플링에는 분명히 반대하지만, 중국을 상대로 설계한 첨단 반도체 장비와 기술 수출 금지, 그리고 AI와 양자컴퓨터 등 차세대산업에 대한 투자 제한 검토 등 '디리스킹'(위험 제거)은 계속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실제 옐런 장관은 방중 기간 반도체 등 첨단 제품에 쓰이는 희귀광물인 갈륨과 게르마늄에 대한 중국 당국의 수출 통제 조치에 대해 "탄력적이고 다변화된 공급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는 곧 미국이 디커플링 대신 대중 정책기조로 택한 디리스킹의 당위성을 역설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이유로 중국은 디리스킹은 대중 적대 정책을 고도화하기 위한 디커플링의 또 다른 이름일 뿐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리창 국무원 총리는 옐런 장관 방중 전인 지난달 27일 하계 다보스포럼 기조연설에서 "디리스킹을 확대하고, 정치화하고, 일반화해선 안된다"고 비판한 바 있다.

    결국 옐런 장관이 중국을 직접 방문해 '디커플링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했지만 양국간 입장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았고, 좁혀지기 쉽지 않다는 의미다. 이를 반영하듯 옐런 장관 역시 이날 기자회견에서 "미중간에 중대한 이견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가시적 성과 없었지만 '소통채널' 구축에 의미


    악수하는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연합뉴스 악수하는 옐런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부총리. 연합뉴스 
    다만, 양측의 입장차에도 불구하고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 당시와 마찬가지로 옐런 장관 역시 양국간 우발적인 충돌을 방지할 '가드레일'(안전장치) 마련과 이를 위한 '소통채널 구축'을 위해 중국을 직접 찾은 것으로 보인다.

    옐런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의 새 경제팀과 내구성 있고 생산적인 대화 채널을 만드는데 이번 방문의 의미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전날 허리펑 부총리를 만난 자리에서도 "두 경제대국이 긴밀히 의사소통하고 다양한 도전들에 관한 의견을 교환해야 한다"며 자신의 방중 목적을 밝힌 바 있다.

    옐런 장관은 이번 방중 기간 허 부총리를 비롯해 리창 총리와 류쿤 재정부장(장관), 류허 전 부총리 등 시 주석 3기 국무원 경제라인을 잇따라 만나 소통채널 구축에 주력했다. 관련해 관영 신화통신은 "중미 쌍방은 글로벌 도전 대응에 관해 소통을 강화하는 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향후에도 양국간 고위급 회동은 보다 활성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존 케리 미 기후변화 특사가 이번주 중국을 방문할 예정으로 알려졌으며,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의 방중 가능성도 거론된다. 또, 블링컨 장관 방중 당시 친강 외교부장은 방미 초청을 받아들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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