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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김만배, 정재창 공갈 피해자 아니라 '공범' 된 까닭



법조

    [단독]김만배, 정재창 공갈 피해자 아니라 '공범' 된 까닭

    대장동 초기 사업자 정재창씨 공갈 사건
    중앙지검 반부패3부 배당해 수사 착수
    유동규 뇌물 폭로 빌미로 120억 챙겨
    김만배 협박 피해자 아니라 공범 입건

    대장동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대장동 수익을 은닉한 혐의를 받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황진환 기자
    대장동 초기 사업자 정재창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뇌물 수억원을 건넨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대장동 일당을 협박해 120억원을 챙긴 혐의로 최근 검찰에 넘겨졌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도 피의자로 입건돼 함께 송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애초 협박 피해자로 알려진 김씨가 수사 과정에서 정씨의 공범으로 밝혀진 꼴이다.

    13일 CBS노컷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최근 경찰이 송치한 정씨의 공갈 혐의 사건을 배당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지난달 19일 정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검찰에서 반려되자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마무리했다.

    정씨는 2020년 말부터 2021년 상반기까지 정영학 회계사(천화동인 5호 소유주)와 남욱 변호사(천화동인 4호 소유주)를 협박해 각각 60억원씩 총 120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는다. 이번 사건은 정씨가 정 회계사를 상대로 30억원을 추가로 요구하면서 불거졌다. 정 회계사가 2021년 12월 정씨를 공갈 및 협박 혐의로 고소한 것이다.

    정씨는 대장동 개발 초기 정 회계사, 남 변호사 등과 함께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사업이 지지부진하자 발을 뺐다. 정씨는 2013~2014년 유동규 전 본부장에게 뇌물 3억원을 준 사실을 폭로하겠다며 옛 동업자인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를 협박했다. '유동규꺼'라고 적은 돈 다발 사진과 동영상 등 뇌물 증거도 들이밀었다고 한다. 정씨가 두 사람과 함께 뇌물을 준 장본인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만배씨는 이런 정씨의 협박을 다른 대장동 일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씨의 협박과 금품 요구·수수에 이르는 일련의 과정을 김씨가 중간에서 전달하고 조율했다는 의미다. 김씨는 정씨의 폭로를 막는 대가로 정 회계사에게 90억원, 남 변호사에게 60억원을 요구했다. 이후 두 사람이 60억원씩 정씨에게 보내고 정씨가 정 회계사에게 추가로 30억원을 요구한 것도 따지고 보면 김씨 말에서 시작된 셈이다.

    류영주 기자·스마트이미지 제공류영주 기자·스마트이미지 제공
    이 과정에서 김씨는 적잖은 실리를 챙겼다. 자신은 대장동 일당 사이에서 정씨로부터 협박당한 피해자가 되면서도 입막음 비용은 한 푼도 부담하지 않고 뒤로 빠졌다. 김씨의 부당한 요구를 정 회계사와 남 변호사가 별 말 없이 들어준 데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두 사람은 검찰 조사에서 김씨의 '법조계 인맥'이 두렵다고 여러 차례 진술했다. 남 변호사는 "김만배에 대해 검찰에 진술하는 것이 겁난다"고 했고, 정 회계사도 같은 취지로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는 자신이 정씨의 공갈 혐의 공범으로 입건된 것에 대해 '단순히 의사를 전달한 것 뿐'이라며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이제 막 사건을 배당해 기록을 살펴보는 단계"라면서 "전체적인 대장동 사건 흐름에 맞춰 종합적으로 판단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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