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량. 연합뉴스 테슬라가 모델Y를 기존보다 수천만원 저렴한 값에 내놓으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적잖은 충격파가 일고 있다. 전기차 구매를 고민중인 소비자들 사이에서 관심이 급부상한 건 물론, 모델Y의 최종 혜택가인 4천만원대 전기차 시장에서도 수요가 꿈틀대기 시작했다. 테슬라의 공격적인 가격 인하에 국내 업체들의 다각적인 대응도 본격화할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코리아는 지난 14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모델Y 후륜구동(RWD)을 국내 공식 출시했다. 가격은 5699만원으로 책정했다. 중국 CATL이 만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하면서 출고가가 확 낮아졌다. LFP 배터리는 리튬 이온 배터리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 기존 리튬 이온 배터리가 들어간 모델Y 사륜구동 롱레인지의 가격인 7874만원이었다. 중국산 배터리로 바꾸면서 출고가가 기존 대비 2천만원 이상 떨어진 셈이다.
모델Y RWD는 지난 5월 환경부 인증을 획득했다. 출고가가 5699만원으로 설정되면서 국내 보조금도 100% 지원받는다. 환경부는 올초 보조금 전액 지급 차량의 기본가격을 5500만원에서 5700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모델Y RWD에 적용될 국고보조금은 500만원 초반대로 예상된다. 여기에 지역보조금까지 더하면 최종 구매가는 4천만원 후반대에서 형성될 걸로 보인다. 지금까지 국내에 선보인 테슬라 모델 가운데 가격 경쟁력이 가장 좋다.
연합뉴스'4천만원대 테슬라'로 입소문이 나면서 모델Y의 인기는 하루가 다르게 급상승하고 있다. 가입자 76만명을 보유한 국내 대표 전기차 카페에는 '모델Y 계약 인증' 게시물이 수시로 올라오고 있다. 지난 17일 하루에만 모델Y 관련 글이 170여개나 쏟아졌다. 포털 사이트의 국내 전기차 순위에서도 모델Y는 출시 후 단숨에 조회수 1위로 올라섰다.
모델Y의 파격적인 가격 인하로 현대차와 기아도 대응이 불가피해졌다. 이제껏 국내에서 100% 보조금 혜택을 받는 전기차는 현대차 아이오닉5·6, 기아 EV6 등으로 제한적이었다. 테슬라를 비롯한 수입 전기차는 가격대가 높아 국고보조금을 전액 지급받는 게 힘들었다. 그랬던 테슬라가 100% 보조금 울타리에 들어온 데다 가격대도 아이오닉 시리즈와 비슷한 4000만원대 후반으로 자리하면서 이제는 경쟁 구도가 확고해졌다.
업계에서는 테슬라가 모델Y RWD를 계기로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을 늘려갈지 주목하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 2021년 국내에서 1만7826대를 판매하며 수입 전기차 1위를 차지했지만, 이후 벤츠와 BMW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전기차에 밀리면서 판매량이 급감했다. 올해 1~5월 테슬라의 국내 시장 판매량은 1840대에 그쳤다.
미 캘리포니아 테슬라 공장에 주차된 차들. 연합뉴스 업계 관계자는 "모델Y가 가격 경쟁력을 갖추고 보조금까지 100% 확보하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에 지각 변동을 몰고 올 것은 분명해 보인다"며 "그만큼 국내 전기차 판매 브랜드를 향한 소비자들의 가격 인하 요구도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한편 모델Y RWD의 1회 충전시 주행 가능 거리는 한국 인증 기준 최대 350㎞다. 정지 상태서 시속 100㎞까지 이르는 시간은 6.9초다. 최고 속도는 시속 217㎞다. 시트 구성은 5인승, 최대 적재 공간은 2158리터다.